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CEO가 실무현장서 함께 뛴다

[생활속에서 찾는 블루오션] 본지-비악코리아 공동캠페인 ③ 숙대 멘토링 프로그램

등록 2006.05.18 12:37수정 2006.05.18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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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타임스
[권미선 기자]숙명여대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채희선씨는 지난해 한솔홈데코 유명근 대표이사와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 경험이 있다. 직원들도 가까이 하기 어려운 CEO와 만나 사는 이야기, 인생의 교훈, 직장생활의 노하우를 전달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숙명여자대학교만의 독특한 '멘토 프로그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첫 대면 때 어색할 줄 알았는데 '박수와 건강'이라는 이색적인 강의 자료를 준비해서 1분 동안 박수를 몇 번 칠 수 있는지 시험해 보고, 친근하게 설명해주는 등 학생들과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어주어 무척 편안했다"는 것이 채씨의 설명.

숙명여대 취업경력개발원에서 실행하는 '멘토 프로그램'에는 SK텔레콤 김신배 사장, KTF 남중수 사장, 삼성전자 이현봉 사장 등 굵직한 대기업의 CEO부터 쇼호스트 유난희, 이금희 아나운서 등 동문 멘토를 포함하여 약 50여 명의 멘토가 활동하고 있다.

숙명여대 '멘토 프로그램'이 유독 돋보이는 이유는 프로그램의 충실성 때문이다. 멘토와 밥 한 번 먹고, 이메일 몇 차례 주고받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실무 현장에 뛰어들어 인턴십과 다름없는 교육을 소수 정예로 수행한다. 이것은 모두 학생과 멘토들의 적극적인 협력 체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멘토 프로그램 참여를 원하는 학생들은 마치 수강 신청을 하듯, 주제를 보고 원하는 멘토를 선택한다. 여기서 주제는 경영이론이나 취업 잘하기가 아니라 '비즈니스 협상가 되기' '국제무대 전문가 되기' '물고기 잡는 법' 등 학생들의 구미를 당기는 것으로 당장이라도 참여하고픈 마음이 생기게 만든다.

학생들은 10명 내외로 팀을 이루어 마치 신입사원 면접을 보듯이 CEO와 직접 1:1면담을 갖는다. 그리고 1학기(6개월) 동안 멘토의 회사에서 신입사원 같은 교육을 받는다. 이때 회사 소속 과장과 대리 등 실무자들이 지원 멘토로 참여하여 도움을 준다. 학생들은 기업 동향 분석, 마케팅 프로젝트, 기업 시스템 연구 등을 하며 취업 전 사회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멘토 프로그램'이 학생들에게만 유익한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오산. 기업의 간부급인 멘토들 역시 일과 관련된 사람들이 아닌 자라나는 새싹과도 같은 학생들에게 자신의 인생철학과 사회생활 경험을 전수해주며 '주는 기쁨'을 느낀다. 또한 CEO들의 인재를 보는 관점에도 변화가 온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멘토들은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비전 있는 인재상을 재정립한다는 것.


이들은 영어 잘하고, 성적 좋은 신입사원이 전부가 아님을 몸소 체험하며 자신의 회사와 꼭 맞는 인재상을 맞추어보고 나아가 회사 경영에 긍정적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

숙명여대 취업개발원 강정애 원장은 "숙명여대 멘토 프로그램은 그야말로 '윈윈'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멘토 프로그램을 잘 활용해 사회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룬 멘티들과 이들에게 가치를 전해주고 기쁨을 얻는 멘토들이 화합함으로써 지금과 같은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단순한 맞춤취업 지향이 아닌 삶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받는 '진심'이 오가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사회를 보는 눈 넓어져 취업시장 스스로 개척
멘토프로그램 블루오션 전략

취업하려는 학생 수에 비해 취업문은 너무나 좁다. 즉, 취업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전형적인 레드오션 시장이다. 그러나 취업시장에서도 얼마든지 가치혁신을 통해 자기만의 블루오션을 개척해 낼 수 있다는 것을 숙명여대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알 수 있다.

숙명 멘토링 프로그램은 8명 내외의 멘티와 1명의 멘토로 이루어진 팀이 한 학기에 80개씩 구성되어 운영된다. 각 팀의 멘티와 멘토가 만든 고유한 룰을 가지고 한 학기 동안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프로그램 종료 후에도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숙명의 멘토링 프로그램은 다른 학교나 직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새로운 가치 창출은 멘티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멘토들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까지만 해도 멘토와 멘티는 인재채용시장에서 남들과 같은 가치요소로 경쟁하고 있었다. 남들보다 더 높은 성적을 따서 대우가 좋은 직장을 구하고, 다른 회사보다 더욱 뛰어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명문대 또는 상위권 학생 위주로 리쿠르트 경쟁을 하는 식의 레드오션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멘티는 이미 만들어진 취업시장에 수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새로운 취업시장을 만들어 가는 가치혁신을 하게 된다. 취업의 의의가 단순히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복과 진정한 성공을 찾기 위한 것임을 깨닫는 것. 그러기 위해 남들이 찾지 못한 가치를 찾아 더 넓은 취업시장을 스스로 만들어간다.

멘토들 역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안 기업 임직원 또는 사회 지도층의 한 사람으로서 가치혁신을 하게 되는데, 인재상에 대한 관점의 변화가 좋은 예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멘토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이 생각했던 인재상이 실제의 바람직한 인재상과는 괴리가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자신들의 회사와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인재상을 새로이 정립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멘티들은 프로그램 종료 후 자신들 역시 존경받는 멘토로 성장하며 선배 멘토로서 후배 멘티들을 양성하게 된다. 이러한 순환구조를 통해 블루오션은 지속적으로 창출될 것이다.

그리고 각박한 경제활동에 쫓겨 사회봉사를 실천할 수 없었던 멘토들은 멘토링 역할을 통해 사회가치를 증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숙명여대의 멘토링 프로그램은 다른 기업이나 학교의 멘토링 프로그램과는 달리 학생과 기업인들이 자발적으로 가치혁신을 실천할 수 있게 한다. 숙명 멘토링 프로그램 자체가 멘토링의 블루오션인 셈이다. / 이민정 비악코리아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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