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그 후] 여수 지역 단수, 비판여론 일자 단축 실시

예고됐던 60시간에서 22시간으로... "행정편의주의적 단수 조치 사라져야"

등록 2006.05.12 14:20수정 2006.05.1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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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습처럼 되풀이되던 전남 여수권의 급수 중단 조치가 비판 여론에 밀려 단축실시됐다.

한국수자원공사 여수권관리단은 여천 공업용 수도 노후관 교체 공사로 10일 오전 9시부터 12일 밤 9시까지 60시간 동안 여수권역에 단수조치를 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여수 시민들은 단수 조치에 비판적이었다. 박종민씨는 여수시 홈페이지에서 "여수시는 왜 그리도 단수를 잘 하는지요? 한두 번 하다 보니 재미있나요? 시민들은 불편해서 죽겠소이다. 무슨 공사든 한 번 하면 또다시 그런 공사 좀 하지 마세요. 한 번 공사를 하면 백년 앞을 내다보고 해야지요?"라고 밝히며 계획성 있는 공사를 주문했다.

지난 10일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5월과 올 1월에 이어 세 번째 급수 중단으로 순천ㆍ광양ㆍ여수권역의 경제 활동이 위축되고 시민의 불편이 가중된다는 내용의 기사("되풀이되는 급수 중단, 시민이 제동 걸어야")를 게재하고 한국수자원공사 여수권관리단 등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오마이뉴스> 보도가 나간 뒤 여타 지역언론들의 태도도 바뀌었다. 처음에는 단수 사실만 안내했던 <새여수신문>, 여수 MBC 등도 단수 조치를 비판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시민 배려 행정 펼칠 수는 없었나

결국 60시간으로 예고됐던 단수 조치는, <오마이뉴스> 보도가 나간 후인 11일 오전 7시 중단됐다. 22시간만이었다. 조기에 정상 급수됨에 따라 학교급식 중단, 식당 영업 중지 사태 등 시민 불편이 해소됐다.


이렇듯 급수가 빨리 재개된 이유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12일 통화에서 "공정 중 수도관의 물을 빼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펌프를 이용해 강제 배수를 실시했고, 수도관 절단 작업 등을 강제 배수와 병행 실시하는 등 현장에서 가능한 한 빨리 통수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자원공사가 처음부터 이렇게 시민을 배려하는 행정을 펼쳤다면 시민들의 원성을 사지 않았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비판이 제기되자 '사후약방문'식으로 뒤늦게 서둘러 공사를 마무리하는 모습이 아쉽다는 것.


아울러 시민 불편을 최소화해야 할 수자원공사 홈페이지에 단수 및 급수 사실에 대한 알림 문구가 없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수자원공사가 전적으로 홍보를 의지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에도 단수 예고 공지만 있을 뿐, 급수 재개 공지는 나와 있지 않다. 여수시공무원노조 홈페이지 등에만 정상급수 재개 사실이 게재돼 있다.

한편 지난 9일 '급수 중단에 따른 우리의 입장' 성명서를 발표한 한창진 여수시민협 상임대표는 "빠른 시간 내에 정상 급수돼 다행"이라고 환영하면서도 "시민 불편을 감수하면서 장시간 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행정편의적인 단수조치는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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