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저희 둘, 혼자서도 잘 살지만 한번 같이 살아보기로 했습니다."
홍미영 열린우리당 의원의 청첩장 문구다. 쉰둘인 홍 의원은 지난 3월, 두 번째 화촉을 밝혔다. 신랑은 레저사업을 하는 쉰네 살의 송종식씨. 두 사람 모두 각각 딸 둘, 딸 셋을 두었다. 홍 의원은 "한꺼번에 다섯 딸의 어머니가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홍 의원은 4년 전 이혼의 아픔을 겪었다. 그는 "살벌한 남성중심 정치판에서 '이혼'이라는 딱지가 얼마나 위험하고 불리한 주홍글씨인지 알기에 이혼만은 피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정치를 하면 가정을 지키지 못한다는 잘못된 가부장적 사회통념에 '내가 그 사례가 되면 안 된다'고 발버둥 쳐야 했다"고 술회했다.
결국 그는 '이렇게 살다가는 내가 정말 죽지'하는 생각에 이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죽으면 명예롭지 않나'하는 생각도 수없이 했다. 별거, 합의이혼, 가정법원까지 가는 동안 죽음 못지않은 마음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이혼 후 두 딸과 함께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집을 옮기기도 했다. 정치에 다시 도전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마저 생겼다. 그는 가까스로 용기를 내어 17대 총선에 도전하기로 했다.
그 시절, 남편 송종식씨를 만났다. 송씨와는 1990년대 중반 인천광역시 의원으로 함께 활동했던 인연이 있었다. 송씨는 2004년 17대 총선 때 인천 부평의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고 있었고, 홍 의원은 열린우리당 후보로 뛰고 있었다.
송씨는 이혼의 상처를 딛고, 17대 총선을 정치 재도전의 기회를 삼은 홍 의원에게 선거 자문과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비례선거 최종일엔 연설문과 자세 수정은 물론, 무슨 옷을 입고 나갈지도 세심하게 챙겨주었고, 국회의원이 된 후엔 홍 의원의 후원회장으로 곁을 지켜주었다. 홍 의원에겐 든든한 조력자이자, 정치적 동반자였던 셈이다.
비례선거에서 좋은 성적으로 비례 순번을 받은 날, 송씨는 홍 의원에게 "이제 국회의원이 된 만큼 처신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며 자신과의 만남을 끝내자고 연락해왔다.
안타깝게 헤어진 두 사람을 다시 이어준 것은 홍 의원의 막내딸이다. 홀로 정치판에서 힘겨워하는 엄마에게 아저씨의 그늘이 너무나 소중한 안식처임을 깨달은 막내가 송씨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둘 다 초혼도 아니고, 복합가정을 이루기엔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홍 의원은 재혼을 결심하기까지 수없이 많은 고비가 있었음을 털어놓았다. 그는 재혼에 앞서 양가 가족 모두가 상담을 받도록 했다. 상담을 받으면서 가족 개개인들이 자신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해나갈 것인지, 20년 가까이 서로 떨어져 지내온 가족 구성원들이 다함께 행복하게 살기 위해선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소통했다.
다섯 딸들은 오히려 새엄마 새 아빠가 생긴 것을 기뻐했고, 서로의 상처를 따뜻하게 보듬어 안았다.
홍 의원의 딸 새미양은 딸들의 대표로 결혼식 하객들 앞에서 엄마 아빠께 드리는 편지글을 명랑한 목소리로 읽었다. 홍 의원은 벅찬 감동으로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새롭게 출발하는 두 사람은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영원한 사랑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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