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전남지방경찰청이 일선 기동대에 보낸 '의경어머니 광산 화물연대 집회 참관지시'라는 제목의 문서. 이 문서에는 각 중대별 인원, 이동 방법 등이 기재돼 있다.<광주드림> 제공
경찰이 '전·의경 어머니회' 소속 회원들을 시위현장에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있다. 특히 경찰은 공문을 통해 참석 인원과 이동방법을 일선 기동대에 지시하는 등 조직적으로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의경 어머니회(이하 어머니회)'가 대규모 시위 현장을 찾아 평화적 시위를 촉구하는 활동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지난 18일 어머니회 소속 회원들은 민주노총 하역운송노조 화물연대가 집회를 했던 광주광역시 광산구 하남공단 삼성광주전자 정문 앞에서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또 27일 화물연대가 비상총회를 갖고 있던 시간에 어머니회 회원 60여명은 삼성광주전자 공장을 찾았다.
이날 이들은 화물연대가 삼성광주전자 앞에서 집회 등을 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장 내에서 피켓을 들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전·의경 어머니회 동원 지시한 전남지방경찰청 공문
| | | '전·의경 어머니회'는 어떤 단체? | | | 전·의경 부모만으로 구성되지 않아 | | | | '전·의경 어머니회'는 지난해 3월 전국 각 경찰서별로 결성된 모임이다. 주요 사업은 '전·의경 애로 상담', '시위 및 음주 단속 참관', '사회복지시설 등 봉사활동' 등이다. 전남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 따르면 관내 26개경찰서 468명, 전남청 연합회 임원 26명 등 50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회원 자격은 반드시 전·의경 부모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관내 거주하는 주부로서 신망이 두터운 사람', '전·의경 사기관리에 봉사할 수 있는 사람', '사회봉사활동 경험이 많은 사람' 등이 회원 자격을 갖는다. 또한 지난해 전남지방청 관내 경찰서 회장은 실제 전·의경을 자식으로 둔 부모보다는 자원봉사회, 한국부인회, 부녀의용소방대, 새마을부녀회 회장 등이 맡았다. | | | | |
그러나 27일 <광주드림>이 확보한 전남지방경찰청 공문에 따르면, 경찰이 어머니회를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지방경찰청이 지난 24일 일선 기동대에 보낸 '의경어머니 광산 화물연대 집회 참관 지시'라는 공문에는 "광산 화물연대 운송료 인상 요구와 관련하여 평화적 집회 정착을 위해 의경 어머니들을 시간엄수 참석토록 할 것"을 지시했다.
또 문서에는 "27일 오전 9시30분"에 "인원 : 각 중대별 6명"을 참석시키고 각 중대별 차량을 이용해 모임 장소(삼성광주공장)로 이동하도록 했다. '행정사항'으로 "각 중대장은 어머니들께 충분한 설명을 통해 이해시켜 어머니들이 동원된다는 인식을 가지지 않도록"하고 "안전사고에 유의해 직접 어머니들을 인솔"하도록 명시돼 있다.
또 경찰은 어머니회 회원들이 집회 현장에서 들고 있던 "광주시민은 기대합니다 평화적 시위를", "제발 우리 자식들을 때리지마세요" 등의 글귀가 씌인 피켓을 제작해 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어머니회는 자발적 참여에 의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전남지방경찰청 '전의경 어머니 연합회' 전 임원은 "어머니들을 경찰이 동원한 것은 아니라고 알고있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광주전자 1공장에서 취재진이 문서를 촬영하려 하자 어머니회 회원들은 취재진에게 욕설을 하기도 했다.
경찰 "권유 했지만 동원은 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