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동백꽃은 더욱 감상에 젖게 한다김정봉
선운사 동백은 수령이 500년 가량된다고 하는데 선운사의 역사와 어떤 끈을 맺고 있는 걸까? 선운사는 백제 위덕왕 24년(577년)에 검단스님에 의해 창건되었다고도 하고, 검단스님이 절친한 친구인 신라의 의운국사와 함께 진흥왕의 시주를 얻어 창건했다고도 한다.
도솔암 가는 길에 진흥왕과 연결되어 생겨난 진흥굴이 있어 후자의 창건 설이 설득력이 있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검단스님과 관련한 구체적 얘기를 들어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절을 세울 당시 선운사 계곡에는 도적들이 들끓었는데 검단선사가 이들을 교화하고 소금 굽는 법을 가르쳐 생계를 잇게 했다. 그들이 사는 마을을 검단리라 부르고 그들은 해마다 봄 가을이 되면 선운사에 소금을 보냈다 하는데, 실지로 해방 전까지만 해도 이 일대 염전 사람들은 선운사에 소금을 보냈다.
여기에 덧붙여 우리의 역사가 통일신라와 고려시대를 거치는 동안 백제와의 끈은 가능한 한 맺지 않으려고 한 점을 감안하면 검단스님에 의해 백제 때 세워진 절이라는 창건설이 신뢰성이 있다.
선운사는 그 후 고려 때 중수됐으나 폐사되었고 조선 성종14년(1483)에 이르러 지금 대웅전 앞에 세워진 구층석탑(지금은 6층석탑)을 보고 대대적으로 중창했다. 현재 관음전에 모셔져 있는 금동보살좌상(보물 제 279호)과 도솔암 내원궁에 모셔져 있는 지장보살좌상(보물 280호)은 이 당시에 만들어 졌다. 이때 동백나무 숲도 인공으로 조성되었다는 말이 있다. 동백의 나이가 500여살 이라고 한 것도 이를 근거로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