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충북도당 '술자리 옷벗기 강요' 파문

"난방 조절 안돼 더워서 벗은 것"... '은폐 서명' 강요 의혹도

등록 2006.06.19 21:34수정 2006.06.2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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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충북도당 여성위원회가 지난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진 워크숍 뒤풀이에서 옷 벗기를 강요하고 속옷차림으로 술을 마셨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이날 술자리에 참석한 시·군 지역 여성지회장 상당수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지방의원으로 당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충북도당 여성위원회(위원장 최광옥)는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1월 20일과 21일 충주호리조트에서 지방선거 필승다짐를 겸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도당위원장을 비롯해 여성위원장과 12개 시·군 지역 여성지회장 등 여성위원회 간부 18명이 참석했다.

논란은 워크숍 첫날인 20일 저녁 식사 뒤 가진 2차 술자리에서 한 인사가 폭탄주를 돌린 후 참석자들에게 속옷만을 남기고 옷 벗기를 강요했고 이에 여러명이 상의를 전부 또는 속옷만 남기고 벗었다는 것. 또 이 과정에서 몇몇 여성위원회 간부들이 옷을 벗지 않자 강제로 옷을 벗기려 해 성적수치심과 모멸감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19일 이를 첫 보도한 <동양일보>는 "한나라당 충북도당이 최근 지역별 여성지회장들을 도당으로 불러 워크숍 '술자리 파문'에 대해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고 서명하지 않으면 제보자로 누명을 쓴다. 옷 벗을 것을 강요한 적도 강제로 옷을 벗기지도 않았다'는 내용의 서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동양일보>는 이어 한나라당 충북도당 여성위원회 한 관계자의 말을 빌어 "사과는 뒷전인 채 서명을 하지 않으면 제보자로 누명을 쓸 수 있다는 명분으로 술자리 추태가 없었다는 서명을 강요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충북도당은 19일 성명을 통해 "한나라당 도당은 이 같은 사실을 은폐해 온 것도 모자라 고발자 색출에 주력하고 있다"며 "한나라당 도당 지도부의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충북도당은 또 "지도부의 도덕 불감증과 현실인식 태도가 이날 술자리 파문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머리숙여 사죄하고 도당 차원의 합리적 수습책을 내놓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파문이 확산되자 20일 오전 11시 여성위원회 회의를 소집하고 진상 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충북도당 측은 해명을 통해 "난방 조절이 안 돼 더워서 옷을 벗은 것이며 참석자들도 언론보도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도당측은 또 "술자리 파문을 은폐하기 위해 도당에서 서명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적극 부인했다.


하지만 <동양일보>는 도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월 달 문제를 이제와서 거론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모르겠다. 당내 문제를 외부에 알린 고발자를 색출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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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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