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0만원' 푸조 407' 운행중 시동꺼짐 '속출'

[제보 취재] '6단 기어' 40여대 중 5대에서 결함 신고

등록 2006.05.10 21:02수정 2006.05.11 14:22
0
원고료로 응원
김아무개씨가 지난 3월 24일 구입한 푸조 407hdi 차량. 김씨의 차량은 구입한 뒤 2주동안 주행도중 3번이나 시동이 꺼졌다.
김아무개씨가 지난 3월 24일 구입한 푸조 407hdi 차량. 김씨의 차량은 구입한 뒤 2주동안 주행도중 3번이나 시동이 꺼졌다.오마이뉴스 이민정

[기사보강-11일 오후2시]

국내에서 판매된 프랑스자동차 브랜드 푸조의 일부 모델에서 운행중 시동이 꺼지는 중대 결함이 발견돼 소비자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해당 차량은 올 4월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에 소개된 푸조 407hdi 디젤차량(6단기어)이다.

이에 대해 푸조의 국내수입과 판매를 담당하는 한불모터스 쪽은 프랑스 본사와 함께 구체적인 원인을 파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회사 쪽은 지난 4월 25일께부터 판매대리점을 통해 문제가 된 차량 고객들을 상대로 일부 부품 등을 교환해주는 리콜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푸조 407hdi 모델, 2주 동안 주행중 3번이나 시동 꺼져

서울 송파구 잠실의 김아무개(34·회사원)씨. 그는 지난 3월 24일 인천의 한 외제차 대리점에서 푸조 407hdi 디젤차량을 구입했다. 차량 가격만 4500만원. 하지만 새 차를 샀다는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2주동안 차를 타고 다니면서 시동이 3번이나 꺼진 것.

첫번째는 지난 3월말께 오후 서울 삼성역에서 종합운동장 방향으로 가는 도중 정지 신호등이 켜지자, 속도를 줄이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러자 곧 시동이 꺼져버렸다. 김씨는 자신의 운전 조작 실수인줄 알고 다시 시동을 켰다.


하지만 김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아찔한 경험을 했다. 이번엔 고속도로에서 운행중에 시동이 꺼져 버린것. 그는 "4월초인가 남양주 쪽으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속도를 약간 줄이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시동이 갑자기 꺼졌다"면서 "그때 속도가 80㎞ 정도였는데, 너무 놀라 우선 비상등을 켜고 1차선 도로에 차를 세웠다"고 회고했다. 김씨 차를 뒤따르던 다른 차량의 급정거가 이어졌고,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경험이었다. 그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토로했다.

이후 김씨는 곧 이 같은 사실을 판매대리점의 담당 과장에게 알렸다. 담당 과장이 중국 출장으로 자리를 비워 귀국 후 연락을 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후 집 근처인 잠실의 한 도로에서 좌회전을 하던 김씨의 차량은 다시 시동이 꺼졌다. 김씨는 "세번까지 같은 일이 벌어져 더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면서 다시 대리점에 연락을 취했다. 이후 그는 인천의 한 푸조 애프터서비스 센터로부터 연락을 받고 4월 8일 자신의 차를 맡겼다. 6일 후인 14일 센터로부터 "본사에서 기술적 지원을 받아 일부 부품을 교체했다"는 통보를 받고 차를 돌려받았다.

AS 후에도 여전... 한불모터스 "환불해줄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불안한 마음에 차를 운전하던 중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다시 일어난 것. 김씨는 4월 17일 다시 차를 애프터서비스 센터에 맡겼고, 자신에게 차량을 판매했던 수입차 업체 쪽에 교환을 요구했다. 그는 "AS센터에서 고친 후에도 운행 중에 갑자기 시동이 꺼져 도저히 운전대를 잡을 수 없었다"면서 "목숨을 걸어가면서 차를 탈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김씨는 회사 쪽으로부터 '환불해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차량의 결함이 발견될 경우 '차량을 고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교체해준다'는 규정 때문이라는 것.

