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맞은 동물들의 표정관리 보세요

광주경신중학생들, 광주우치동물원에서 계발활동하다

등록 2006.04.17 12:05수정 2006.04.1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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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공작은 그 하얀 꼬리날개를 부채꼴로 활짝 펼쳐 연신 흔들어 댔답니다.
백공작은 그 하얀 꼬리날개를 부채꼴로 활짝 펼쳐 연신 흔들어 댔답니다.서종규
백공작은 기분이 너무 좋았나 봐요. 그 하얀 꼬리날개를 부채꼴로 활짝 펼쳐 연신 흔들어 댔답니다. 순간 우리 안이 온통 순백으로 환하게 변할 뿐만 아니라 우치동물원이 온통 하얗게 빛이 났다니까요. 백공작의 고결한 멋이 한껏 풍겨져 나왔답니다. 동물원의 동물들 표정에서도 봄이 넘쳐나고 있었답니다.

인도가 원산지인 공작은 주로 청공작이 많답니다. 청공작이 비취의 아름다움을 취한다면 백공작은 순수의 고결함을 간직하고 있답니다.


공작의 꼬리날개는 약 140여개가 있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그것은 꼬리날개가 아니라 윗부분의 상미통(上尾筒)이 늘어난 것으로 구애에 필요한 것이랍니다. 꼬리 윗덮깃의 둥근 무늬가 은은하게 비치는 꼬리날개를 부채꼴로 펼치고 흔드는 모습은 구애를 원하는 수컷의 춤이랍니다.

"너희들은 왜 키가 작니?" 기린이 내려다 봅니다.
"너희들은 왜 키가 작니?" 기린이 내려다 봅니다.서종규
4월 15일 오전, 광주경신중학교 3학년 문예반 40명의 학생들이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을 찾아 동물들의 봄표정을 보고 글짓기를 하였습니다. 금년부터는 줄어든 특별활동 시간 때문에 많은 시간을 낼 수는 없었지만 1학기 한 번의 계발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토요일 오전이라 동물원엔 관람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봄을 맞은 동물들의 표정이 각양각색이었습니다. 특히 오전 먹이를 주고있는 사육사들을 따라 다니며 먹이를 먹는 동물들의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내가 백두산 호랑이라고!"  안전망으로 쳐 놓은 고압선 앞에서 당당합니다.
"내가 백두산 호랑이라고!" 안전망으로 쳐 놓은 고압선 앞에서 당당합니다.서종규
가장 관심이 많이 가는 동물은 역시 호랑이와 사자였습니다.

호랑이 몇 마리는 벌써 양지 쪽에 앉아서 늘어지게 낮잠에 빠져들고 있었는데, 한 마리는 연신 안전망으로 쳐 놓은 고압선 앞을 서성거렸습니다. 이 시베리아산 호랑이는 몸무게가 150~360kg까지 나가는 거대한 동물의 제왕으로 통하는데, 1922년에 우리나라에서 관찰된 후로 남한에서는 볼 수 없고, 백두산 일대나 시베리아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답니다.


사자들 역시 낮잠에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은 서로 어울려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그 중에 수컷 사자 한 마리만 고개를 쳐들고 주위를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나 잡아 봐라."  알락꼬리여우원숭이는 몸을 비틀어 창살 밖으로 마실을 나왔답니다.
"나 잡아 봐라." 알락꼬리여우원숭이는 몸을 비틀어 창살 밖으로 마실을 나왔답니다.서종규
역시 동물원에서 가장 인기있는 것은 원숭이입니다. 원숭이의 요란한 몸놀림 때문일까요? 우리에 쳐놓은 철망이 너무 촘촘합니다. 그래도 원숭이들은 그 좁은 철창 사이로 고개와 손을 내밀고 관람객들에게 과자나 과일을 달라고 합니다. 원숭이들의 그런 모습은 웃음을 자아냅니다.


그런데 알락꼬리여우원숭이는 그 몸을 비틀어 창살 밖으로 마실을 나왔답니다. 그리고 두 팔을 펼쳐 보이며 자랑스럽게 웃고 있습니다. 긴 꼬리에 흑백고리무늬가 일품인 이 원숭이는 여우를 닮아 원숭이처럼 보이지 않는 원시형 원숭이지만 성질이 온순하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답니다.

"누구든지 나의 눈동자 안에서 벗어날 수 없어!" 은여우의 눈동자.
"누구든지 나의 눈동자 안에서 벗어날 수 없어!" 은여우의 눈동자.서종규
각종 새들이 날아다니는 큰 물새장에선 두루미, 관학, 펠리칸 등 많은 새들이 봄 울음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위치한 조류사에는 공작, 금계, 백한 등 희귀한 조류들이 놀고 있었습니다.

