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당, 광주전남 자민련이 되고 있다"

[인터뷰] 오병윤 민주노동당 광주광역시장 후보

등록 2006.05.29 15:24수정 2006.05.2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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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광주광역시장 선거 후보자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영택·박광태·한영 후보에 대한 인터뷰에 이어 오병윤 민주노동당 광주시장 후보의 인터뷰 기사를 싣습니다. <편집자주>
a 민주노동당 오병윤 후보는 "단순한 경제지표가 좋다고 광주 서민들이 잘 살고 있느냐"며 박광태 후보와 조영택 후보의 경제살리기 공약을 비판했다. 그는 "광주가 진보정당의 새로운 진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주노동당 오병윤 후보는 "단순한 경제지표가 좋다고 광주 서민들이 잘 살고 있느냐"며 박광태 후보와 조영택 후보의 경제살리기 공약을 비판했다. 그는 "광주가 진보정당의 새로운 진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민주노동당 광주시당

전통적으로 전략적 선택을 해왔던 광주에서 '진보 정당'의 새로운 진지가 구축될 수 있을까. 민주노동당은 울산광역시에 이어 광주광역시에서 그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오병윤 민주노동당 광주광역시장 후보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치열한 영역 다툼을 하고 있지만 광주에서 후보자와 정당투표에서 지지율 20% 목표치가 자신있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실제 지난 2002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은 정당 투표에서 광주·전남에서 14.5%라는 지지율을 획득한 바 있다. 지난 27일 저녁 오병윤 후보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광주를 진보정당인 민노당의 새로운 진지로 여기는 배경에는 여론조사라는 과학적 근거와 광주민심에 있다"며 "광주민심은 열린당과 민주당이 아닌 새로운 대안세력을 갈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박광태 후보와 조영택 후보의 경제살리기 공약에 대해 "부자 살리기의 다른 표현"이라며 "수출이 늘고 기업유치를 했다고 광주 서민들이 잘 살고 있느냐"고 되묻고 '빈곤과 차별없는 평등광주'를 강조했다.

오 후보는 전남 화순출생으로 중학교 졸업과 함께 서울에서 공장생활을 했다. 그는 83년에야 27살의 늦깎이 대학생으로 전남대 사범대에 입학했으나 85년 전남대총학생회장이 된 후 수배와 구속, 제적으로 교사의 꿈을 접었다. 이후 그는 80년대 후반 광주노동운동단체연합의장을 시작으로 전국연합 조직위원장 등을 지내면 노동운동과 재야운동에 뛰어들었다. 지금은 민주노동당 광주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다.

'빈곤과 차별 없는 평등광주'를 만들겠다는 그는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그리고 차별철폐를 실현하기 위한 10대 공약을 제시했다. 교육분야에서 무상 급식은 초등학교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중·고교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년일자리도 1만개 확충하겠다고 공약으로 내놓았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광주, 진보정당의 새로운 진지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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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광주시당

- 광주에서 어느 정도 지지율을 자신하나.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당과 후보자 지지율 20%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생활정치 실현을 위해 기초의원 15명의 당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것은 광주에서 민노당이 대안 정치세력으로 뿌리를 내리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고 이를 자신한다. 결코 지나친 목표치가 아니다. 광주는 그 동안의 민주당의 행태에 실증나있고 열린우리당에 대한 기대는 거의 접었다. 그래서 새로운 정치세력을 기다리고 있고 민노당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절반의 승리를 하고있다."


- 중앙당은 물론 광주시당에서도 광주를 '진보정치의 새로운 진지'라고 기대하고 있다. 당장 단체장 선거에서 당선가능성은 없어보이는데 기대감이 너무 높은 것은 아닌가.
"민노당은 노동자 중심의 정당으로 시작해 울산에서 그 진지를 구축한 바 있다. 창당 6년을 넘어서면서 질적으로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하는 과정에 있다. 광주를 진보정당인 민노당의 새로운 진지로 여기는 것은 여론조사라는 과학적 근거와 광주의 민심에 있다. 지난 1달여 동안의 각종 여론조사를 검토한 결과, 울산과 부산, 광주에서 가장 높은 지지세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에 실망한 시민들이 민노당을 대안세력으로 서서히 인식해 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그것을 확인받을 수 있다. 이미 지난 2002년 선거에서 우리는 그 가능성을 확인받았다."

- 선거가 종반이다. 광주 민심이 어디를 향하고 있다고 보나.
"광주는 지금까지 전략적 판단을 해 왔다. 광주 민심은 새로운 대안세력을 갈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국 정치를 어떻게 선도하느냐보다는 지역 패권을 누가 잡느냐, 그 지분을 얼마나 행사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있다. 그리고 민주당의 공천 행태 등에 대해 시민들은 향수를 버리고 있다. 다만 열린우리당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당장에 지지를 보내고 있을 뿐이다.

