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검왕 현대 변검을 개발하고 독자적인 변검 공연을 창시한 '변검왕' 왕다오정.모종혁
변검은 <귀정루>(歸正樓), <백사전>(白蛇傳) 등 천극 안의 한 공연 레퍼토리였다. 오랫동안 3장의 탈을 바꾸는 삼변화신(三變化身)의 격식에 얽매였던 변검을 오늘날과 같은 독자적인 예술로 발전시킨 이가 류충이(劉忠義)와 왕다오정. 1984년 홍콩 공연에서 류충이는 4장의 탈을 바꿔 삼변화신의 틀을 깨뜨렸고, 1987년 일본 공연에서 왕다오정은 독자적인 공연양식과 다양한 공연기구를 이용해 10장의 탈을 연이어 바꾸는 신기원을 이뤘다.
1996년 3분내 8장의 탈을 변환하고 한 공연에서 연속 24장의 탈을 바꾸는 기록을 세운 왕다오정은 중국 언론으로부터 '변검왕'이라는 칭호를 얻는다. 왕다오정은 지난 1월 자택에서 가진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 세기 가까이 천극과 삼변화신에 얽매여 있던 변검을 독자적인 예술로 발돋움하게 한 계기는 나와 류 사형의 시도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변검이 어머니 격인 천극을 뛰어넘어 쓰촨을 대표하는 민중예술이 된 데에는 끊임없는 연구와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지금도 후학들과 함께 변검만의 공연양식과 의상, 면구, 도구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대 변검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왕다오정이 논란의 핵심에 섰다. 그는 지난 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2002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 예술인이 변검을 공연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공연차 한국, 독일, 싱가포르를 방문해서도 현지 연예인이 오락장소에서 조악한 기술과 복장으로 변검을 공연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왕다오정은 "일부 중국 예술인들이 금전적인 목적으로 외국학생을 받아 변검을 가르친다"면서 "보호받아야 할 중국 전통예술을 외국으로 유출시킨 이들을 색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