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보면 노동자에 대한 인식 그대로 드러난다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의 현실..."일용직 현장 노동자도 인간"

등록 2006.04.13 09:27수정 2006.04.1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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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분야 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있을까. 건설분야의 노동환경은 지독하리만치 열악하다. 작업 시 겪어야 하는 각종 소음쯤은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현장 노동자들이 겪어야 하는 불편을 일일이 열거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화장실조차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는 건설현장

a 한 대형건설사의 아파트공사장 인부용 화장실 내부모습

한 대형건설사의 아파트공사장 인부용 화장실 내부모습 ⓒ 김장회

a 문도 제대로 달려있지 않은 공사현장 인부들의 화장실

문도 제대로 달려있지 않은 공사현장 인부들의 화장실 ⓒ 김장회

건설현장에서 노동자는 생리현상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 그나마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는 곳은 대형 건설 현장이고, 소규모 현장에는 화장실조차 없는 게 현실이다. 노동자들은 생리현상 해결을 위해 때론 목숨도 걸어야한다.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데 공중도덕 같은 것이 그들의 마음에 들어 올 리 없다.

반복된 용변으로 건설현장 구석진 곳에선 지독한 냄새가 나기 일쑤다. 그나마 화장실이 마련된 곳은 대형건설 현장들이다. 중소규모 현장은 거의 화장실이 없다. 하지만 건설사 직원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은 현대식 시설에 지속적 청소관리로 누워 잠을 잘도 좋을 만한 환경을 유지한다.

화장실을 보면 문화수준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건설현장에서의 노동자들에 대한 인식을 화장실이 말해 주고 있다.

잘 쉬어야 능률도 오른다

a 한 대형건설사의 아파트공사장의 인부들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

한 대형건설사의 아파트공사장의 인부들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 ⓒ 김장회

대부분의 건설현장에선 편안한 휴식쯤은 뒤로 접어야 할 만큼 모든 환경이 열악하다. 그러나 휴식도 일의 연장이다.


잘 쉬어야 능률이 오른다. 그러나 피라미드식 도급으로 모든 작업이 진행되다 보니 건설사들은 휴식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다. 노동자들이 피곤하든 말든 그들은 그저 무사히 일이나 끝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사용자 위주의 시스템 속에서 노동자에게는 휴식도 피로가 된다.


불합리 하다, 그러나 일용직에겐 입이 없다

불합리하고, 불편하다. 그러나 건설 노동자에게 그것은 이제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관행이 되었다. 대부분의 현장 일용직 노동자은 불평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야말로 불평한다는 것은 ‘간이 부어야’ 가능하다.

할말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밥줄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처럼 건설경가 침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불편을 말한다는 것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는 엄청난 일이다. 언제든 해고가 가능한 일용직의 특성상 불평은 밥줄의 단절을 의미한다.

그나마 좀 났다는 곳이 대형 건설현장이다. 부실하기 짝이 없지만 대규모 건설현장은 노동부의 관리감독이라도 있어 노동 환경이 최악은 면한다. 하지만 그곳 역시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경우가 많다.

노동자 이전에, 그들은 인간이다

그들이 그렇게 외면하는 노동자들도 건설현장을 벗어나면 누구에게는 소중한 가족이 되고 누구에게는 절친한 친구가 될 것이다. 어느 순간 자신들의 친구들과 가족이 저런 환경 속에서 일하며 살아갈 수도 있다는 것을 사용자들이 한번쯤이라도 생각해 보았다면 이렇게 방치하지는 못할 것이다.

아슬아슬하게 발 디딜 곳을 찾아 용변을 봐야 하는 노동자도 인간이다. 누구나 깨끗하고 청결한 화장실에 편안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그런 마음은 일용직 현장 노동자도 마찬가지다.

어째서 자신들은 깨끗하고 청결한 환경이어야 하고, 노동자는 발 디딜 곳도 없는 화장실을 사용해야하는지, 또, 난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추위에 떨며 자야 하는지 참으로 이해하기가 어렵다.

노동자도 노동자 이전에 한 인간이며, 가족이며 친구라 생각하는 동반자적 관점을 사용자들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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