열린당은 대선과 총선에서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전혀 개혁적이지도 못하고 안정적이지도 못했다. 섣부른 목소리만 냈다. 오만해 졌다. 시민들은 극단적으로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 따라서 시민들은 대안세력을 기대하고 있다. 민노당이 대안세력으로 자리를 잡아갈 것이다. 물론 이런 민심이 곧바로 민노당 지지표로 모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의미있는 표출이 있을 것이다."

- 오병윤 후보와 광주시당은 광주의 발전을 위해 준비돼 있다고 생각하나.
"충분히 준비돼 있다. 우리는 광주 발전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의 패러다임은 복지공동체와 평화공동체다. 기존 행정 체계의 연장선상이 아니라 지방 정치에 대한 성찰 속에서 복지와 평화공동체를 실현해 가야하고 우리는 그것을 위한 계획을 정책으로 선보여왔다.

지역발전은 주민들이 스스로 주민자치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워야한다. 행정은 주민들 위에 군림하고 독선적으로 발전전략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주민자치에 대한 지원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그것을 이꿔낼 수 있는 철학과 전략을 가지고 있다. 정당 조직이 선거때만 표를 얻기위해서 움직여서는 안된다."

"수출늘고 기업유치한다고 서민이 잘살고 있나?"

- 조영택, 박광태 후보의 경우 경제살리기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부자 살리기의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좋지만 이런 경제적 발전이 시민들의 삶에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면 된다. 박광태 후보는 수출이 늘어나고 기업이 유치되어서 경제지표가 좋아졌다고 한다. 그런데 광주시는 청년실업률 10%로 전국 광역시 중 가장 높다. 또 기초생활 수급자 수 역시 전국에서 1등이다. LG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경제고통지수가 전국에서 1위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단순하게 수출이 늘고 기업유치를 했다고 광주 서민들이 잘산다? 이건 아니다. 나는 서민경제를 살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할 때 정말 광주가 잘사는 것이다. 임금 소득 격차를 줄이고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예를들면, 광주에 대형할인점이 14곳 있다. 또 7곳이 교통영향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원 등은 대형할인점이 인구 15만명당 1곳이 적정하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광주는 넘치고 있다. 누가 허가를 내줬나.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시장과 구청장이 허가해 왔다. 대기업에 치우지지 말고 광주의 자생적 경제구조를 구축해야하고 이를 위해서 토착형 중소기업과 중소상인들을 지원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 다른 후보들은 행정전문가임을 자칭하고 있다. 자신은 어떤 경쟁력을 갖추고 있나.
"선거전에 뛰어든 언어적 술사라고 생각한다. 행정전문가는 지방정치와는 맞지않다. 이런 사람들이 지방자치와 정치를 한다면 지방자치 할 필요없다. 그냥 유능한 사람을 중앙정부에서 내려 보내면 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경제전문가다, 행정전문가다 이런 사람보다는 140만 시민이 스스로 자신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그런 자치마인드를 갖춘 사람이다. 발전전략을 시민과 더불어서 짤 수 있는 지방자치 전문가가 필요하다. 정치경제학에 기초한 통합형 전문가다. 나는 이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박광태 후보는 마치 경제전문가처럼 이야기하는데 경제전문가를 들여오면 되는 것이다. 지방이 잘산다는 것은 지표상 나타나는 경제 규모가 아니다. 삶의 질에 있다. 자치철학이 중요하다. 자치철학이 없는 행정과 경제는 시민을 객체화하고 배제하고 특정 세력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으로 몰락할 수 있다."

- 상무소각장과 쓰레기매립장 등 환경문제와 관련해 주민과 행정기관의 갈등이 있었다. 어떻게 해결해 가야한다고 생각하나.
"독단적 행정의 표본이 상무소각장 문제다. 미국의 경우 소각장을 만드는데 27년을 걸려서 하는 경우가 있다. 주민과의 협의 때문이다. 우리는 어떻게 했나. 인근 주민들과 한마디 협의도 없이 밀어붙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전문가, 시민사회, 주민들과 꾸준히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이 결과를 가지고 행정기관이 집행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불도저식으로 추진해서 생긴 문제가 많다.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광주는 지금도 낡은 행정 모델을 그대로 고집하고 있다. 21세기 시민에게 20세기 낡은 정치와 시스템에 길들여 온 민주당과 민주당 시장이 그대로 고집하고 있다. 광주는 이제 불도저는 필요없다."

-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싶은 것은.
"정동영 열린우리당 당의장은 당 문을 닫겠다고 했고 민주당은 한나라당과도 연대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이미 지방선거는 시민을 어떻게 정치의 중심으로 정책결정의 주체로 세우겠다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지분과 지역패권만을 이야기하고 있다. 열린당도 민주당도 광주전남 자민련이 돼 가고 있다. 지역에서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 세력이 누구냐, 지금은 작지만 전국 200여개 지역위원회가 있는 민노당이 있다. 민노당에 투자해달라. 민노당에 물 한 모금 주고 햇볕 한 번 달라. 새로운 정치, 지방자치를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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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광주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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