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던 사람들이 한 번씩은 다 눈길주고 가는 우리 집 앞마당입니다.이승숙
남편 친구가 자기 집에 있는 러닝머신을 가져가라고 그랬다. 그거 가져 와봤자 짐이 될 거 같은데 주변에선 자꾸 나더러 가져오란다.
아는 엄마들 여럿한테 그 말을 했더니 하나같이 그거 공짠데 왜 그러냐며, 준다 그럴 때 얼른 챙기란다. 그래서 러닝머신 가지러 친구집에 갔다.
아파트 생활이란 게 가만 보면 별다른 변화나 특징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주부들은 가구를 바꾼다거나 실내 인테리어를 달리하면서 지루함을 달래기도 한다.
그 집도 몇 해 전에 리모델링을 했는데 이번엔 또 가구를 새로 들인단다. 안방 침대랑 애들 침대를 새 것으로 바꾸고 책장도 바꾼단다.
그 집 신랑이 구시렁대며 한 마디 하길 "멀쩡한 이걸 다 빼내고 다시 산대요. 내 참…."
그런데 안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주부가 한 번 마음먹으면 바깥 양반은 어쩔 수 없다. 주부들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어떻게 해서라도 하고야 만다. 그 집도 마찬가지다.
그 집 마누라는 신랑의 구시렁대는 소리를 한 귀로 흘리면서 들은 척도 안 한다.
애들이 어릴 때 사서 십 년 이상 썼다는 헌 침대는 나무로 만든 침대였는데 버리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차에 싣고 우리 집에 가져왔다. 혹시 누구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줘야겠다 싶어 싣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