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등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현대차그룹 이전갑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담당 부회장이 19일 오전 대국민사과를 발표한 뒤 임원들과 함께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기사 대체 : 19일 저녁 7시30분]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훔친 도둑이 그 돈을 다시 토해낸다고 해서 있던 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1조원(4월 19일 종가 기준으로 약 8000억원) 글로비스 주식 사회 환원을 보는 여론의 시선은 싸늘하다.
반복되는 사회환원이 사법처리를 피하기 위한 면피용이 아니냐는 것이다.
준비되지 않은 사회 환원
"삼성, 론스타, 현대차...문제 있는 기업마다 기부 경쟁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 따라가기라는 비판도 있다"
19일 오전 11시 30분 현대차 그룹 양재동 사옥에서 진행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나온 지적에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담당 이전갑 부회장은 이렇게 답했다.
"오해를 받을까 봐 신중하게 결정했다. 하지만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의혹을 깨끗이 해소하자는 차원에서 발표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 환원은 없다"던 정몽구 회장의 말이 이틀 만에 뒤집힌 데다 1조원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명확하지 않다.
현대차는 글로비스 주식을 소외계층을 지원하고 불우이웃을 돕는 사회복지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발표는 했지만 기부할 사회복지기관 조차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다.
8000억 사회 환원을 약속했던 삼성과 유사한 해법도 논란거리다.
사회 환원 이외에도 현대차 그룹은 사외이사와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윤리위원회 설치해 주요 의사 결정과정에서 비윤리적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기획총괄본부 조직을 대폭 축소·개편해 계열사별 자율 경영체제 구축, 계열사 대표의 책임과 권한 강화를 강조했다.
윤리위원회는 삼성의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 만들기'와 유사하며, 기획총괄본부 조직 대폭 축소는 삼성의 구조조정본부 축소와 맞닿아 있다.
국내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확대, 중소기업 협력사 지원 방안 마련 정도가 새로운 내용이지만 이에 대한 계획은 추후에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사회환원을 약속한 정씨 부자의 사재는 다름 아닌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의 사업기회를 편취, 배임이라는 불법행위를 통해 획득한 글로비스 지분"이라면서 "이는 당연히 현대차 3사에게 되돌아가야 할 것이지, 선심 쓰듯이 정몽구 회장이 사회에 되돌려야 할 자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으로부터 시작돼 론스타, 현대차까지 불법행위를 한 당사자가 정부 당국과 사법처리의 수위와 방향을 흥정하는 대가처럼 사회공헌을 제시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확약서 이행 요구하는 비정규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