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습 파문' 속 선거운동 재개... 여성계 공략

'생활자치 맑은정치 여성행동' 주최 서울시장후보 초청 토론회

등록 2006.05.22 13:40수정 2006.05.2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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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강금실 열린우리당, 오세훈 한나라당, 박주선 민주당, 김종철 민주노동당 후보는 생활자치 맑은정치 여성행동과 여성신문사 주최 서울시장 후보초청 여성정책토론회에 참석해 O,X퀴즈를 하고 있다.  간통제 폐지에 대해 강금실 열린우리당 후보는 찬성을, 오세훈 후보는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강금실 열린우리당, 오세훈 한나라당, 박주선 민주당, 김종철 민주노동당 후보는 생활자치 맑은정치 여성행동과 여성신문사 주최 서울시장 후보초청 여성정책토론회에 참석해 O,X퀴즈를 하고 있다. 간통제 폐지에 대해 강금실 열린우리당 후보는 찬성을, 오세훈 후보는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으로 주말 선거운동을 중단했던 여야 서울시장 후보들이 22일 여성계의 지지를 호소하며 선거운동을 재개했다.

강금실(열린우리당), 오세훈(한나라당), 박주선(민주당), 김종철(민주노동당) 등 여야 후보들은 22일 오전 '생활자치 맑은정치 여성행동'과 여성신문사가 주최한 '서울시장 후보 초청 여성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여성정책과 공약을 내세우며 표밭 다지기에 힘썼다.

이날 토론회에서 각 후보들은 정책과 공약 외에 톡톡 튀는 발언으로 참석자들의 웃음을 끌어냈다. 주최측도 '돌발 OX 퀴즈'나 '그것이 알고 싶다' 코너를 만들어 예상치 못한 질문을 쏟아내 후보들을 당황스럽게 하기도 했다.

후보들의 촌철살인

강금실 후보는 지난 20일 발생한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을 "여성에 대한 잔인한 폭력"이라고 못 박았다. 강 후보는 또 "서울시 예산과 정책에서의 성인지적 관점이 중요하다"고 밝히며 보육·취업 예산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오세훈 후보는 '경제활성화론'을 폈다. 오 후보는 "여성 문제도 기본적으로 경제와 관련이 있다"며 "먹고 살만해야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을 텐데, 경제가 어려워 결혼도 늦게 하고 저출산 문제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서울시 경제 활성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주선 후보는 '아내와 어머니'를 통해 감성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찢어지게 가난하면서도 자식의 성공을 위해 애쓰시다가 현재 와병중인 어머니가 있고, 육아를 위해 직업을 포기한 아내가 있다"며 "성실하게 접근해 여성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철 후보는 공공분야 비정규직 여성의 정규직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서울시의 경우 비정규직의 대부분을 위탁하고 있는데, 시장이 되면 여성을 차별하는 기업은 입찰을 제한하는 등 규제하겠다"고 말했다.

각 후보들의 재치 있는 답변도 있었다. 김종철 후보는 '여성부시장 임명'에 대한 질문 도중 "성평등 부시장 도입을 위한 질문에 답한 수치가 틀리다"는 패널의 지적이 나오자 "민주노동당 여성정책연구원이 의지는 강한데 산수를 못한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같은 질문에서 오세훈 후보는 "내가 살아온 인생을 참고해달라"며 "호주제 폐지에 적극 나섰고, 17대 여성 국회의원이 늘어나는데 1등 공신이 감히 나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금실 후보는 "내가 당선되면 시장이 여성이라는 점도 감안해달라"며 농담을 던진 뒤 "부시장을 내부승진으로 발탁하겠다"고 답했다.

박주선 후보도 "사실 여성공무원이 고위직이 되려면 강금실 후보가 당선되는게 좋다"면서도 "하지만 그것보다 여성 부시장 제도를 활용하도록 내가 당선되는게 더 좋지 않겠느냐"고 말해 웃음을 끌어냈다.

a 토론회가 끝난뒤 강금실 후보와 오세훈 후보가 악수를 하고 있다.

토론회가 끝난뒤 강금실 후보와 오세훈 후보가 악수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밖에도 김종철 후보는 '아파트별 경로당을 통폐합한다는 공약은 시대에 역행한다'는 지적에 대해 "그 부분은 공부를 좀 덜했는데, 나중에 공부해서 홈페이지에 더 올리겠다"고 답하며 재치 있게 피해갔다.

박주선 후보는 '여성 일자리 창출 공약이 빠져있다'는 질문을 받자 "어디에 빠져 있다구요?"라고 되물어 참가자들이 다시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었다. 이어 그는 "여성 일자리 창출 공약은 아직 발표 안했다"며 대답을 미뤘다.

당황스런 질문과 답변도 오갔다. "오세훈 후보보다 여성들의 지지가 낮은데 배신감이 들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은 강금실 후보는 "모든 것은 저의 부도덕이지 배반이라든가 배신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몸을 낮췄다.

오세훈 후보는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된 '정수기 광고'에 대해 "지금 내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며 "검찰 수사 결과 전후 사정이 철저히 밝혀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 후보는 또 이회창 전 총재를 '정치적 스승'이라고 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이 전 총재가 정치 입문을 권했고, 여전히 배울 점이 많은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해 생각이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미묘한 입장차 드러낸 'OX퀴즈'

a 박주선 민주당, 오세훈 한나라당, 강금실 열린우리당, 김종철 민주노동당 후보(왼쪽부터)가 생활자치 맑은정치 여성행동과 여성신문사 주최 서울시장 후보초청 여성정책토론회에 참석해 O,X퀴즈를 하고 있다.

박주선 민주당, 오세훈 한나라당, 강금실 열린우리당, 김종철 민주노동당 후보(왼쪽부터)가 생활자치 맑은정치 여성행동과 여성신문사 주최 서울시장 후보초청 여성정책토론회에 참석해 O,X퀴즈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주최측이 준비한 '돌발 OX퀴즈'도 각 후보들을 고민스럽게 만들었다. 주최측은 즉석에서 OX 푯말을 나눠주며 몇가지 질문에 대한 찬반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히도록 요구했다.

각 후보들은 ▲성추행 국회의원의 즉각 사퇴 ▲서울시장 당선 후 정수기 물 대신 수돗물 마시기 ▲강북-강남권 세수조정 등에 모두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간통죄 폐지'에는 오세훈 후보가 유일하게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또 '난지도골프장의 공원화'에는 박주선 후보가 반대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는 강금실·김종철 후보가 찬성했지만, 오세훈·박주선 후보는 입장을 유보했다. "신체여건이 허락된다면 직접 출산을 경험하겠느냐"는 마지막 질문에서는 남성 후보들이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하지만 세 후보 머뭇거리면서도 'O'를 들어 참석자들의 박수를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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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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