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민과 함께. 김영순(가운데) 후보.여성신문
김영순 한나라당 송파구청장 후보의 하루는 오전 6시부터 시작된다. 아내의 적극적인 선거 지원자인 남편 정태조씨는 김 후보보다 한 시간 일찍 일어나 명함통을 들고 아침운동에 나선다. 남편은 아내를 홍보하는 내용이 담긴 명함을 주민들에게 나눠주며 함께 달린다.
김 후보는 매일 아침 집을 나서기 전 화장, 머리 모양, 옷차림에 공을 들인다. 여성 후보에겐 외모도 주요한 선거전략이란 점을 잘 알기 때문이다. 옷을 선택할 때는 화려한 색상보다는 신뢰감을 줄 수 있는 회색, 검정, 흰색 계열의 바지정장 차림을 선호한다.
오전 8시 30분께 선거사무실에 도착, 하루 일정을 점검하고 본격적인 대구민 접촉을 시작한다. 예비 선거운동 기간이지만 그의 발걸음은 한 사람의 주민이라도 더 만나고 그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11일 기자가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그는 자신의 하루 일정표를 보여주었다. 오전 10시∼낮 12시 모범택시운전자이사회 참석, 지역신문사 방문, 개인택시 관계자들과의 모임이 빡빡하게 들어차 있다.
만남은 언제나 예정 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다. 30분이란 짧은 시간 안에 점심식사를 해결한 뒤 오후 일정에 들어간다. 여전히 빡빡한 오후 일정은 풍납토성 현장과 인근 재래시장 방문, 풍납동 주민들과의 대화, 하루 평가와 선거전략 점검 회의 등으로 이어진다.
이날 오후 1시 40분, 풍납토성 위에서 만난 주민들은 김 후보에게 "문화재를 보호하는 것도 좋지만 주민들이 재산권을 맘대로 행사하지 못해 상실감이 크다"고 호소했다. 토성 위에서 주변을 둘러보니 그들의 불만을 이해할 만도 했다. 토성 반경 100여㎞ 안과 밖의 차이가 현저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토성 인근은 2∼3층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반면 그 외곽엔 높은 신식 건물들이 서 있었다.
김석웅 풍납동 주민자치위원장은 "문화재가 발굴되면 곧바로 개요를 설정해주고 주민을 이주시킬 경우엔 현실 보상을 제대로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나도 한때 이 지역에 살았던 사람"이라며 "문제 해결방안을 잘 연구하겠다"고 답했다.
오후 2시 30분 김 후보는 한강극동아파트를 방문, 주민들과 대화했다. 대부분 40대 여성들인 이들의 가장 큰 관심은 단연 아이들 교육문제.
주부 김은혜씨는 "인근에 괜찮은 고등학교가 없으니까 주민들은 자녀가 중1, 중2만 되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며 "이 지역 학생들이 정신·창덕여고에도 진학할 수 있도록 학군을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주부 박동수씨는 "문화재 보호란 명분으로 이 지역 개발을 막다 보니 낙후돼 있고 이미지도 별로 좋지 않다"며 "풍납1,2동 이름을 잠실8,9동으로 바꿔달라"고 제안했다. 아파트 주민들과의 대화도 예정 시간을 20분 정도 넘겨서 끝났다.
김 후보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말을 끝맺기가 매우 힘들다"며 "행정의 가장 주요한 역량은 각종 이해관계를 설득해내고 좋은 대안을 발굴하는 것임을 매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약력:한양대 정치학 박사 / 93∼95년 정무 2차관/ 17대 국회 정치개혁협의회 위원/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전문직여성(BPW) 한국연맹 회장/ 현 대전대학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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