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FTA 체결이후 빈부격차 심화돼"

캐나다 미디어운동가 도로시 키드 교수 초청 공개강좌

등록 2006.05.30 15:37수정 2006.06.1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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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캐나다의 미디어운동가이며 커뮤니케이션학 교수 도로시 키드의 강연

캐나다의 미디어운동가이며 커뮤니케이션학 교수 도로시 키드의 강연 ⓒ 임순혜

한미 FTA는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특히 공공 서비스는 얼마나 후퇴할 것인가, 그리고 FTA 반대투쟁에서 미디어 운동의 역할은 무엇일까? 에 대해 생각해 보는 자리가 5월 29일 오후 2시 광화문 ‘미디액트’ 강의실에서 있었다.

‘미디액트’는 캐나다와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디어운동가이자 커뮤니케이션학 교수인 도로시 키드를 초청하여 한미 FTA가 공공 서비스, 특히 문화와 시청각 서비스 분야에 미칠 영향을 진단하고 이를 막아낼 활동 전략을 모색해보는 공개강좌를 개최하였다.

도로시 키드 교수는 캐나다에서의 자유무역협정(FTA와 NAFTA)은 캐나다의 노동계층이 거둬들인 국가 수익을 침해해 왔다고 밝혔다. 실제 임금과 소득, 의료에 대한 권리, 실업 보험, 교육 등의 권리가 감소되었다고 말했다.

특히 문화와 통신은 더 이상 사회적·문화적 가치, 그리고 민중의 공통 자산이자 지식으로 간주되지 않고, 국제 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부르는 입찰자에게 팔릴 수 있는 ‘상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하였다고 밝혔다.

"FTA로 인해 미국 의존도 80%에서 95%로 증가"

a 캐나다의 미디어운동가이며 커뮤니케이션학 교수 도로시 키드

캐나다의 미디어운동가이며 커뮤니케이션학 교수 도로시 키드 ⓒ 임순혜

도로시 교수는 “캐나다는 FTA(1988년 승인)로 인하여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80%에서 95%로 증가하였고, 생산성이 향상되고 수출이 증가되었으나 임금은 올라가지 않고 1인 소득은 감소했다(상위15%만 소득 증가)”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협약의 결과 건강·의료 부분의 공공적 부문은 없어졌다”며 “실업 연금의 경우 실업자의 75%가 실업 연금을 받을 수 있었으나 노동과 생존 근거 자체가 공격받게 되었다”고 밝혔다.


도로시 교수는 협약의 결과로 사회안전망이 축소되었다면서 “싱글맘(미혼모)을 비롯하여 다양한 소수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정규직은 비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며 “의료 분야가 가장 큰 문제로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되었는데, 공공자금이 축소되고 민간서비스 부분은 의료비용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또한 “교육 분야도 중요한 영역으로 공적 지원이 축소되어 기금과 장학금이 축소되고 학자금 대출을 받아 대학을 졸업하게 되어 졸업할 때는 엄청난 부채를 안고 졸업하게 되고, 그 빚을 갚으려 한국에 나와 학원 강사로 빚을 갚는 경우도 보았다“ 고 말했다.


도로시 교수는 “사회적 서비스도 탈규제로 인하여 계급적 격차가 확대되어 노동자 계급 출신이 더 힘들어져 ‘사회안전망의 미국화’로 표현되는데,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삶의 질의 차이도 심해졌다”고 밝혔다.

“문화커뮤니케이션의 경우도 캐나다는 문화적 예외 조항으로 문화는 배제된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켜 저항운동을 분산시키고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하고 “새롭게 들어오는 미디어에 대한 규정이 없어 문화다양성을 보장하는 정책을 채택하는데 어렵게 만들었다. 옛날 미디어 산업은 보호하였으나 새로운 신기술에 대한 아무런 보호 장치를 가질 수 없어 캐나다는 새로운 정보통신 분야의 민영화가 가속화되어, TV를 제외한 분야 모두를 미국이 다 장악해 비싼 비용을 치르게 되고 공공적 서비스 분야를 펼 칠 수 없게 되었으며, 노동자와 합의 없이 산업기밀을 해외로 빼돌리는 것도 가능하게 했다”고 밝혔다.

"캐나다 영화인들, 정부 약속 믿은 것은 착각이었다"

a 캐나다의 미디어운동가이며 커뮤니케이션학 교수 도로시 키드의 강연회

캐나다의 미디어운동가이며 커뮤니케이션학 교수 도로시 키드의 강연회 ⓒ 임순혜

도로시 교수는 시민사회의 저항운동과 관련하여 “노동운동과 여성운동, 환경운동 등이 자유무역협정을 저지하는 운동이었으나 연대를 통해 다양한 공공 부문에 대한 사회적 의식을 제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며 “WTO 대항하는 투쟁이 있을 때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연대활동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사회 안전망이 공격받으며 복지가 축소되고 생산현장에서 독립되면서 자기시간을 투자하는 사람이 적어져 실제 자원 활동에 참여하는 구조가 위축된 것도 FTA의 구체적 결과의 하나”라고 밝혔다.

도로시 교수는 영화부분에 관련해서도 “캐나다 정부가 영화는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고 약속하여 영화인들이 운동을 하지 못해 스크린쿼터는 배제되었다"며 "캐나다의 경우 독립제작자가 힘을 가져 이들이 주로 정부를 상대하였다. 정부의 약속을 믿은 것이 착각이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도로시 교수는 한미 FTA 운동 관련하여 “NO FTA로는 한계가 있으며 사람들이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권리를 지켜내려고 새로운 미디어를 포함하여 다양한 참여로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미디어 시스템을 구축해 설득하고 전선확대를 해야 할 것”이라는 미디어 전략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도로시 교수는 전략적인 측면에서도 “미국 내 지지자를 확보하여 그들과 다양한 운동의 연대를 활용해야 한다. 한미 FTA로 미국의 공공적 서비스가 축소될 것이기 때문에 함께 연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내 지지자들과의 연대를 제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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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가짜뉴스체크센터 상임공동대표, 5.18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며, NCCK언론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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