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마음으로 광주를 보듬고 싶습니다"

[인터뷰] 한영 한나라당 광주광역시장 후보

등록 2006.05.22 10:29수정 2006.05.2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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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에게 광주는 '불모지'나 다름없다. 대선과 총선을 막론하고 지금껏 한나라당 소속 후보가 광주에서 당선된 적이 단 한차례도 없었을 뿐더러 당지지율이 두 자릿수를 넘은 적도 거의 없었다는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이로 인해 그동안 광주에서는 한나라당의 목소리를 거의 들어볼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광주 여성계의 대모'라고 할 수 있는 한영(65)씨가 한나라당 후보로 광주광역시장직에 출사표를 던진 것은 이런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실제로 한국여학사협회 광주지부 설립을 주도하는 등 40년 가까이 지역 여성ㆍ시민운동에 힘써온 한 후보의 이력은 큰 강점으로 평가 받기도 한다. '몇 % 득표수를 목표를 하고 있냐'는 질문에 "당선이 목표"라고 대답하는 그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묻어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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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강성관

다음은 한영 후보와의 일문일답을 요약한 것이다.

- 광주광역시장에 하필이면 지역에서 가장 지지도가 낮은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하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는가?
"40년 동안 여성운동을 하면서 지역 내 의식이 너무 편향돼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됐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치는 것이 결코 좋은 게 아니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내가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를 결심하게 됐던 것도 바로 이렇게 편향돼 있는 부분이 다시 균형점으로 돌아오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 민주당 소속 현 박광태 시장의 시정을 평가해본다면?
"광주를 위해 예산도 많이 따온 것으로 알고 있다. 열심히 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 한나라당 16개 시ㆍ도지사 후보 가운데 유일한 여성후보라고 알고 있다. 그만큼 여성 자치단체장은 아직까지 우리 국민에게는 낯선 것이 사실이다. 여성시장으로서의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남성 시장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유연함과 섬세함이라고 할 수 있다. 시민들에게는 큰 사업을 벌이는 시장보다는 세세한 부분까지 챙겨주는 어머니와 같은 시장이 필요하다. 여성이 살림을 해야 가정이 잘 돌아가듯이 여성시장이 더욱 꼼꼼하게 시정을 처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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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강성관

- 최근 박근혜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들이 지역 내 '반 한나라당 정서'를 달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현재 광주에는 '반 한나라당' 정서가 여전히 강하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동안 한나라당이 광주시민들의 입장을 적절하게 반영해주지 못 했던 게 가장 큰 이유다. 후보직을 맡고 살펴보니 시당은 거의 폐쇄 직전이고 당원은 전무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민심을 살피고 대변해 줄 수 있었겠는가? 그래도 내가 후보가 된 뒤로 지지율이 0.7%에서 4.3%가량이나 올랐다. 이것이 바로 희망이다."


- 지난 18일 광주를 방문한 박근혜 대표의 유세를 남총련 소속 대학생들이 방해했다. 일각에서는 이것이 바로 한나라당에 대한 호남민심이라고 표현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유세를 방해한 데 대해서는 유감스럽지만 대학생들의 다양한 의견들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일부 학생들의 행동이었던 만큼 이를 두고 호남민심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오히려 거리를 직접 다니면서 광주에도 한나라당이 존재해야한다는 의견을 많이 듣고 있다. 분위기가 예전과 달라진 것만큼은 사실이다."

-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공약과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알려 달라.
"나는 거창한 공약은 하지 않는다. 대신 내가 가장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공약을 자신있게 내세웠다. 가장 먼저 광주의 24개 재래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총력전을 펴겠다. 이를 위해 재래시장 인근에 주차장과 물류센터 건립은 물론 백화점과 할인마트에 대항할 수 있는 경영전략을 제공하기 위해 경영마인드 지원센터를 세울 것이다. 시장이 되면 이 부분에 대한 예산을 가장 먼저 마련할 것이다."


- 광주 여성단체협의회 회장 등 시민단체에서 활동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원칙적으로 시민단체와 정치인 모두 시민들을 위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치는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국민을 위해 집행하는 것이고 시민단체는 정치권에서 자칫 소홀해질 수 있는 부분을 보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출마를 결심하기까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
"사실 출마를 결심한 순간까지 고뇌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우리 정치의 한 축이라고 할 수 있는 한나라당에 광주 민심을 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인들의 권유를 듣고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또한 힘을 실어주겠다는 박근혜 대표의 말도 큰 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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