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매~ 물 들어 가니더~ 문 닫으소!

[현장] 울릉도 의용소방대의 길거리 청소

등록 2006.03.25 12:09수정 2006.03.2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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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온 동네 대청소 하는 날!!
오늘은 온 동네 대청소 하는 날!!배상용
"어여~ 호스 좀 빨리 땡기봐라."
"좀 가만 있어보소. 차 온다 아인기요."
"물 조심해서 뿌리소. 또 전번처럼 욕 얻어먹지 말고."
"아따~~ 걱정 붙들어 매라~~ 빨리 호스나 땡기라~."


3월24일은 울릉도의 의용소방대가 119소방서의 협조를 얻어 길거리 청소하는 날이랍니다. 매년 2~3회씩 바닷바람에 찌들어 있는 도로와 골목들을 소방차를 이용해 청소하는 것 입니다.

주민들의 힘들었던 마음들이 깨끗해 지는 것 같습니다
주민들의 힘들었던 마음들이 깨끗해 지는 것 같습니다배상용
소방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수압 때문에 호스를 잡는 일은 어지간한 힘으로튼 택도 없습니다. 한 호스에 3~4명의 젊은이들이 매달려 오전 8시부터 시작해도 오후 5시 쯤 되어야 일을 끝낼 수 있습니다.

그저, 도로만 청소하는 게 아니어서 더 오래 걸리는 것이랍니다. 청소를 하며 집의 외부, 유리창, 심지어 주차해 있는 자동차들까지도 세차를 해주거든요.

자~ 비키소~ 물 내려 갑니다
자~ 비키소~ 물 내려 갑니다배상용
마침 건물의 유리창 청소를 해주는 것을 보고 옆에 있던 후배가 한마디 툭 던집니다.

"행님요~ 전에 우리 할매 방에 누워 계시다 창틈 사이로 물들어 왔다고 욕하고 난리가 났잖아요."
"오늘도 잘못하면 절단 나겠구만. 큭큭."


잠깐만 있어봐라.. 차 내려온다..
잠깐만 있어봐라.. 차 내려온다..배상용
이곳 울릉도의 의용소방대는 그저 불만 끄는 소방대가 아닌 온갖 궂은 일은 도맡아 하는 없어서는 안 될 젊은이들의 단체랍니다. 좁은 도로와 아직 정비되지 않은 골목, 골목 주택 화재시 소방차가 접근하지 못하는 곳에는 어김없이 의용소방대가 나타납니다.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골목길 청소까지 도맡아 하는 의용소방대를 보는 주민들은 그저 흐뭇하기만 합니다.

소방차까지 총 출동 입니다
소방차까지 총 출동 입니다배상용
하염없이 내려가는 구정물을 보며 지난 한 해, 겪었던 어려움이 모두 씻겨 내려가 주민들의 마음이 탁 트였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덧붙이는 글 | 배상용 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 울릉도닷컴 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

덧붙이는 글 배상용 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 울릉도닷컴 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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