현행 소비자피해보상규정에 따르면, 차량을 받은 날로부터 1개월이 지나고 12개월 이내에 주행 및 안전도 등과 관련해 중대한 결함이 발생해 3회까지 동일한 장치를 수리했지만, 하자가 다시 발생하면 제품을 교환하거나 구입값의 환급을 요청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물론 국산차뿐 아니라 국내로 수입되는 외국산 차량도 이에 해당된다.

특히 김씨는 회사 쪽 서비스 책임자로부터 "앞으로도 차량 운행중 시동이 꺼지지 않는다는 장담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자, 회사의 무책임한 태도에 크게 실망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 같은 차량 결함 현상을 경험한 피해자가 김씨 이외에도 더 있다는 것이다. 그는 "차량 환불 등을 이야기하기 위해 한불모터스 본사를 찾아 담당 임원을 만나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내 차 외에도 4대의 차량에서 같은 결함이 일어났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4일 회사 쪽 한 임원은 김씨와 만난 자리에서 "올해 2월부터 푸조 407hdi 6단기어 30여대를 팔았는데 이중 5대가 주행중 시동이 꺼지는 항의를 받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문제가 있으면 리콜을 해야 되는것 아니냐'는 김씨의 질문을 받고 "리콜을 가동할 것"이라며 "오늘 부터 직접 전화를 하거나 이메일을 통해 (리콜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불모터스 "시동 꺼짐 현상 확인하지 못했다"

한불모터스쪽도 소비자들의 항의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한불모터스 마케팅팀 관계자는 "올 4월 한달동안 판매된 407hdi 6단기어 차량 가운데 5대가 주행중 시동이 꺼진다는 컴플레인(항의)을 해왔다"면서 "서비스팀쪽에서 이들 차량에 대해 조치를 취한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작년 5월부터 올 4월까지 한불모터스를 통해 국내에 판매된 푸조 407dhi 모델은 모두 373대다. 이들 대부분은 4단기어가 장착된 차량이고, 올 4월부터 공식적으로 신형 6단기어 차량을 판매했다. 회사쪽 관계자는 "6단기어 차량의 경우는 올 4월부터 공식적으로 판매가 시작돼 모두 40여대가 등록됐다"면서 "김씨의 경우 3월말정도 차량을 구매했지만 회사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것은 4월 초"라고 말했다.

4월부터 신형 6단기어 차량을 판매하자마자 고객들의 운행중 시동 꺼짐 현상에 대한 항의가 이어진 셈이다. 이에 회사쪽은 4월초 이같은 사실을 프랑스 푸조 본사쪽에 보고를 했고, 지난달 21일 '일부 부품 교체와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하라'는 연락을 본사로부터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불모터스는 이에 지난달 25일부터 판매대리점을 통해 이미 판매된 407hdi 6단기어 디젤차량 소유자들에게 'EGR 밸브교체와 엔진전자제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리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회사 서비스팀 관계자는 "407 6단기어 디젤차량에 대해 일부 소비자들이 주행중 시동이 꺼진다는 항의를 해와 여러 테스트를 실시했다"면서 "(서비스 센터에) 들어온 차량을 상대로 수차례에 테스트를 해봤지만, 우리 쪽에선 구체적으로 이같은(시동 꺼짐) 현상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동이 꺼져서 하는 캠페인이 아니라 운행중 엔진부문의 경고등이 켜지는 현상이 발생해, 해당 차량 구매자에게 이를 보완해주는 프로그램"이라며 "새로 판매되는 차량은 이미 이런 결점이 보완된 상태로 나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 2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3. 3 '딸 바보' 들어봤어도 '아버지 바보'는 못 들어보셨죠? '딸 바보' 들어봤어도 '아버지 바보'는 못 들어보셨죠?
  4. 4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5. 5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