30대 서울시장 후보 김종철 "난 민노당의 반성문"

전 당대표 누르고 당선 이변... "급진적 대안 내놓겠다"

등록 2006.03.19 21:38수정 2006.03.2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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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라크 침략 3년 규탄 국제공동반전행동'이 19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파병반대국민행동 소속 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로 당선된 김종철 후보가 집회 참가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이라크 침략 3년 규탄 국제공동반전행동'이 19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파병반대국민행동 소속 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로 당선된 김종철 후보가 집회 참가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김종철 후보 약력

1970년생. △민주노동당 언론부장(1999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2000년) △용산지구당 준비위원장(2001년) △용산미군기지반환운동본부 공동본부장(2002년) △ 권영길 대통령 후보 선대위 대변인(2002년) △총선 대책위 대변인, 당 대변인(2004년) △최고위원, 중앙연수원장(2005년)
- 지난 4·15 총선 직후 20%를 넘던 민주노동당 지지율이 10% 아래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의 자성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내가 된 것이 반성문이다."


19일 열린 간담회에서 기자와 김종철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가 나눈 질의응답이다.

민주노동당이 가장 먼저 서울시장 후보를 확정했다. 놀라운 것은 당대표 출신의 김혜경 후보를 누르고 30대 젊은 후보가 탄생했다는 점이다.

"난 민노당의 반성문"

지난 18일 서울시장 후보 선출대회에서 김 후보는 5140표 중 2651표(51.6%)를 얻어 2428표(47.2%)를 얻은 김혜경 전 대표를 제쳤다. 본인도 장담할 수 없었던 승부였다.

김 후보는 "당원들이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라며 "현재 상태로는 안된다, 변화를 위한 도전이 필요하다는 바람으로 내가 당선됐다"고 말했다.

김 후보(37)는 대학 졸업 후 정보통신계통 회사에서 일하는 샐러리맨이었다가 1999년 민주노동당 창당 즈음해 입당, 권영길 대표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당 대변인 등 언론창구 역을 주로 맡았다. 그러다 2004년 최고위원에 당선돼 지도부에 입성했다.


민주노동당이 최대 전략지로 통하는 서울시장 선거에 '젊은 피'를 선택한 것의 의미는 남다르다. 김종철 후보는 "'밋밋한' 선거가 아니라 '센' 선거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핵심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과의 확실한 차별성이다.

"공공영역, 사회주의적으로 재편되어야"


a 김종철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 (자료사진)

김종철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 (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김 후보는 민주노동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열린우리당을 아직도 진보라고 인식시킨 게 첫 번째 잘못"이라며 "진짜 진보정당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이겠다"고 말했다.

교육, 의료, 교통, 에너지 등 우리 생활에 필수 요소에 대해 '공공성의 원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설파하는데 한발 나아가 "사회주의적으로 재편되어야 한다"는 점을 선언하겠다고 한다.

또한 "급진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며 "좀 쎄죠(웃음)"라고 덧붙인다. 논란이 되어온 민주노동당의 강령, 즉 '민주적 사회주의 사회'의 방향성을 거리낌없이 드러내겠다는 의지다.

가령 의료의 경우 92%가 민간병원인 현실에서 병원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아파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 예방의학을 활성화 하기 위해 민간 의료자본을 국가가 흡수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택의 경우, 1가구 1주택을 실현하기 위해 국민운동을 펼치는 것과 함께 은행권이 다주택 보유자들의 주택담보대출을 조기에 회수해 다주택 보유자들이 집을 내놓도록 하자고 주장한다.

또 용산 주한미군기지의 평택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평택주민을 희생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주한미군 감축 등 주한미군을 완전히 미국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용산에 그대로 두는 게 낫다"며 용산구-평택시의 공동 대응을 주장한다.

그는 이렇듯 민주노동당이 '제 색깔'을 내면 열린우리당과의 차별성은 물론, 한나라당 서민층의 지지도 끌어낼 수 있다는 기대다.

'거의 대선후보 공약 수준(웃음)'이라는 기자의 질문에 김 후보는 "그렇다, 나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이 시대 화두를 던지겠다"며 "그것이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으로 이어지는 선택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무겁게 답했다.

"강금실씨, 차라리 나오지 않는 게 낫다"

상대 후보들에 대해서도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열린우리당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강금실 전 장관에 대해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리인, 정동영 의장의 구원투수라 정책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며 "차라리 나오지 않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나라당 후보들에 대해서는 "홍준표 의원의 아파트 반값 공약은 사기다, 본인 스스로 개발이익 환수 등은 반대한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차라리 평준화 해체 등을 주장하는 맹형규 후보가 한나라당의 정체성에 맞다"고 말하는 여유를 보였다.

김 후보가 최고 무기로 삼는 것은 '방송토론'이다. 다른 지역과 달리 공중파를 탈 수 있는 서울시장 선거라는 점에서 10여 차례의 TV토론을 통해 치열한 정책논쟁에 승부를 걸겠다고 한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2.2%의 지지율에 불과했던 민주노동당이 이번 선거에서 어느 만큼의 세기로 '사회주의적'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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