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는 12일 여의도 당사에서 선거사무소 현판식과 선대위 발족식을 가졌다. 김종철 서울시장 후보와 문성현 당대표, 권영길 의원등이 `김종철`을 연호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그렇다면 왜 민주노동당의 예측은 빗나간 걸까?
이번 선거에서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이구동성으로 "5.31선거의 표심은 열린우리당 심판"이라고 외치면서, 열린우리당에 실망한 개혁 표심이 민주노동당으로 향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뚜껑을 열었더니 그게 아니었다. 2004년 총선 지지율에도 못 미쳤다.
박용진 대변인은 "2004년 13.1% 지지율이 진보정당에 대한 기대치였다면, 지방선거의 12.1%는 지난 2년 동안 활동의 성적표에 해당한다"면서 "내부적으로는 열심히 했다고 평가할지 모르지만, 국민들이 보기에는 부족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쌀개방 반대, 비정규직 법안 개악 반대 등을 빼면 뚜렷한 목소리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점이 바로 그것이다.
구체적인 바닥 민심을 파악하지 않은 채 정치공학적으로만 상황을 판단해 섣부른 승리를 점쳤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노동당 당직자로 근무하다 경기도 용인시 구성에서 기초의원으로 출마한 김배곤씨는 "3인 선거구에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다음으로 당선되리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면서 "직접 선거 공간에서 뛰어보니 민주노동당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인식은 '그런 정당도 있지' 하는 정도였다"고 현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김씨는 이어 "지역에 내려와 선거 운동을 해보니 끈끈한 유대가 없으면 아무 것도 안 되는 게 현실"이라면서 "그 유대를 만들지 못하면 민주노동당은 4년 후에도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지역에 뿌리내리는 활동을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 강북 기초의원 최 선씨와 과천시 시의원 황순식씨의 당선과 전농 출신 후보들의 당선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밑바닥에서 꾸준히 활동한 후보들에게 당선의 열매가 돌아간 셈이다.
이번 선거에서 빗나간 예측과 함께 민주노동당에게 아픈 대목은 울산 지역의 참패다.
10년간 지켜온 울산 북구와 동구에서의 수성 실패는 대기업 노동운동에 기댄 활동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현실 속에서 고통받는 비정규직 노동자과의 연대가 필요한 대목이다.
키워드는 '새로운 전략'과 '대선'
민주노동당은 6월 23일 중앙위원회와 7월 23일 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번 기회에 원내와 원외가 함께 민생 현안들에 대해 새로운 전략을 짜고 2007년 대선계획을 구체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 장상환 소장은 "서민들의 의견이 빠르게 반영될 수 있도록 당의 의사결정과 집행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당내 분파들도 서민들이 무엇 때문에 고통받는지 연구해서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소장은 이어 "대선 후보 조기 가시화는 당내 문제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고, 국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5. 31 지방 선거 이후 민주노동당에게는 '새로운 전략'과 대선'이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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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심판" 외쳤지만, 뚜껑 열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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