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 "백두산 문화는 중화문화의 일부"

한-중 국경지역에 대한 역사적 연고권 굳히려는 중국

등록 2006.06.21 16:38수정 2006.06.2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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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백두산 문화는 중화문화의 일부"라는 공산당 간부의 발언을 보도하는 <중국신문>.

"백두산 문화는 중화문화의 일부"라는 공산당 간부의 발언을 보도하는 <중국신문>. ⓒ <중국신문> 홈페이지

백두산(중국명 장백산) 문화를 중국문명(중화문명)에 적극적으로 포섭하기 위한 중국 측의 노력이 꾸준히 전개되고 있다. 지난 6월 18일에는 중국공산당 길림성위원회 선전부 부부장인 장푸요가 ‘지린성 사회과학 토론회’에서 “백두산 문명은 중화문화의 일부”라는 발언을 하여 관심을 끌었다.

이러한 내용은 6월 19일자 <중국신문> 및 <길림일보> 등을 통해 보도되었다. 참고로, <중국신문>은 1952년 9월 14일 창립된 중국 양대 통신사 중의 하나다.

지리·역사·문학 등의 몇 가지 측면에서 백두산 문화를 소개한 장 부부장은 “장백산 문화는… 중원문화·황하문화·양자강문화와 함께 중화문화의 유기적 구성부분”이라면서 백두산 문화를 사실상 중국 4대 문화의 일부로까지 추켜세웠다.

그는 또 “장백산 문화에는… 숙신문화·고구려문화·발해문화·거란문화·여진문화 등등이 있다”고 하면서 장백산 문화를 통해 중국 동북지역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그가 백두산 문화가 고구려문화뿐만 아니라 숙신문화·발해문화·거란문화·여진문화 등의 하위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강조한 것은, 백두산 문화를 한민족 고유의 문화로 이해하는 한국측 입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는 “옛적부터 지금까지 중국 국내외에서 장백산에 관한 시가(詩歌)들이 대량으로 생산되었는데, 모두 526명이 총 1145수의 시가를 지었다”면서 기원전 17년에 고구려 유리왕이 지은 황조가(黃鳥歌)도 ‘장백산문화’의 일부라고 소개하였다.

백두산 문화를 중국문화의 일부로 소개하는 자리에서 황조가도 백두산 문화의 구성 요소라고 강조함으로써 고구려가 중국 소속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백두산을 중국 문화에 적극적으로 포섭하기 위한 중국 측의 노력은 최근 몇 년 동안 부쩍 강화되어 왔다. 중국은 2004년 6월 21일에는 대만·티베트의 산들과 함께 백두산을 ‘중국 10대 명산’으로 지정한 바 있다. 대만·티베트·연변 같은 ‘문제 지역’을 겨냥한 조치라고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2004년 8월 5일자 기사에서 보도된 바와 같이, 중국은 <신화통신> 등을 통해 백두산에서 ‘중·화·만·세’라는 4개의 돌이 나왔다는 선전까지 하고 있다.

훗날 백두산을 사이에 두고 통일 한국과 중국이 마주보게 되는 경우에는, 중국의 백두산 연고권 주장이 양국 간 마찰의 원인이 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동아시아 역사전쟁은 외국과의 접경지역에 대한 역사적 연고권을 굳히려는 방향으로도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뉴스 615>에도 함께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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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일제청산연구소 연구위원,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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