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나위를 연주하는 이병욱(기타), 이영섭(대금), 이지혜(가야금), 송병태(첼로), 안태건(섹소폰), 김준영(거문고), 윤주희(해금), 김희현(드럼), 안성일(타악), 양승환(신디사이저)김영조
이번 연주회와 함께 '이병욱과 어울림'은 '이병욱의 음악산책'이란 음반을 신나라(회장 김기순)를 통해 내놓았다. 이 음반 중 첫 장엔 '진도아리랑', '한오백년' 등의 민요와 '보리밭', '그리운 금강산' 따위의 가곡을 연주한 것이고, 둘째 장엔 토셀리의 '소야곡', '사랑의 기쁨', '그대를 사랑해' 등 외국 노래가 실려있다. 이병욱은 이 음반을 내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함께하는 친숙한 음악, 말고 밝은 생활음악으로 사랑받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그동안 '어울림' 말고도 대금을 하는 아들 이영섭, 가야금을 하는 딸 이은기, 거문고를 하는 며느리 김복음, 노래와 장구, 춤을 하는 부인 황경애씨와 함께 가족실내악단 '둥지'를 꾸려 활동해왔다. 또 그는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그린 창작 오페라 '솔뫼'를 작곡, 초연하고, 가톨릭 우리소리관현악단을 창단,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는 등 종교음악의 토착화에도 힘써왔다.
또 그는 백상예술상 음악상, 대한민국 작곡상 최우수상, 한국방송 국악대상 작곡상, 대한민국 관악 작곡상 등을 받았으며, 현재 청주 서원대학교 공연예술학부 음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강원도 홍천에 한국음악의 산실인 '마리소리골'을 운영하고 있으며, 홍천군과 함께 악기박물관과 국악전문 테마관광지를 조성하고 있다.
| | "크로스오버도 우리 음악 고유성 살아 있어야" | | | [대담] 실내악단 '이병욱과 어울림' 이병욱 서원대 교수 | | | |
| | | ▲ 대담을 하는 이병욱 교수 | | - 서양음악 전공자가 우리 음악을 하게 된 내력은?
"군악대 등에서 작곡과 편곡을 하면서 소재의 결핍 등으로 현대음악에 회의하게 되었다. 그러다 독일에 건너가 볼프강 림이란 스승을 만나게 되었는데 스승은 '한국엔 산조도 있는데 왜 서양 것만 모방하려고 하느냐? 자신의 길을 찾아라!'라는 조언을 주었다. 이에 충격을 받았고, 이때 만난 세계적인 한국인 작곡가 윤이상 선생에게서도 가르침을 받았다. 이후 우리 음악을 찾는 길을 떠났다."
- 우리 음악과 서양음악의 만남에 대해서 말해 달라.
"나는 도올 김용옥 선생을 만나면서 많은 것을 깨우쳤다. 이후 우리의 고유성에 대한 고민을 해나갔다. 우리 음악과 서양음악의 만남은 우리 음악의 선율과 서양의 대위양식, 화성과의 만남이다. 또 우리 음악의 단순성과 서양음악의 다양성이 하나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속에서 우리의 철학과 내면의 세계가 드러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려운 점은 우리 음악의 음계에 서양음악을 넣어야 한다는 데에 있다. 어쩌면 이런 음악은 동서의 기름과 물의 만남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어렵다. 잊어서 안 될 것은 악기 개발에만 치중하면 우리 음악의 특성이 없어진다는 것과 우리 음악의 농음은 자연 속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 우리 악기가 서양악기와 같이 연주하기에는 음폭이나 음량에 문제가 있다고들 하지만 어제의 연주를 보니 괜한 기우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동안 우리 악기와 우리 음악에 대한 잘못된 편견이 존재했었다. 하지만, 서로 하나 되려는 노력을 하면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그리고 해금이나 대금의 소리를 비올라나 플루트 소리와 비교해도 우리 악기가 전혀 위축되지 않음을 실감할 것이다. 오히려 전체 음악을 이끈다는 생각도 들 정도이다."
- 연주회의 마지막 곡 '신시나위'는 드럼의 재량에 의한 연주가 지나쳐 전체적인 분위기를 헤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마지막 곡의 작곡의도가 연주자가 기량을 맘껏 표현할 수 있도록 배려한 즉흥성에 있었다. 그래서 드럼 연주자에게 재량을 주었는데 신명이 나다 보니 길어진 듯하다. 다만, 청중들이 호응해주고 열광하는 모습을 보아서 다행이다."
이병욱은 유명한 작곡가, 연주자라는 생각보다는 이웃집 아저씨였다. 그에게서 그렇게 포근하고, 사람 냄새가 났다. 그런 그의 성품이 어울림 음악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나는 그와 대담을 하면서 그의 음악을 들으면 그의 따뜻한 성품이 그대로 전이될 것이란 믿음을 가져 본다. / 김영조 | | | | |
덧붙이는 글 | 시골아이 고향(www.sigoli.com)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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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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