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생기 넘치는 우리학교 체육대회 보세요

1·2·3학년 한 조 되어 "영차, 영차"... 축구선 멋진 코너킥

등록 2006.05.01 11:37수정 2006.05.0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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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처럼 청소년들에게 맑음과 밝음이 가득 넘치기를
오월처럼 청소년들에게 맑음과 밝음이 가득 넘치기를서종규

아침 조회에 들어갔는데 학생들이 축 늘어져 있습니다. 피곤하여 고개도 들 수 없을 정도랍니다. 어제(28일) 한 체육대회 때문이었지요. 축구에서 우승해 장하다고 말해주었더니 갑자기 교실 분위기가 활기를 띄기 시작합니다.


선생님 말은 귀에 들어가지도 않는가 봅니다. 준결승전에서 골인을 넣은 대현이가 가장 즐겁습니다. 준결승전을 3대 1로 여유 있게 이기고 결승전에 올라갔는데, 결승전 경기를 계속 이어서 했기 때문에 상대팀에 비하여 불리했다는 것입니다. 전반전에 두 골이나 먹어서 패색이 짙었는데, 후반전에 이를 악물고 뛰었답니다.

즐거운 농구에 맨땅인들 어떠하리.
즐거운 농구에 맨땅인들 어떠하리.서종규

"제가 코너킥을 찼을 때 그대로 골인이 될 줄은 몰랐어요. 그냥 유리하게 찬다고 찼는데, 골인이 되어서 너무 기뻤습니다. 그 때부터 우리팀이 힘을 내기 시작했어요. 수비를 열심히 보고 있었던 2학년 영수가 어느 새 치고 나와 동점골을 넣었을 때는 눈물이 났습니다."

대현이가 코너킥을 차서 역전을 알리는 첫 골을 넣었습니다. 2대 2 동점으로 끝나 연장전에 돌입했는데, 오른쪽 코너까지 몰고 가서 낮게 센터링한 것을 2학년 학생이 그대로 받아서 골을 넣었어요. 운동장은 온통 떠나갈 듯 환호가 터졌습니다. 상대팀인 10반에선 아쉬움이 터져 나왔지요.

학생들에게 교내체육대회에서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은 역시 축구랍니다. 학교에서는 축구 종목은 따로 트로피까지 준비해 놓았답니다. 제1회 경신축구선수권대회를 겸하는 경기로 선포했답니다. 그랬으니 축구에서 우승한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이었겠습니까?

줄넘기는 단체의 단합된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답니다.
줄넘기는 단체의 단합된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답니다.서종규

어제인 금요일은 우리 학교인 광주 경신중학교의 체육대회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경기 방식이 좀 독특했습니다. 각 학년 10반씩 30개 학급을 반별 10개조로 묶어서 경기를 한 것입니다. 1·2·3 학년의 같은 반이 한 조가 된 것입니다. 선후배가 하나되는 체육대회의 전형을 만들자는 취지였지요.


체육대회 종목은 '전통'을 자랑하는 줄다리기를 비롯하여 이어달리기, 줄넘기, 그리고 남학생들의 축구, 여학생들의 발야구 등 총 다섯 종목이었답니다. 개회식에 이어 이어달리기부터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줄다리기, 학창시절의 영원한 추억으로 남아 있지 않습니까?
줄다리기, 학창시절의 영원한 추억으로 남아 있지 않습니까?서종규

줄다리기는 각 학년 남녀 10명씩 총 60명의 선수가 출전을 하였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손바닥에 물집이 생길 정도로 온힘을 다 쏟아 줄을 잡아당겼습니다. 120명의 학생들이 잡아당기는 줄이 거의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팽팽한 접전이 계속되었답니다.


종합점수제에서 줄다리기의 점수가 가장 많아서인지 몰라도, 서로 지지 않으려고 더욱 열심입니다. 여느 때보다 더 팽팽히 맞서던 중 먼저 힘의 균형을 깨뜨리고 더 힘을 주어 끌어당긴 팀이 경기를 이겨나갔지요.

어디에서 많이 본 응원 모습인가요?
어디에서 많이 본 응원 모습인가요?서종규

발야구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여학생 종목으로 인기 있는 종목입니다. 배구공을 땅에 놓고 차는 것을 제외하고 대부분 야구 규칙에 맞춰 경기를 합니다. 공을 차고 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여학생들의 실수가 승부를 가른 경우가 많았답니다.

줄넘기는 20명의 학생들이 단체로 줄을 넘어 가장 많이 뛴 횟수를 따져 순위를 결정하는 경기입니다. 줄을 잡고 돌리는 학생이 재치 있어야 할 뿐 아니라 뛰는 학생 전체가 호흡이 맞아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요. 모두가 그렇지만 단체의 단합된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답니다. 연습이 충분하지는 못했지만 3반이 49개라는 대단한 기록을 세워 1위를 차지했습니다.

