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의 발생지인 인천 차이나타운입니다.이승숙
차이나타운은 색깔부터 다르다. 온통 붉은 계통의 색이다. 간판과 가로등 그리고 건물 외벽도 모두 붉은색이다.
쉬는 날이라서 차이나타운은 사람들로 넘쳐 났다. 음식점에도 사람들로 가득했다. 겨우 빈자리를 하나 차지하고 앉아서 원조 자장면과 짬뽕 한 그릇씩을 시켰다.
점심을 먹고 밖으로 나와서 이 곳 저 곳 기웃대며 구경을 했다. 차이나타운에는 중국 옷과 신발, 그리고 차와 다기들까지 온통 중국 물건들뿐이었다. 우리는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앙증맞게 생긴 수저받침을 식구 수대로 샀다.
다시 길을 달려 소래포구로 향했다. 소래포구에도 역시 사람들로 넘쳐 났다. 어딜 가나 사람들의 물결이다.
젓갈을 살 때면 항상 가는 그 집 '옹진상회'를 찾아갔다. 벌써 10년 이상 우리가 찾아가는 단골 젓갈집이다. 갈 때마다 덤을 얹어주던 할머니는 뒤로 물러나 앉아 있었고 딸인 듯한 30대 여인이 장사를 하고 있었다. 명란젓과 창란젓, 갈치속젓에다 청어알젓 그리고 낙지젓까지 한 보따리를 샀다.
우리 부부는 해마다 6월 6일 현충일 무렵이면 경북 의성 본가로 간다. 그 때 쯤 의성은 마늘을 캐느라 온 동네가 바쁘다. 마늘을 캐면 한 단씩 묶어서 벽에 걸어두고 말렸다. 그 무거운 마늘을 한 두 접도 아니고 수백 접씩 달아 올리려면 힘 좋은 젊은이가 필요하다. 그러나 시골에는 노인들만 계시고 힘을 써야 할 젊은이들은 없다. 그래서 우리는 해마다 의성 본가로 가서 마늘 거는 일을 도맡아 해왔다.
나는 마늘 농사짓는 모습을 보며 자랐지만 일을 잘 할 줄 모른다. 그래서 그냥 어른들 따라 다니면서 잔심부름이나 하고 머리가 떨어진 마늘이나 줍곤 한다. 올해는 특별히 카메라를 들고 가서 일하는 어르신들 모습을 찍을 생각이다. 또 아버님께 옛날 살아온 이야기들을 들어볼 작정이다.
내 나이 마흔이 넘고, 이제서야 어른들이 보인다. 어른들이 살갑게 대하시진 않지만 항상 우리를 든든하게 여기고 미더워하시는 게 느껴진다. 어렵기만 했던 시어른들이 어느 때부터는 편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지금은 아버님과 남편이 집에서 술 한 잔을 하면 그 옆에 누워 둘의 이야기를 듣는다. 가끔 깜빡 졸면서 말이다.
그러면 남편이 "이 사람이, 여기서 자면 우짜노?"라며 나를 쿡 찌르고, 아버님은 "놔둬라, 집에 온다고 곤해서 그러는데 그양 놔둬라"며 말리신다.
올해는 막내 동서네랑 시누이네도 의성에 온다고 하니 낮에는 마늘 캐고 밤에는 이런저런 이야기하면서 술도 한 잔하고 정도 나눠야겠다. 이번 주말이 은근히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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