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서울시장은 20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어 '황제 테니스' 논란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명박 시장이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황제 테니스로 보도된 것에 대해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20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황제 테니스 논란과 관련 "많은 분들에게 걱정을 끼친 것에 대해 깊은 사과를 드린다"면서 "공직자로서 보다 더 엄격한 기준에 의해서 행동했어야 했다"고 머리를 숙였다.
문제가 되고 있는 남산 테니스장을 이용한 경위에 대해 이명박 시장은 "2003년 체육회 회의에서 서울시 테니스협회 전 회장인 선씨를 만나 제안을 받고 테니스장에 나갔다"면서 "황제 테니스라느니, 주말을 모두 비워뒀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주말에 테니스장 독점 사용에 대해 이 시장은 "테니스장을 주말에 전적으로 빌렸다면 비서진이 일주일 전에 예약을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면서 "순수한 동호인들의 모임으로 생각하고, 동호인들이 경기를 하는데 함께 참여했던 정도"라고 순수성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만약 나를 위해서 주말 시간을 전적으로 비워두는 행사였다면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테니스 이외에 어떤 이야기도 오간 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애초 이명박 시장의 테니스장 이용을 주선했던 선 전 회장에 대해 "내가 취임한 이후 서울시와 관련된 어떤 일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받았다"면서 로비 의혹을 부인했다.
이와 관련 선 전 회장이 2003년 테니스를 친 후 사업자를 소개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명박 시장은 "기억이 없다"면서 "(선 전 회장이) 주제 넘게 기업가를 소개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해찬 골프와 이명박 황제 테니스 논란이 무엇이 다르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 시장은 "이해찬 골프와 비교해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면서 "정치권에서 너무 과민하게 대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편법 논란을 빚고 있는 잠원동 실내테니스장에 대해서는 이명박 시장은 "강북에는 창동 테니스장이 있기 때문에 강남에도 그런 시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학교 부지로 돼 있지만 서초구가 여론 수렴을 거쳐 절차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산 테니스 이용 비용에 대해 이 시장은 "나중에 이용료가 문제가 돼서 이용한 50회 정도 분은 비서실을 통해서 계산했다"고 밝혔다.
한편, 나머지 테니스 비용 2000여만원에 대해 서울시는 테니스 모임의 총무역할을 했던 테니스 선수 출신인 안아무개씨가 비용을 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