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시마는 에도시대 때 일본인이 발견했다"

'독도는 일본 땅' 주장, 유럽인들의 '힘 논리' 깔린 신대륙 발견 논리와 유사

등록 2006.05.16 15:48수정 2006.05.1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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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에 대한 일본의 예전 논리는 국제법상 '선점 이론'이었다. 그런데 일본측은 최근에 와서는 "역사적으로도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었다는 논리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독도가 원래부터 자국 땅임을 주장하기 위해 일본인들이 사용하는 논리에는 '발견'이라는 것이 있다.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였듯이, 일본인들도 독도를 '발견'하였다는 것이다. 일본 시마네현 홈페이지에서도 이 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일본인들이 독도를 발견했다"는 논리를 담고 있는 시마네현 홈페이지.
"일본인들이 독도를 발견했다"는 논리를 담고 있는 시마네현 홈페이지.시마네현 홈페이지
시마네현 홈페이지의 '다케시마' 코너에는 "역사적으로 보아도 일본 땅"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글은 다음과 같은 서두로 시작한다.

"다케시마가 발견된 정확한 연월(年月)은 분명치 않지만, 적어도 에도시대 초기에는 일본인에게 알려진 듯하다."

참고로, 에도시대는 도쿠가와 막부가 통치하던 시기로서 1603∼1867년 기간이다. 임진왜란(1592∼1599년)의 영향으로 조선은 후기 사회로 진입하고, 명나라는 청나라에 의해 대체되고, 도요토미 히데요시 정권은 도쿠가와 막부에 의해서 대체되었던 때이다.

"에도시대 초기에 일본인들이 발견"

일본측의 '발견' 논리에 따르면, 일본인들이 독도를 최초 발견한 시기는 에도시대 초기인 1618년경이 된다.


일본인들이 1618년에 도쿠가와 막부의 허가를 받아 울릉도에 상륙했다. 이들은 그곳에서 전복과 강치 등의 어류를 잡고 목재를 벌채했다. 이때 그들은 울릉도로 가는 도중에 기항 겸 어로를 위해 독도를 이용했다고 한다. 이 시기에 일본인들은 울릉도를 다케시마, 독도를 마츠시마로 부르고 있었다.

그런데 1696년 막부는 조선과의 분쟁 때문에 울릉도 도항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때의 도항금지 조치는 울릉도를 방기(放棄)한 것이라는 게 일본측의 설명이다.


그런데 일본측은 "당시 막부가 울릉도만 방기하고 다케시마에 대해서는 도항금지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다케시마를 일본 영토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한 내용은 시마네현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본 입장에서 볼 때, 당시 독도는 그 자체로서 의미를 갖는다기보다는, 울릉도에 갈 때 중간에 이용하는 기항지로서의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막부가 울릉도 도항을 금지한 데에는 독도 도항금지까지 포괄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일본인들은 당시 막부가 울릉도 도항금지조치를 취하면서 독도에 대한 명시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도쿠가와 막부가 독도를 일본 땅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이다.

1696년부터 금지된 울릉도 도항은 1883년 이후 다시 재개되었다. 이때 다시 일본 어부들이 울릉도로 가는 길에 독도를 기항지로 삼게 되었다고 한다.

이상과 같은 일본측의 발견 논리 속에서 흥미로운 점 한 가지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일본인들이 독도 영유권과 관련하여 '주관성'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종래의 국제법상 선점 논리(물론 그 안에도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는 그런 대로 어느 정도는 '객관성'을 띠는 것이었다.

반면, 1618년경에 독도를 발견했다는 주장은 상당히 '주관적'인 것이다. '발견'이라는 것은 흔히 '최초'와 연계되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발견 논리 속에 담긴 '최초'의 의미는 일반적인 '최초'의 의미와는 상당히 다른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에서 일본인이 최초로 발견했다는 것인지, 아니면 일본인이 그때 독도를 처음 보았다는 것인지가 분명치 않은 것이다.

'발견'의 의미가 불명확

만약 '1618년경에 전 세계에서 일본인이 독도를 최초로 발견했다'는 논리를 펴려면, 그 이전부터 한국이 이미 독도를 지배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야 한다. 그러나 1618년 이전에 한국이 독도를 지배하고 있었다는 문헌 기록이 분명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일본인이 세계 최초로 독도를 발견했다는 논리가 객관적 타당성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일본인들이 주장하는 '발견' 논리는 그저 일본인들이 그때 처음으로 독도를 보았다는 주장과 같은 것이다. 그 이전에 누가 독도를 지배했는가에 관계없이 일본인들이 그때 처음으로 독도를 보았으므로 일본인이 독도를 발견한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상당히 '주관적'인 논리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주장의 근저에는 한국 측 주장에 개의치 않겠다는 심리가 깔려 있음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유럽인들의 신대륙 '발견'과 유사한 측면을 띠고 있다.

유럽인들이 신대륙을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분명히 아니다. 왜냐하면 그 이전부터 그곳에는 인간 문명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당시의 유럽인들이 세계 최초로 그 대륙을 발견한 게 아니라 그때 유럽인들이 그 대륙을 처음 보았을 뿐인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사실이 있다. 유럽인들이 신대륙을 처음 발견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신대륙 발견'을 공식적 사실로 인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기초로 세계 질서가 편성되어 있다. 그리고 그 신대륙 '발견'을 기초로 미국이라는 세계 패권국가가 존재하고 있다.

'발견' 논리에 숨은 힘의 논리

중요한 것은 '실제로 누가 먼저 발견했는가'라는 게 아니라, '누가 더 강력한가'라는 점인 것이다. 현실주의가 지배하는 국제사회에서는 강한 자의 논리가 그대로 법이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일본의 독도 발견 논리가 허황되고 모순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것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일본이 군사·경제적으로 세계 정상급 국가라는 점이다. 일본의 국력이 일본의 논리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 일본인들은 1618년 이전에 누가 독도를 지배하고 있었는가는 개의치 않겠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1618년경에 일본인들이 독도를 '발견'했기 때문에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다분히 힘의 논리가 깔려 있다. 독도 수호의 원동력이 민족 역량 강화에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뉴스 615>에도 동시에 실리는 글임을 밝힙니다.

덧붙이는 글 <뉴스 615>에도 동시에 실리는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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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친일파의 재산,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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