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 노무현 대통령이 25일 오전 '최근 한·일 관계에 대한 특별담화'를 발표하기 위해 옷깃을 여미며 보좌진들과 함께 청와대 발표장으로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박창기
[기사 보강 : 25일 오전 10시 5분]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한·일 관계에 대한 특별 담화를 발표하고 독도 문제에 대한 강경·정면 대응 방침을 밝혔다.
TV로 생중계된 이날 담화에서 노 대통령은 "독도문제에 대한 대응 방침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이 문제를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와 더불어 한·일 양국의 과거사 청산과 역사인식, 자주독립의 역사와 주권 수호 차원에서 정면으로 다뤄나가겠다"고 말했다. 과거의 조용한 외교에서 탈피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일본의) 물리적인 도발에 대해서는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세계 여론과 일본 국민에게 일본 정부의 부당한 처사를 끊임없이 고발해 나갈 것이고, 일본 정부가 잘못을 바로잡을 때까지 국가적 역량과 외교적 자원을 모두 동원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렇게 나서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일본이 독도를 자기 영토라고 주장하고 독도 기점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에 한·일 간에는 아직 배타적 경제수역 경계가 획정되지 못하고 있다"며 "일본이 동해해저 지명문제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포기하지 않는 한 배타적 경제수역에 관한 문제도 더 미룰 수 없는 문제가 되었고, 결국 독도문제도 더 이상 조용한 대응으로 관리할 수 없는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독도를 분쟁지역화 하려는 일본의 의도를 우려하는 견해가 있지만, 독도는 잘못된 역사의 청산과 완전한 주권확립을 상징하는 문제"라며 "따라서 공개적으로 당당하게 대처해 나가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담화 앞부분에서 독도가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해 비교적 길게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독도는 일본의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병탄된 땅이었고, 일본이 러일전쟁 중에 전쟁 수행을 목적으로 편입하고 점령했던 땅"이라며 "지금 일본이 독도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제국주의 침략전쟁에 의한 점령지 권리, 나아가서는 과거 식민지 영토권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이는 한국의 완전한 해방과 독립을 부정하는 행위이자, 과거 범죄의 역사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는 행위"라며 "우리는 결코 이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일본이 잘못된 역사를 미화하고 그에 근거한 권리를 주장하는 한, 한·일 간의 우호관계는 결코 바로 설 수가 없다"며 "일본이 이들 문제에 집착하는 한, 우리는 한·일 간의 미래와 동아시아의 평화에 관한 일본의 어떤 수사도 믿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등 지도자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는 일본에게 새로운 사과를 요구하는게 아니라, 이미 누차 행한 사과에 부합하는 행동을 요구할 뿐"이라며 "잘못된 역사를 미화하거나 정당화하는 행위로 한국의 주권과 국민적 자존심을 모욕하는 행위를 중지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일본은 제국주의 침략사의 어두운 과거로부터 과감히 털고 일어서야 한다"며 "21세기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 나아가 세계 평화를 향한 일본의 결단을 기대한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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