우리반은 축구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우리반은 축구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서종규

축구 준결승은 6반과 10반의 대결로 펼쳐졌습니다. 축구는 며칠 전부터 점심시간을 이용해 예선을 거쳤는데, 예선경기만 해도 그 열기는 월드컵 못지 않았습니다. 준결승전은 그보다 더한 응원전이 펼쳐졌는데요. 한 골로 하나되고 환호하는 경신인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경기장마다 응원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하늘에 가득합니다. 여학생 특유의 함성, 변성기 남학생들의 함성, 모두 즐거움이 가득한 학교입니다. 응원도구를 그리 많이 준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야구장에서 볼 수 있는 비닐 막대가 전부였습니다.

몇 년 전엔 부채를 준비하여 부채춤을 열심히 추어 대는 반이며, 오색 총채를 준비하여 하늘 가득 흔들어대는 반, 페트병에 금분을 발라 부딪치는 반 등 각종 응원도구를 준비한 단체응원이 체육대회의 또 다른 묘미였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체육대회는 반별 조직적으로 하는 응원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답니다. 남녀 공학이 되면서부터 단체 응원은 시들하여 졌고, 단지 경기장 주변에서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며 악을 쓰는 정도의 응원이지요.

일부 학생들은 응원에 관심이 없고, 정식 종목도 아닌 농구에 열심입니다.
일부 학생들은 응원에 관심이 없고, 정식 종목도 아닌 농구에 열심입니다.서종규

축구와 발야구의 결승전이 끝나자 마지막으로 이어달리기 결승을 한 뒤 체육대회는 끝이 났습니다. 전체 점수를 부여하여 종합우승과 준우승, 3위, 4위에 대한 시상식도 마쳤습니다. 특별히 축구 우승과 준우승 팀에게는 우승컵이 주어졌습니다.

1학년의 어린 동생들과 2·3학년 선후배가 하나가 되어 경기에 참여하고, 같이 응원하며, 서로 격려하고 챙겨주는 훈훈한 체육대회로 막이 내린 것입니다.

1등으로 골인하는 사람의 기쁨을 알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일까요?
1등으로 골인하는 사람의 기쁨을 알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일까요?서종규

우리나라 '청소년 헌장'을 보면 청소년은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인격체로 존중받을 권리와 시민으로서 미래를 열어갈 권리를 가진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청소년은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며 활동하는 삶의 주체로서 자율과 참여의 기회를 누린다, 청소년은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며 정의로운 공동체의 성원으로 책임 있는 삶을 살아간다"라고 하였습니다.

체육대회에 참여한 학생들의 얼굴에 생기가 넘쳤습니다. 오월의 하늘처럼 맑고 밝고 명랑한 얼굴이었습니다. 피어나는 신록이 온누리에 가득 퍼지는 것처럼 학생들의 얼굴에 즐거움이 가득 퍼지고 있었습니다. 수업도 없는 하루, 그들에겐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청소년 헌장에서 밝힌 것 같이 청소년 스스로 행복을 가꾸며 살아갈 수 있도록 여건과 환경을 조성하는 오월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줄넘기, 줄을 넘으며 흐르는  미소
줄넘기, 줄을 넘으며 흐르는 미소서종규

우리반은 축구에서 우승을 해 무척 자랑스러웠지만 다른 종목에서는 모두 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셨답니다. 특히 여학생의 주 종목인 발야구에서 4대 6으로 진 것을 못내 아쉬워했습니다. 배구공을 땅에 놓고 힘차게 찼는데, 그 공이 뜨지 않고 땅볼이 되어 파울아웃이 되었다나요.

그래서 남학생들은 더 기가 살아서 난리입니다. 여학생들의 변명이 더 큰 목소리로 교실을 뒤덮습니다. 남학생과 여학생의 공방이 한 차례 끝이 났습니다. 그래도 여학생들은 축구에서 우승한 기쁨으로 남학생들에게 큰 격려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렇게 아침 조회는 끝이 났습니다. 어제 체육대회에서 보였던 얼굴의 밝고 맑은 표정, 즐거운 함성, 승리를 위해 온 힘을 쏟는 모습, 그리고 솟아나는 힘, 이 오월의 푸름과 오월의 신록을 마음 가득 담는 청소년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얼굴의 밝고 맑은 표정, 즐거운 함성, 승리를 위해 온 힘을 쏟는 모습, 그리고 솟아나는 힘. 이 오월의 푸름과 오월의 신록을 마음 가득 담는 청소년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얼굴의 밝고 맑은 표정, 즐거운 함성, 승리를 위해 온 힘을 쏟는 모습, 그리고 솟아나는 힘. 이 오월의 푸름과 오월의 신록을 마음 가득 담는 청소년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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