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시사매거진 2580>에 손배배상 확정판결

경찰, 5년 1개월만에 중앙언론 상대 소송에서 첫 승리

등록 2006.05.12 20:13수정 2006.05.15 15:03
0
원고료로 응원
5월 12일 오후 2시, 대법원은 지난 2001년 3월25일 방영된 <시사매거진 2580> 담당 오모기자를 상대로 충북지방경찰청 수사과 기동수사대 직원 20명이 제기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MBC측에서 한 상고를 기각하여 원심을 확정하였다.

2001년 4월 시작한 지루한 소송이 5년 1개월만에 끝이 난 것이다. 2003년 8월에 1심재판이 경찰측 승소로 마무리되었으나 MBC측에서 즉시 항소를 하였고, 다시 10개월의 지리한 심리 끝에 지난 2004년 6월 17일 항소심에서 역시 경찰 측의 승리로 결론을 맺었다. 그리고 다시 MBC측의 상고가 있었고 그마저 대법원이 기각함으로써 확정되게 된 것이다. 그 지루한 소송의 끝은 허탈하리만큼 짧았다. 재판부는 "상고를 기각한다!"고 선고했을 뿐이다.

패소한 MBC측은 1심의 주문대로 경찰 측에게 금 6500만원에 대해 "2001. 3. 25.부터 2003. 8. 2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여야한다. 아울러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은 후 "최초로 방송되는 문화방송 <시사매거진 2580>프로그램의 첫머리에서 상단화면에 '마카오 등지의 부녀매매 사건을 수사한 충북지방경찰청 기동수사대에 관한 정정보도문'이라는 제목을 계속 표시하고(글자는 통상'시사매거진 2580'의 제목과 같은 글자 크기로), 그 아래 화면에는 별지 '정정보도문'을 통상 '시사매거진2580'과 같은 크기로 표시하면서 진행자로 하여금 원 프로그램과 같은 속도로 낭독"하여야 한다.

<시사매거진 2580>은 지난 2001년 3월25일 '마카오로 간 여인들'이라는 제목의 방송에서 충북경찰청 기동수사대 소속 형사들이 사채업자 폭력사건을 조작해 피의자인 사채업자 김모 여인을 비호하고, 오히려 피해자인 장모 여인을 성추행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기동수사대 소속 경찰관 20여명은 담당 기자에게 "장씨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으며, 성추행한 사실도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 같은 내용은 그대로 방영됐다.

MBC의 보도가 나간 뒤 충북지방경찰청과 MBC 홈페이지에는 충북 경찰을 비난하는 수백개의 글이 올라왔으며 <충청리뷰>(http://www.cbinews.co.kr)는 후속 취재를 통해 제대로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은 'MBC의 오보'였음을 밝혔다. MBC가 이 사건을 취재할 당시 이미 충청리뷰는 보름동안이나 심층취재를 해 보도가 나간 뒤였고 MBC도 취재과정에서 <충청리뷰>의 기사를 확인하고 자료 화면으로 사용하기까지 했지만 충청리뷰 취재 기자에 대한 확인취재나 협조요청은 전혀 하지 않았다.(주 : 2004년 06월 21일 <충청리뷰> 김진오 기자 기사 중에서)

대법원의 판결이 확정되는 시각, 소송을 제기했던 당시 충북경찰청 기동수사대 소속 이장표 경사는 동료들로부터 이 소식을 전해 듣고 오히려 담담해 했다. 언론에 대해 언론중재만 신청해도 따가운 눈총과 온갖 압력을 받던 시절에 시작한 소송이었다. 그는 소송이 진행되어 가는 과정이 바로 경찰 내 '대언론 피해 경찰관의 투쟁사'였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누구든 언론으로부터 당한 피해가 조속히 구제되기를 바라는 현직 경찰관입니다.

덧붙이는 글 누구든 언론으로부터 당한 피해가 조속히 구제되기를 바라는 현직 경찰관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2. 2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3. 3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4. 4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5. 5 '바지락·굴' 하면 여기였는데... "엄청 많았어유, 천지였쥬" '바지락·굴' 하면 여기였는데... "엄청 많았어유, 천지였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