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싹쓸이로 대선 때 역풍 우려"

[인터뷰] '책사' 윤여준 전 의원 "한나라 지지는 반사이익에 불과"

등록 2006.06.01 09:43수정 2006.06.0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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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5.31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당선이 확실시되자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가 부인 송현옥씨, 윤여준 선대위원장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5.31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당선이 확실시되자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가 부인 송현옥씨, 윤여준 선대위원장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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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종호

"서울시정이라는 게 간단한 일 아니다. 오세훈 후보는 시장이 되는 것보다 시정을 이끄는 일이 더 어려운 부담이 될 것이다. 더구나 많은 사람들의 성원 속에서 시장이 된 만큼 기대치도 그만큼 높을 텐데 그 기대치를 충족하기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최근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로부터 '외부영입 당권주자'로 유력하게 지목되는 윤여준(사진) 전 의원(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선대위원장)은 31일 시민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한 후, 7월 전당대회에서의 한나라당 당권 출마설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윤 전 의원은 "당시 박근혜 대표의 만류가 있었지만 당적까지 정리하고 정계를 떠났고, 이후 한 번도 정계 복귀를 염두에 둔 적은 없다"며 "(당권 도전설은) 내 의사와는 무관하다. 내 자신이 당권을 맡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지 않을 뿐더러 적임자라고 생각한 적도 없다. 정치와 떨어져 있는 지금 생활이 편하고 좋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번 5.31 선거에서 드라마틱한 오세훈 후보의 등장과정을 보면서 민심을 읽을 수 있었다. 이번 선거는 국정 실패에 대해 국민이 던진 강력한 경고 메시지다. 민심이 당심을 누른 현상에 대해 한나라당은 심각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대선에서 실패하지 않으려면 다시는 당심이 민심과 격리되는 일 없도록 해야 한다. 이같은 국민의 경고 메시지를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의원이 이 같은 발언은 듣기에 따라 당권 도전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는 '그러면 오세훈 선거 캠프에서 선대위원장 맡은 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여전히 당적은 갖고 있지 않다. 다만 16대 국회에서 오 변호사와 친밀한 인연이 있었고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해서도 여러 번 오 변호사가 의논을 해와 의논 상대가 됐었다. 그 때 후보로 나가면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했고 이번에 후보가 되자마자 도움을 청해 와서 개인적인 약속을 이행하는 의미에서 참여하게 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그 말은 한나라당에 대한 애정이 없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 "아니다. 당적을 갖고 있지 않지만 당에 대한 애정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한나라당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왜 없겠느냐"면서 "지난 16대 총선 당시 나는 여러 사람을 아프게 했다. 그러나 개인을 위해서 한 일은 아니었다. 오직 당을 위하는 마음으로 했던 일이다"고 거듭 당에 대한 강한 애정을 표시했다.


특히 윤 전 의원은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사실상 싹쓸이 한 것에 대해 "오히려 대선 때 역풍이 심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윤 전 의원은 "이번 한나라당이 받은 지지는 집권당의 지리멸렬에 대한 국민 혐오가 준 반사이익에 불과하다"며 "한나라당이 나라의 중심세력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면 2007년 대선에서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반사이익이 아닌 스스로의 힘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으로부터 촉발된 정계개편설에 대해 "최근 여당의 정계개편 설 중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과 함께 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는 열린우리당의 자기부정 형태가 될 것"이라며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의 주장과 상반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인물 중심의 정계개편은 국민으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없다"며 "이념과 정책 위주의, 다수당 형태의 정계개편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인터뷰 말미에서 윤 전 의원은 느닷없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결코', '다시는'이라는 용어를 앞세워 미래를 확신하는 화법은 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권 출마에 대해 단호한 부정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느냐'고 묻자, 그는 "이번 일들을 보면서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인생에 대해 한치 앞도 장담할 수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답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시민일보(www.siminilbo.co.kr) 6월 2일자에 게재됩니다.

덧붙이는 글 본 기사는 시민일보(www.siminilbo.co.kr) 6월 2일자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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