사자우리를 지나 파충류가 있는 건물로 들어갔습니다. 그곳은 열이 식지 않게 온방으로 만들어놨습니다. 악어와 비단구렁이, 남생이떼, 열대 물고기까지 추위에 약한 파충류들이 늘어지게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누가 우리 보고 성질이 사납다고 그래요? 우린 사랑에 빠졌어요." 재규어의 사랑
"누가 우리 보고 성질이 사납다고 그래요? 우린 사랑에 빠졌어요." 재규어의 사랑서종규
파충류사 옆에 초식동물들이 먹이를 먹고 있었습니다. 특히 얼룩말의 선명한 얼룩무늬는 타 동물들에게 발견되기 쉬울 것 같으나 초원에서는 좀처럼 발견하기 어려운 보호색이 된답니다. 하지만 사자 등 맹수들의 주 표적이 되고, 현존하는 말과 더불어 가장 원시적인 동물에 해당된답니다.

물속에 들어가서 거의 나오지 않는 하마도 신기합니다. 하마는 물 속에 자기의 변을 누어 안정감을 찾는다고 합니다. 물이 너무 깨끗하면 심리적으로 불안하여 포악한 행동을 하는데, 자기의 변을 배설하여 자기 영역임을 확인한다고 합니다. 하마는 또 태양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하여 물 속에서 끈적끈적하고 검붉은 액체를 배출한다고 합니다. 기분이 좋으면 그 큰 입을 벌리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아이 참. 누가 나보고 입이 크다고 그래." 하마가 물속에 나와서 입을 벌렸습니다.
"아이 참. 누가 나보고 입이 크다고 그래." 하마가 물속에 나와서 입을 벌렸습니다.서종규
기린은 4m가 넘는 몸과 목을 지니고 있습니다. 목과 혀가 대단히 길어서 나뭇가지를 휘어잡기 편하게 생겼답니다. 너무 큰 키 때문에 위에서 내려다보는 기린은 키작은 인간이 카메라를 들이대는 모습이 안쓰럽게 보였나 봅니다.

현존하는 조류 중에서 가장 큰 새이며 날지 못하고 시속 70km까지 달릴 수 있다는 타조, 백은색의 광택이 나는 비단같이 독특한 촉감을 지닌 털을 가졌지만 성질이 매우 교활한 은여우, 벌써부터 여름에 닥칠 더위에 고향을 생각하는 펭귄 등 동물들의 봄 표정은 가지가지였습니다.

"우리도 새입니다. 날지 못하지만 발은 빨라요." 타조의 항변이랍니다.
"우리도 새입니다. 날지 못하지만 발은 빨라요." 타조의 항변이랍니다.서종규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은 원래 광주 사동에 있는 사직동물원에서 1992년 이 곳 광주패밀리랜드가 있는 유희시설로 이사 와 3만6천평에 이르는 면적에 동·식물원을 개원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기린·사자·호랑이 등 포유류 60종 215마리, 독수리·부엉이·공작·흑고니 등 조류 46종 329마리, 악어·도마뱀·비단구렁이 등 파충류 20종 56마리 등 총 120종에 600마리를 사육하고 있답니다.

동물원을 찾는 관람객의 수는 2003년에 81만 5천명, 2004년에 71만2천명에 이르는 등 일일 평균 2232명에 이르고 있으며, 특히 광주패밀리랜드의 유희시설과 연결되어 있어서 관광과 동식물을 관람할 수 있는 좋은 장소입니다.

"아빠, 얼룩말이 자꾸 뭐라고 그래요." "그래? 부러워 하는 것이겠지." 자넨(염소)의 표정입니다.
"아빠, 얼룩말이 자꾸 뭐라고 그래요." "그래? 부러워 하는 것이겠지." 자넨(염소)의 표정입니다.서종규
우치동물원 진료담당인 김태순 수의학박사는 동물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관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육사들은 총 22개 막사에서 동물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주로 예방 차원에서 동물들을 진단하고, 먹이를 주고, 영양제도 주는 것이지요.

김태순 수의학박사는 "봄을 맞아 동물들이 활발하면 관람객들께서도 즐거울 것이라고 생각되어,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답니다"며 "주로 야생에서 자란 동물들이라서 동물원에서는 더욱 신경을 많이 쓰는데, 기린이나, 하마 등 희귀한 동물에 대한 관심도 많지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박사는 "동물들도 봄을 많이 즐기고 있는 것 같으며 특히 인기가 많은 원숭이들에게 주말은 특식을 먹는 날입니다"라며 "관람객들께서 던져 주는 과자나 과일을 아주 좋아하고 그에 따라 재롱도 많이 피운답니다"라고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습니다.

원숭이의 얼굴은 "빨간 피터의 고백"이라는 모노드라마를 1000회 이상 공연했던 고 '손성권' 연극인의 표정과 같았습니다.
원숭이의 얼굴은 "빨간 피터의 고백"이라는 모노드라마를 1000회 이상 공연했던 고 '손성권' 연극인의 표정과 같았습니다.서종규

덧붙이는 글 | 멀리 우리의 철망과 철창 안에 들어 있는 동물의 표정을 잡으려고 줌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멀리 우리의 철망과 철창 안에 들어 있는 동물의 표정을 잡으려고 줌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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