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회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집회를 시작하기 앞서 순직한 두 조종사 김성대 소령과 이재욱 대위를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처럼 사고 원인 규명이 난항을 겪으면서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압축된 추락사고 원인은 두 가지. 엔진을 포함한 '기체결함'과 조종사의 '비행착각' 가능성이다.
아직까지 두 가지 가능성은 모두 열려 있다. 그러나 조종사의 잘못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FX(차세대전투기도입) 사업'에 관한 갖가지 의혹을 제기해 온 참여연대는 12일 공식 논평을 통해 "조종사의 비행착각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국방부가 자랑하던 F-15K에는 첨단 전자식 비행헬멧이 포함되어 있고 야간 항법장치도 장착돼 있다"며 "만에 하나 비행착각이 생겼다면 이들 전자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상황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기체결함의 문제이지 조종사 책임 때문이라고만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F-15K에 처음 도입된 기술이 결국 대형 참사를 불러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F-15계열 전투기는 70년대에 개발된 기계식 전투기로, 전자식 조종계통을 설치한 것은 F-15가 처음이라는 것이다.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참여연대는 "이번 사고가 새로 시도된 전자식 조종 항법장치의 이상을 비롯한 기체결함이라면 보잉사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방부가 기체와 별도로 입찰해 선정한 GE(제너럴일렉트릭)사의 엔진도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참여연대는 "F-15K에는 통상 'F-15'에 장착되는 P&W사 엔진 대신 GE사의 엔진을 사용했다"며 "GE엔진은 F-15 전투기 엔진으로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공군 출신 예비역 장교 역시 "사고의 원인은 엔진결함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조종사가 레이더에서 사라지고 난 뒤 한 마디도 못했다고 하는데 이는 엔진이 완전히 멈춰 (전투기에) 전기를 제공해주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기가 끊겨 통신수단도 완전히 끊겼을 것이라는 얘기다.
추락사고 책임있는 군, 진실 그대로 밝힐까
한편 참여연대는 추락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군과 보잉사에도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군과 보잉사 모두 사고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자칫 진실이 은폐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군이 사고의 진실을 덮을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고에 대한 조사는 사실상의 조사대상인 군과 보잉사 차원의 자체 조사로 마무리돼서는 안 되고 국방부와 관련 국내 기술도입 업체와 연계되지 않은 국내 전문인력이 조사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감사원·국회 차원의 검증도 추가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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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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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 오리무중, F-15K 추락원인 미궁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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