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삼순이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강혜란씨는 '거침없음'을 강조한다. "여성의 꿈과 욕망, 일과 사랑을 여성 스스로, 여성의 입장에서 거침없이 이야기한 것이 삼순 캐릭터가 지닌 매력"이라고 단언한다.
또 하나의 매력은, 종전의 여성 캐릭터와 다르다는 점이다. 강씨는 "그동안 TV드라마는 남성이 원하는 여성상의 범위 안에서 여성 캐릭터를 만들었으나, '내 이름은...'은 혼전 관계 등의 문제에서 스스로 욕망을 표현하고 씩씩하게 해결책을 찾는 모습을 통해 일반 여성들에게 통쾌함을 줬다"고 분석한다.
강씨의 분석처럼 <내 이름은...>은 주인공의 캐릭터가 현실 속 여성(시청자)들의 기호와 욕구, 문화 등을 담고 있었기 때문에 인기를 끌었다. 시청자들은 건강한 여성 캐릭터가 어떤 것인지 새롭게 눈을 떴다. 방송계도 주목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삼순을 뛰어넘는 캐릭터는 나오지 않고 있다.
강씨는 "<영자의 전성시대>, <넌 어느 별에서 왔니>와 같은 드라마에서 삼순과 유사한 캐릭터가 나오기는 했지만, 결국은 결혼과 남자에 순응하는 등 매너리즘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강씨는 그 원인이 드라마 제작진의 갇힌 인식에 있다고 꼬집는다. "제작진이 시청자들을 의식해 '이런 여성 캐릭터는 아직은...'이라고 지레 판단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강씨는 "앞으로 방송계는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들을 타깃으로 삼아 기본 시청률만 유지하는 안전성 높은 드라마가 아니라, 드라마의 완성도를 중요시하는 마니아를 겨냥한 실험성 높은 드라마가 살아남는 흐름으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한다.
삼순이도 재벌 2세와 사랑타령…한계 극복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