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머노믹스' 시대 열렸다

여성경제인구 50% 돌파... 상장사 여성인력 비중도 21% 약진

등록 2006.05.01 15:25수정 2006.05.0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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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APEC-WLN(여성지도자네트워크) 회의에 모인 세계 여성 CEO들. 이처럼 국내에서도 세계 여성경제인들의 모임을 통해 활발한 비즈니스 장을 열고 있다.
지난해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APEC-WLN(여성지도자네트워크) 회의에 모인 세계 여성 CEO들. 이처럼 국내에서도 세계 여성경제인들의 모임을 통해 활발한 비즈니스 장을 열고 있다.우먼타임스

[권미선 기자] 여성의 손에 국가경제가 달려 있는 ‘우머노믹스(women+economics)’시대가 열리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 경제활동인구는 지난해 5월 처음으로 1천만 명을 돌파했고 올해 1월 경제활동참가율은 50.1%라고 밝혔다. 4월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사 중 전년과 비교가 가능한 548개 사의 작년 말 현재 여직원 비율은 21.44%로 2004년 말의 19.83%에 비해 1.61%포인트 늘어났다.

남직원은 68만1천여 명에서 69만2천여 명으로 1.69%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여직원은 16만8천명에서 18만9천 명으로 12.21%나 대폭 늘었다.

여성 CEO도 지난 2월 33만4천 명으로 1년 전(32만5천 명)보다 2.8% 증가했다. 반면 남성 고용주는 같은 기간 1백30만5천 명에서 128만9천 명으로 1.2% 감소했다.

이 같은 여성의 약진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세계경제의 앞날이 여성에 달려 있다”고 단언했다. 최근 선진국 경제성장의 주된 동력은 ‘여성의 경제활동참여 증가였다’는 것이다. 여성 경제활동의 세계경제성장에 대한 기여도가 중국, 인도의 고성장이나 신기술의 세계경제 기여도보다도 높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우머노믹스는 경제에도 긍정적이다. 여성이 잘 나가는 기업이나 여성고용율이 높은 기업은 매출도 좋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 4월 노동부가 분석한 남녀고용평등 자료에 따르면 남녀평등 고용을 잘 실천하고 있는 기업은 연 평균 20~30%에 이르는 꾸준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시대적인 흐름 속에 4월 30일부터 5월 3일까지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리는 2006 세계여성경제인협회 총회는 ‘세계 여성경제인의 동반 성장과 번영을 위한 협력과 통합’을 내세우고 있어 우머노믹스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파트너십 프로그램, 기업설명회, 최고경영자 강연 등을 통한 세계 여성기업인들의 화합은 곧 국내 성장으로도 연결될 것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 우머노믹스가 정착하려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지난해 통계청이 내놓은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여성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이 69.2%로 나타났다. 임금도 남성의 60%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머노믹스가 제 힘을 발휘하려면 비정규직 문제, 승진 제한, 모성보호정책 등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를 위한 올바른 정책 수행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가경제나 세계경제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도 우머노믹스는 중요하다.

선진국으로 가는 길, 보육문제 해결부터

여성의 경제참여율을 높이고 저출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보육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우머노믹스’ 시대에 발맞춰 여성 파워를 강화할 수 있는 최선책은 국공립 보육시설의 확대와 정부차원의 ‘여성의 돌봄노동 사회화’이기 때문.

국내에서는 여성들의 경제참여율이 증가할수록 출산율은 낮아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의 ‘각년도 경제활동인구연보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육아부담을 포함한 가사부담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어렵게 하고 있다”는 응답이 1998년 31.4%에서 2002년 41.1%로 증가했다.

같은 시기 우리나라 출산율은 1.65에서 1.17로 떨어졌다. 20년 전인 1980년 출산율 2.83과 비교하면 무려 58.7% 급감한 수치다.

그러나 정부차원에서 여성들의 보육문제를 해결한 국가에서는 우리와는 정반대되는 통계자료들이 쏟아지고 있다.

가사, 육아 등의 돌봄노동을 사회화해 공적서비스의 고용 확대로 연결시킨 스웨덴이나 미국의 경우 여성들의 출산율과 노동시장참여율은 정비례한다.

스웨덴 기혼여성의 취업률은 매년 증가, 현재 80%를 넘어서고 있지만 2002년 기준으로 현재 출산율은 1.60. 스웨덴의 출산율은 정부의 적극적 보육조치가 시행된 1975년부터 1990년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66.5%의 여성 경제참여율을 보이는 미국도 1980년 1.84에서 2002년 기준으로 2.02의 출산율을 보이고 있다.

여성들의 경제참여율을 높이고 저출산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웨덴과 미국 등 선진 국가들이 선택한 방법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보육을 비롯한 가사노동을 사회화를 통해 해결함으로써 가정과 직장을 선택의 문제가 아닌 양립 가능한 문제로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인 셈이다. /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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