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물 공용정수기에서 나온 폐기물들. 압력게이지와 낡은 고무밴드, 스프링(비닐봉지 내), 낡은 종이조각이 필터 대신 들어있었다.H아파트 입주민 제공.
한솔건설과 납품업체는 '녹물 공용정수기'가 공사 과정에서 일어난 실수라고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에게 녹물이 공급되지는 않았다고 반박했다.
납품업체인 D사의 관계자는 사고 원인에 대해 "공용정수기에 쓰일 부품(압력게이지, 스프링 등)을 정수기통에 넣어놓고 마무리를 못한 채 그냥 넘어간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돗물이 공용정수기를 통과하지는 않았다"며 "정수기와 함께 설치된 다른 여유수로(바이패스)를 통해 수돗물이 각 가정에 공급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용정수기가 제대로 작동 안 돼 녹물이 각 가정에 공급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오히려 이 업체는 아파트 주민들의 '관리소홀'을 지적하고 있다. 공용정수기 필터는 3개월에 한 번씩 교체해야 하는데, 왜 3년씩이나 방치했느냐는 게 D사의 항변이다.
그러나 D사의 해명은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D사의 해명대로라면 아파트 공사 당시 정수기를 설치하고도 시운전조차 해보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또 주민 장씨는 "녹물 공용정수기를 발견한 뒤 내가 직접 수돗물 공급 통로를 여유수로로 돌려놓았다"고 반박했다. 지난 3년간 정수기 내 녹물이 가정으로 공급된 것은 틀림없다는 주장이다.
공용정수기 내 녹물이 뒤늦게 발견됐더라도 10개월이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역시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D사 관계자는 "주민들이 공용정수기의 재설치를 원하지 않았고, 그 사이 아파트 입주민대표단이 바뀌는 바람에 조치가 늦어졌다"고 변명하고 있다.
주민들 '중금속 오염' 가능성 제기
한편 이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3년간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을 일으킨 환자들이 많아 녹물에 의한 질환을 의심하는 중이다. 장씨는 "지난 3년간 주민들이 녹물을 먹고 생활한 만큼 중금속 오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아파트 대표자들은 한솔건설과 D사에 전체 입주민의 건강검진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한솔건설과 D사는 이를 거절하고 있어 양측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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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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