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 우리 아이들이 다 했어요"

순천 평화학교 아이들의 모내기 현장

등록 2006.06.08 19:35수정 2006.06.08 19:36
0
원고료로 응원

순천 YMCA에서 운영하는 순천 평화학교는 전남 순천시 상사면 오곡리 아늑한 산자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건물 주위로 연못과 넓은 논 밭 그리고 가축우리들이 자리하고 있어 그림 같은 자연학교 입니다. 오늘은 이곳 평화학교에서 1년 중 가장 소중한 모내기 하는 날이었습니다.

아침부터 아이들은 부산을 떱니다. 남자아이들은 왜 스타킹을 신어야 하냐면서 창피하다고 얼굴을 붉힙니다. 모두들 작업복 차림으로 갈아입고 학교 뒤쪽에 있는 논으로 나가 곧 다가올 재미나고 신나는 일에 모두 흥미로워합니다.

저학년부터 논으로 들어갑니다. 키가 작은 아이들은 바짓가랑이를 무릎까지 걷어 올렸지만 소용없습니다. 엉덩이까지 물이 차옵니다. 아직 어리기에 물이 얕은 가장자리에서 몇 포기 심고 모두들 밭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다음은 고학년 차례입니다. 몇 번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제법 요령 있게 심어나갑니다. 그러나 5, 6학년이라고 해도 고작 평생(?) 서너 번 해 본 솜씨인데 그것도 경험이라면 경험, 신바람 나게 벼 포기를 잘도 심어나갑니다.

a 고학년 학생들은 몇차례의 경험으로 벼를 잘 심어나갑니다

고학년 학생들은 몇차례의 경험으로 벼를 잘 심어나갑니다 ⓒ 서정일

잠시 전에 논에서 벼를 심었던 저학년 아이들이 밭으로 간 이유가 있습니다. 얼마 전 심어놨던 호박이나 상추 옆에 자란 잡초를 뽑기 위해섭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잡초를 뽑습니다. 하지만 어떤 아이는 쑥갓도 뽑아옵니다. "이건 잡초가 아니야" 하고 선생님이 단단히 일러줬지만 또다시 쑥갓을 뽑아 와서 "선생님 이게 잡초 맞아요?"라고 묻는 아이들.

그러는 사이 어느새 고학년 아이들이 논에 벼를 다 심어가고 있습니다. 마지막 못줄이 쳐 질 때쯤 이제는 허리가 좀 아픈 모양입니다. 자꾸 일어나는 횟수가 늘어갑니다. 그래도 가을에 추수할 것을 생각하면 뿌듯한 가 봅니다. 넓은 논에 벼들이 빼곡히 심어져 있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이렇게 평화학교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 요즘 도심의 아이들이 벼를 쌀 나무라고 말할 때 그들은 직접 모내기를 하고 논밭을 일구면서 소중한 것들을 깨달아 가고 있습니다. 벼가 무럭무럭 자라는 만큼 아이들의 마음도 자연 속에서 무럭무럭 자랄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6월 13일(화) 순천평화학교에서 후원잔치가 열립니다.
초대권 문의와 후원문의는 061-745-3202 신임숙님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SBS U news에도 송부합니다.

덧붙이는 글 6월 13일(화) 순천평화학교에서 후원잔치가 열립니다.
초대권 문의와 후원문의는 061-745-3202 신임숙님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SBS U news에도 송부합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2. 2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3. 3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4. 4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5. 5 '바지락·굴' 하면 여기였는데... "엄청 많았어유, 천지였쥬" '바지락·굴' 하면 여기였는데... "엄청 많았어유, 천지였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