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연대의 힘이 세계경제를 이끈다"

2006 세계여성경제인 총회 서울서 개최

등록 2006.05.08 12:37수정 2006.05.08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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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타임스
세계여성경제인협회(FCEM) '2006 세계여성경제인 총회'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서울에서 개최됐다.

4월 30일부터 5월 3일까지 나흘간 서울 그랜드 힐튼호텔에서 열린 이번 총회에는 세계여성경제인협회 프랑소와즈 포닝회장(카메룬)과 영국·벨기에·러시아·슬로베니아·세네갈·알제리·태국·대만 여성 경제인협회장 등 각국의 여성경제인들이 300여명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영부인 권양숙 여사를 비롯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정세균 산자부 장관·장하진 여성가족부 장관·이현재 중소기업청장·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정부기관·학계·기업 등 각계각층의 유명인사가 참여해 행사의 품위를 더했다.

서울총회에서 만난 세계의 여성경제인들은 그룹총수부터 대통령 경제자문 등 다양한 면모를 과시했다. 이들은 "여성은 세계경제의 견인차가 될 것이다"고 예견하면서 "여성들의 연대는 세계경제를 도역시키는 힘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재은 기자·사진 노민규 기자 nomk@iwomantimes.com


■ 21세기는 여성시대…여성기업인들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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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업딘들과 교류... 한국 여성기업 성장


세계여성경제인협회 서울총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정명금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대구 중앙청과 사장)의 감회는 남다르다. 지난해 대구에서 열린 제10차 아시아·태평양 여성지도자네트워크(APEC-WLN)에 이어 연달아 굵직한 국제행사를 치르면서 한국의 여성파워를 과시한 것은 물론 기업 이미지까지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제행사의 관건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실질적인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이번 총회는 한국 여성기업인들이 국제적인 감각을 익혀 기업경영에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정 회장이 강조하듯 세계여성경제인총회는 '여성경제인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여성기업인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 이번 총회에도 61개국에서 700여 명의 여성기업인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국제행사 개최 때마다 기업박람회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단순히 식사하고 관광을 즐기는 행사가 아니라 기업인답게 실리를 추구해야 한다는 믿음에서 나온 판단이다. 기업의 최대 목적은 누가 뭐래도 이윤 창출이기 때문이다.

실리추구는 한국 여성기업인의 현주소에 대한 그의 시각에서도 드러난다. 우리나라 여성기업인은 외형적으로는 전체 기업인의 40%대를 차지하지만 대부분이 생계형 영세업자다.

정 회장은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를 설립해 창업 컨설팅과 자금을 지원하는 등 여성기업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구 중앙청과를 일궈낸 뚝심으로 그는 후배 여성기업인들의 도약에 힘을 주기 위해 늘 분주하게 움직인다.
권미선 기자 kms@iwom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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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육감 대단... 똘똘 뭉쳐야 동반성장

"인간에게는 오감이 있다. 그러나 여성에게는 육감이 있다."

프랑소와즈 포닝 회장은 "육감을 활용, 여성기업의 성장을 독려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 가지 감각을 더 가진 여성들끼리 똘똘 뭉쳐 여성 기업을 성장시키자는 의미다.

포닝 회장이 온라인상에서 전 세계 여성경제인들과 기업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그 때문. 그는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여성경제인들이 언제 어디서나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온라인 공간 마련을 통해 여성기업인들의 동반성장을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메룬에서 레스토랑으로 사업을 시작한 포닝 회장은 현재 자갈, 모래 채취업, 병원 및 학교 사업, 의약품 판매업 등 모두 15개 사업체를 경영하고 있는 포닝 그룹 총수. 현재 프랑스어권 세계경제인협회 부회장과 카메룬의 5번째 도시인 두알라의 시장이기도 하다. 지난해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여성경제인협회장에 선출됐다.

카메룬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타 국가에 비해 낮은 국가. 화장품·커피·의류 등의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 인력은 500여명 정도이며 농촌 산업에서 활동하는 여성인구는 2천여명에 불과하다.

그는 "여성들의 경제참여율은 아직 미비하지만 여성경제인들은 모두 카메룬 여성경제인 연합회 지부에 소속돼 있다"며 "카메룬 정부는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여성기업인들을 존중, 새로운 경제정책을 도입할 때마다 여성 기업인들의 자문을 구한다"고 설명했다.

