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만난 오세훈 "청계천은 보물단지"

오전 박근혜 대표 이어 당선 인사... 이 시장 "깨끗한 선거, 뒤끝이 좋다"

등록 2006.06.01 11:56수정 2006.06.0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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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1일 오후 서울시청을 찾아 이명박 서울시장과 면담을 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1일 오후 서울시청을 찾아 이명박 서울시장과 면담을 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2신: 1일 오후 4시>

이명박 "오 당선자는 환경·문화 전문가"


1일 오전 박근혜 대표에게 당선 인사를 다녀온 오세훈 당선자는 오후 2시 이명박 서울시장을 찾아가 당선 인사를 나눴다.

오 당선자를 만난 이명박 시장은 "축하한다"는 말을 건넨 뒤 "(오 후보가) 자기 이미지에 맞는 깨끗한 선거를 치러 뒤끝이 좋다"고 덕담했다. 또 오 당선자를 가리켜 "환경·문화 전문가"라고 거듭 추켜세웠다.

아울러 이 시장은 "한나라당이 당선돼서 시정의 일관성이 있게 됐다"며 "한 10년만 일관성 있게 하면 서울은 세계 일류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당선자도 이 시장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 당선자는 이 시장이 재임 중 최대 사업의 하나로 꼽는 청계천을 '보물단지'라고 부르며 "잘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또 "선거 운동 기간 중 대표 공약을 이야기하라고 하면 항상 강북도심 프로젝트를 많이 이야기했다"며 "청계천을 중심으로 남북 4개 축을 만들어 강북의 경쟁력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약 5분간 공개적으로 대화를 나눈 뒤 기자들을 내보내고 비공개 만남을 가졌다.


[기사 보강 : 1일 낮 12시 15분]


박근혜 "겸손하고 또 겸손해야..."
오세훈 "책임감 때문에 잠 안 와"


a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1일 오전 염창동 한나라당사를 방문해 박근혜 대표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1일 오전 염창동 한나라당사를 방문해 박근혜 대표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a '언제가 제일 힘들었냐'는 박 대표의 질문에 오 당선자가 '대표께서 피습당하셨을 때가 제일 힘들었다'고 대답하고 있다.

'언제가 제일 힘들었냐'는 박 대표의 질문에 오 당선자가 '대표께서 피습당하셨을 때가 제일 힘들었다'고 대답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오세훈(한나라당) 서울시장 당선자는 당선 첫날인 1일 당선 사례를 하기 위해 가장 먼저 박근혜 대표를 찾았다.

오전 8시 동작동 국립묘지 참배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 오 당선자는 곧바로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를 방문해 박 대표에게 머리를 숙였다. 박 대표는 마치 고승이 제자를 대하듯 "겸손하고 또 겸손하라"는 가르침을 내렸다.

오전 10시 15분께 당사에 도착한 오 당선자는 한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선거기간 동안 대변인으로 오 당선자를 수행한 나경원 의원도 보라색 투피스를 입고 함께 당사로 들어섰다. 기자들 사이에서 "이제 마음 놓고 보라색 옷을 입네"라는 농담이 나오자 오 당선자와 나 의원은 밝게 웃기도 했다.

오세훈, 첫 당선 인사는 박 대표에게

a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는 1일 오전 염창동 한나라당사를 찾아 박근혜 대표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오 당선자가 박 대표의 격려를 받은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는 1일 오전 염창동 한나라당사를 찾아 박근혜 대표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오 당선자가 박 대표의 격려를 받은 뒤 환하게 웃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오 당선자는 대표실 옆 회의실에서 2~3분 정도 기다린 뒤 박 대표를 만났다. 10시 20분께 박 대표는 대표실 문을 나와 오 당선자를 향해 "축하합니다, 고생 많으셨어요"라고 인사하며 악수를 나눴다.

오 당선자는 박 대표의 상처를 보며 "아직 많이 불편하시죠"라고 물은 뒤 "퇴원할 때 뵈었는데 굉장히 마음이 불편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방송에서 웃는 모습을 보니까 또 굉장히 마음이 편해지더라"고 인사를 건넸다.

박 대표도 오 당선자에게 "저번에도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아주 진지한 분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덕담을 했다.

박 대표가 "언제 가장 힘들었느냐"고 묻자 오 당선자는 "박 대표께서 피습 당하셨을 때와 열린우리당이 자질 검증을 한다면서 4월 13일 네거티브 전략을 시작했을 때"라고 답했다.

오 당선자의 당선 소감도 이어졌다. 그는 "서울시민들에게 감사하고 책임감이 느껴진다"며 "어저께는 책임감 때문에 잠이 오지 않더라"고 말했다. 또 "선거 때는 지지율 높고 차이 많은 것이 좋기만 했는데, 끝나고 나니까 부담된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기초의회까지 한나라당에 압도적 지지를 해주셨는데 이제 잘 된 것도 한나라당 덕분이지만 잘못된 것도 다 한나라당 탓"이라고 답했다. 또 "당직자 회의에서도 기대가 큰 만큼 우리가 겸손한 마음으로 일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겸손'을 주제로 한 박 대표의 가르침은 계속됐다. 박 대표는 "서울시민의 친구 같은 시장, 깨끗한 시정을 할 것 같다"며 오 당선자를 추켜세우면서도 "많은 지지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어 "책임감을 부담으로 가지고 보답하겠다는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서울을 잘 이끌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가 말하는 동안 오 당선자는 고개를 가끔 끄덕거리며 진지하게 듣는 모습이었다. 박 대표는 오 당선자와 약 10분간 대화를 나눈 뒤 당선 인사 자리를 짧게 끝냈다.

대표실을 나온 오 당선자는 곧바로 한나라당 기자실에 들러 "선거기간동안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며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오 당선자는 이날 오후 2시께 서울시청을 찾아 이명박 서울시장에게도 당선 인사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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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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