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에 여성 CEO가 뛴다

배은희 ㈜리젠 ·전은자 ㈜휴먼엘씨에스코리아 대표

등록 2006.04.11 22:15수정 2006.04.11 22:18
0
전은자 대표(좌), 배은희 대표(우)
전은자 대표(좌), 배은희 대표(우)여성신문
[김미량 기자] 정보기술(IT) 산업에 이어 바이오(BT)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21세기 최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오 산업은 생명체를 이용해 산업적·의학적으로 유용한 기술과 소재를 개발하는 분야를 지칭한다.

국내 바이오벤처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 인력은 남성의 절반 수준이지만, 바이오벤처 기업의 여성 최고경영자(CEO)들의 약진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조직공학을 이용한 음경 확대술로 주목받고 있는 배은희(46) ㈜리젠 대표는 지난 5년간 녹는 봉합사 재질의 지지체(이노폴-D) 연구에 매진해왔다. 세포분자생물학 박사인 배 대표는 지난 2000년 한국과학기술원(KIST) 의과학연구센터 연구원으로 재직 시 동료 연구원 6명과 함께 창업했다.

"세포 형성을 도와주는 지지체를 개발해 인간의 몸 외부에서 필요한 세포를 만들 수 있다면 장기 손상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개발에 들어갔다. 기술 하나로 투자를 받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지만 각 분야 국내 최고의 위치에 있는 연구원들의 '이름 값'이 든든한 힘이 되었다.

배 대표는 "지난해 '이노폴-D'가 약 1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올해부터는 영업을 강화해 돈을 벌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고 "지금은 남성비뇨기과에서 응용되고 있지만 향후 연골, 뼈, 피부 등 인공장기 생산에 주력하겠다"는 포부도 함께 밝혔다.

한편 '무항생제 비료·사료'개발에 성공한 전은자(60) ㈜휴먼엘씨에스코리아 대표 역시 생화학과 발표미생물학을 전공한 박사 출신이다.

80년대 프랑스 유학시절 전 대표는 프랑스 연구원들이 한국의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을 연구하며 병은 약이 아닌 자연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고 식품연구에 매달렸다.


지난 5년간 그가 개발한 무항생제 비료와 사료는 약품처리 없이 채소를 15일간 싱싱하게 보관하고, 인체에 유해한 지방성분을 획기적으로 줄인 육류 생산을 가능하게 해준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비료·사료를 이용한 채소와 육류에 '송황'이라는 공동브랜드로 GS마트, 이마트 등에 납품하고 있으며, 장어추출물 생산 등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제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집, 예금, 외부 강사료 그리고 특허권까지 팔아가며 마련한 18억 원이 고스란히 개발비용에 들어갔다. 농장주를 찾아다니며 실험을 진행하고 일정 수익이 나올 때까지 무항생제 비료·사료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생산 후에는 직접 판로까지 개발한 그는 올해 3월 1억6000만 원의 첫 매출을 기록했다. 게다가 4월 중 일본에 수출도 하게 됐다.


전 대표는 "올해부터는 꾸준한 매출로 고생한 직원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며 "코스닥 상장의 꿈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자신 있게 밝혔다.

배은희 대표와 전은자 대표의 블루오션 전략

배은희 대표와 전은자 대표 두 사람은 모두 5년차 여성 바이오벤처 최고경영자(CEO)다. 끈질긴 연구를 통해 실용화라는 결실을 거두고, 이제 국내 여성 바이오벤처 CEO의 모델이 되고자 하는 이들의 성공 전략을 소개한다.

하나. 미래형 아이템을 정하라

소자본으로 시작해 지속적인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것이 바이오 분야다. 5∼10년 후 기술이 성공적으로 상품화되기 위해서는 시장을 예측해야 한다.(전은자)

둘. 기본 5년은 연구에 투자. 융통성이 필요하다

주력 상품 외에 일정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제품을 함께 생산하라. 외골수 마인드도 중요하지만 직원을 먹여 살리는 게 CEO의 책임이다. 나의 경우 ‘니코엔’이라는 상품을 개발해 일본 등에 수출하며 자금을 충당했다.(배은희)

셋. 전문가 조언을 피하지 말라

나는 마케팅 CEO, 경영 CEO를 영입했다. 경영을 잘 모르면 과감히 전문가와 협력해야 한다. 괜한 욕심으로 어렵게 개발한 기술을 사장시킬 수도 있다.(배은희)

여성들이 재무, 회계, 마케팅의 기본 내용은 공부해야 한다. 좋은 경영 전문가를 영입하기 전까지 스스로 헤쳐나가야 하기 때문이다.(전은자)
댓글

(주)여성신문은 1988년 국민주 모아 창간 한국 최초의 여성언론지.


AD

AD

AD

인기기사

  1. 1 콩나물밥 이렇게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콩나물밥 이렇게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2. 2 유인촌의 문체부, 청소년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유인촌의 문체부, 청소년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3. 3 "손님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다"는 사장, 그럼에도 17년차 "손님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다"는 사장, 그럼에도 17년차
  4. 4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에 '조선일보' 왜 이럴까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에 '조선일보' 왜 이럴까
  5. 5 윤 대통령 측근에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불행입니다 윤 대통령 측근에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불행입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