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렁이와 갈매기는 전생에 연인 사이?

울릉도에서 벌어진 희한한 동거 1년

등록 2006.05.06 19:24수정 2006.05.0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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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연인 사이랍니다
우린 연인 사이랍니다배상용
처음엔 눈을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너무도 태연히 누렁이와 갈매기는 마치 오누이처럼 장난도 치며 같이 살고 있었습니다.


가끔 주인아저씨가 잡아다 주는 물고기와 누렁이 사료도 같이 먹으며 말입니다. 오늘은 날씨가 따뜻한 탓에 누렁이는 졸다가, 갈매기의 장난 짓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또 잠을 청합니다.

누렁이는 따뜻한 봄 햇살에 졸려오고 갈매기는 심심 하기만 합니다
누렁이는 따뜻한 봄 햇살에 졸려오고 갈매기는 심심 하기만 합니다배상용
조금 시간이 흘렀을까? 장난꾸러기 갈매기가 또 누렁이에게 치근덕댑니다. 누렁이는 갈매기의 장난이 귀찮은지 이내 집으로 들어가 버리고 맙니다. 누렁이의 이런 행동에 갈매기도 삐쳤는지 다른 곳으로 가고 맙니다.

누렁이는 갈매기가 안 보였는지 다시 집 밖으로 나옵니다. 집 주위를 몇 번이고 두리번거리더니 갈매기의 모습을 보고 그제야 태연한 척 다시 잠을 청합니다.

이런 기이한 모습을 지켜보며 주인아저씨께 여쭤봅니다.

갈매기의 장난짓에 잠이 깨어 벌떡 일어났습니다.
갈매기의 장난짓에 잠이 깨어 벌떡 일어났습니다.배상용
"갈매기와 누렁이가 같이 산 지 얼마나 됐습니까?"


"한 1년 정도 됐습니다. 우연히 다리를 다친 갈매기를 발견하고 치료를 해준다고 집에 두었더니만 그새 두 놈이 정이 들었었나 봅니다. 갈매기와 개는 원래 상극이라 알려져 있는데 키우는 저희들도 신기하기만 합니다."

얼마 전 TV에서 갈매기와 누렁이의 이런 모습이 화제가 되어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에 방송된 적이 있어 필자도 호기심에 찾아가 보았더니 사실이 맞더군요.


누렁이는 갈매기의 장난짓이 귀찮은지 집으로 들어가 버리고 맙니다
누렁이는 갈매기의 장난짓이 귀찮은지 집으로 들어가 버리고 맙니다배상용
잠깐 사진만 찍고 오려 했는데 너무 신기해 1시간 동안이나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어서며 한마디 중얼거려 봅니다.

"갈매기와 누렁이… 전생에 사랑하는 사이였나봐…."

"부모와 자식 사이? 아님 서로 사랑했던 연인 사이?"

누렁아~ 빨리 나와~
누렁아~ 빨리 나와~배상용
에이~ 참 귀찮게 왜이래~
에이~ 참 귀찮게 왜이래~배상용
푸훗… 세상 사람들은 연인 사이였다고 생각할 거야… 그게 더 재밌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부모와 자식 사이 보다는 연인 사이가 더욱 애절하고 이야깃거리도 많고 볼거리가 많을 테니까….

<오마이뉴스> 독자님들, 언제 기회 닿아 울릉도 오시면 이 집에도 한번 들러 보세요. 갈매기와 누렁이가 같이 사는 게 그리 흔한 일은 아닐테니깐요. 여객선 선착장인 도동부두에서 택시 타고 저동 길다방 앞에 내려 달라고 하세요.

그리고 그곳 슈퍼에 한번 물어보세요. 갈매기와 누렁이가 같이 사는 집이 어디냐구요. 기왕 여행 오신 김에 누렁이와 갈매기의 같이 사는 모습도 보고, 오랫동안 얘깃거리도 될 것 같은데… 안 그래요?

덧붙이는 글 | *배상용 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 울릉도닷컴(http://www.ullungdo.com) 현지 운영자이자 울릉군발전연구소(http://www.myulleung.com)소장입니다

덧붙이는 글 *배상용 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 울릉도닷컴(http://www.ullungdo.com) 현지 운영자이자 울릉군발전연구소(http://www.myulleung.com)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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