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방제 헬리콥터 정비검사관의 24시

등록 2006.06.19 19:05수정 2006.06.2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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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KA-32T(카모프)정비장면

KA-32T(카모프)정비장면 ⓒ 조복연

정비검사관들의 하루는 바쁘다 바빠! 항공방제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면서 소나무재선충병의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우화기인 5월부터 8월 중순까지 적기 항공방제를 위해 헬리콥터를 정비하느라 검사관들의 하루는 짧기만 하다.


오늘도 정비검사관들은 정비할 때 입는 정비작업복을 입고 작업사다리를 이용하여 작업대 위로 올라간다. 이들은 KA-32T(대형헬기)와 AS350B-2(중형헬기)의 엔진커버를 열고 정밀정비 및 검사를 하느라 분주하기만 하다. 하루라도 빨리 정비를 완료해야 적기에 항공방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손에 우리나라의 '숲'의 미래가 걸려 있는 것이다.

정비검사관들이 정비를 할 때는, 마치 의사가 수술실에 들어갈 때의 비장함과 긴장된 마음으로 수술대에 올라가듯, 정비검사관들도 다양한 정비공구를 챙겨들고 완벽한 정비를 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수술대(작업대)에 올라가 정비를 한다. 단지 의사와 다른 점은 가운의 색깔 차이라고 할까?(의사는 흰색, 정비검사관은 회색작업복)

a KA-32T 엔진정비장면

KA-32T 엔진정비장면 ⓒ 조복연

정비검사관들은 철두철미하게 분업화가 되어 있다. 기종별 호기별로 책임정비사가 지정되어 헬리콥터를 관리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검사관들에게 책임감을 부여하여 만약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미연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계속되는 소나무재선충병 항공방제와 밤나무병해충 항공방제가 계속 됨에 따라 헬리콥터를 정비하는 검사관들은 주말도 반납한 채 정비에 여념이 없다. 하루 8시간 근무시간을 10시간으로 늘리고 주말에도 쉬지 않고 정비를 함으로써 정비기간을 단축한다. 그 이유는 소나무재선충병의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우화기 기간에 적기항공방제를 하는 것만이 소나무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a 부레이드축정비장면

부레이드축정비장면 ⓒ 조복연

정비용 공구를 주문하는 검사관들의 몸놀림과 손놀림이 빨라진다. "양 검사관 드라이버 주세요" "김 검사관 스패너 주세요" 정비를 실시한 지 몇 시간이 지나자 검사관들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한 방울, 두 방울 작업대 위에 떨어지면서 정비는 점점 난이도를 더해간다.


헬리콥터의 엔진은 사람의 뇌구조와 흡사하다. 한 치의 오차가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검사관들은 복잡한 배관, 배선 등으로 이루어진 헬기의 엔진을 정비할 때면 각종 특수장비를 이용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착륙장치 점검, 기체구조에 대한 외부점검, 각 부분 윤활유와 오일점검, 각종필터점검 및 세척 등 미세한 부분까지 정비가 완료되면 비로소 정비는 종료되고, 최종적으로 시험비행을 실시하고, 이 시험테스트가 완료되면 헬리콥터의 모든 정비가 완료되어 비로소 항공방제에 투입되는 것이다.

a KA-32T 브레이드정비(러시아 제작사 AS지원)

KA-32T 브레이드정비(러시아 제작사 AS지원) ⓒ 조복연

헬리콥터의 정비시간은 비행시간에 따라 결정을 한다. 헬리콥터 비행시간을 50시간을 소모하면 정비매뉴얼에 따라 무조건 정비를 해야 하며, 정비시간은 50시간, 100시간, 300시간, 600시간, 1000시간으로 점점 정비시간이 늘어나면서 최종 3000시간까지 정비를 실시해야 한다. 또한 1년에 한 번 실시하는 캐피탈점검과 감항 검사, 기타 수시점검 등 정비항목만 해도 수십 가지가 넘는다.


헬기정비는 자신의 생명을 걸고 해야 하는 고난이도의 정비인 만큼 모든 정비과정이 실명제다. 누구누구 검사관이 무슨 요일 몇 시에 무었을 검사했다는 모든 정비내역을 정비일지에 작성해야만 한다. 또한 한 사람만 검사하는 것이 아니고 여러 명이 교차검사를 통해 완벽한 정비와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a KA-32T엔진 정비장

KA-32T엔진 정비장 ⓒ 조복연

헬리콥터 정비는 여러 명이 검사관들이 참여하여 최대한 짧은 시간에 정비를 완료해야 하므로 그 무엇보다 팀워크가 매우 중요한다. 만약 서로 사인이 틀려 교차검사가 되지 않아 작은 실수가 발생하거나, 미세한 결함이 있는데도 발견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대형사고와 직결됨으로 검사관들이 반복하여 확인하고 또 확인하여 만약에 하나라도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철저한 반복점검을 실시하는 것이다.

특히 정비검사관들은 혁신적인 정비시스템에도 남다른 관심과 애착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 과거 관행적으로 행해지던 항공기 정비시스템의 혁신을 통해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정비시스템으로 개선함으로써 5년 무사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오늘도 헬기작업대 위해서 정비를 하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산불기간에는 산불을 신속하게 진화할 수 있도록 주ㆍ야간 정비를 통해 헬기의 가동률을 높여야 하고, 항공방제기간에는 산림병해충병으로부터 적기항공방제를 통해 우리의 소중한 산림을 지키기 위해 항공기 정비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헬기작업대 위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이들의 노고가 있기에 우리나라 '숲'의 미래는 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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