포닝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카메룬은 개인적인 거래가 주를 이루고 있어 회사를 주거래로 하는 금융권의 진출이 요구된다고 한다. 때문에 여성기업인의 대출은 어려운 상황.

이를 위해 현재 카메룬 정부는 아프리카개발기구와 협력, 여성 경제인들의 창업을 적극 돕고 있으며 아프리카 은행의 도움으로 여성들이 창업할 때 겪어야 하는 어려움 등을 해결하고자 적극 노력하고 있다.

이재은 기자 lje@iwom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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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주역은 여성... 네트워크 강화 절실

FCEM의 부회장인 필리스 힐 슬레이터 사장은 롱아일랜드에서 건축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백악관 부시 대통령 경제자문 오피스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화려한 이력만큼 FCEM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FCEM은 미래사회의 주인공인 여성에게 꼭 필요한 기구라는 것이 그의 설명. 미래의 세계 경제가 여성의 손에 달려 있는 만큼 여성경제인들의 네트워크를 다지는 자리는 당연하다는 것.

"미국만 보더라도 여성들의 경제 참여율이 날로 증가하고 있고, 장관·국회의원·기업 임원 등 각 조직마다 여성 리더들의 비율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래 사회는 여성 인력을 어떻게 활용하는 지에 따라 국가 경쟁력일 달라질 것입니다."

이같은 현상에 발맞춰 미국 정부는 여성 경제인들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경제인은 남성경제인의 보조자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실정.

슬레이터 부회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FCEM과 같은 국제기구가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해 에이펙 대회는 물론 여성 경제인들이 참여하는 국제행사만 4~5번 이상 참여했다.

"여성경제인들을 위한 국제 행사가 열릴 때마다 참여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해요. 물론 모임이 끝난 후 온라인상에 구축된 가상의 오피스(virtual office)에 접촉해 회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는 FCEM이 휘발성 모임에서 끝나지 않고 장기간 화합과 성장을 도모하는 국제기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각국의 정부기관과 정책 기구에 활발한 로비를 펼쳐 여성경제인의 활동을 독려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je@iwomantimes.com



■ 남성CEO가 여성CEO에 전한다 "여성은 이제 모든산업의 핵심"

이번 FCEM 회의의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는 남성 CEO 초청 강연.

세계 각국의 여성 CEO들 앞에서 남성 CEO들이 강조한 메시지는 "여성은 이제 전 산업의 핵심 역량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것.

참석한 여성경제인들도 경영 일선에서 직접 느낀 남성CEO들의 '여성예찬'에 강의 중간중간에 박수를 치기도 했다.

5월 1일 CEO 특강의 첫 테이프를 끊은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CJ그룹이 설탕 회사에서 출발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데에는 '즐거움'이라는 코드가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CJ의 매출을 높이는 데 영화·음악·게임이라는 3박자가 잘 맞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 "밀가루와 식용유를 만들던 기업이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변화할 수 있었던 것은 제조업에 미련을 두지 않고 서비스 산업으로 유연하게 변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특히 여성기업인들에게 기업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성숙하고 독특한 기업문화가 인재를 얻는 전략이 된다고 말했다. 이런 기업문화는 여성들에게 주요하게 작용해 CJ는 여성 인력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회사 1위가 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5월 2일 이어진 특강 연사로 나선 이희범 무역협회 회장은 생활 속 아이디어를 살려 거액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여성기업인들의 저력이 놀랍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한경희 스팀청소기를 예로 들며 "어떻게 하면 걸레질을 편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한 아이디어가 1천억 매출의 회사를 만들었다" 면서 "아이디어와 그에 못지않은 기술로 승부를 건다면 여성기업은 성공할 것이다"는 확신에 찬 말을 해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이런 점이 드러나려면 객관적인 수치가 중요하다며 여성의 저력을 실적으로 보여주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맘키드(문화관광상품 제작) 김명효 대표는 "강의를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받았다"면서 "요즘 자주 듣는 여성리더십에 대해 유명 CEO들이 직접 말하는 것을 들으니 왠지 우쭐해지는 느낌이 든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권미선 기자 kms@iwom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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