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꽃 핀 여야 대변인의 '빈대떡 회동'

박용진 민노당 대변인 주선... 이계진 "인간적으로 자유로워 질 때 있어야"

등록 2006.06.22 22:26수정 2006.06.22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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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여야 대변인들이 22일 저녁 마포의 한 빈대떡집에서 만나 웃음꽃을 피웠다.

여야 대변인들이 22일 저녁 마포의 한 빈대떡집에서 만나 웃음꽃을 피웠다. ⓒ 오마이뉴스 박정호


이번에는 떡볶이 대신 빈대떡. 지난 3월 '신당동 떡볶이 회동'을 열었던 여야 대변인들이 22일 저녁 마포 빈대떡집에서 다시 모였다.

우상호(열린우리당), 이계진(한나라당), 이상열(민주당), 박용진(민주노동당), 이규진(국민중심당) 대변인은 빈대떡, 모듬전 안주에 막걸리를 들이키며 웃음꽃을 피웠다. 지난번 '떡볶이 회동' 때처럼 딱딱한 정치 현안보다 주로 개인 주량이나 날씨 얘기 같은 부드러운 얘기가 오고 갔다.

이날 회동을 주선한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지방선거가 끝난 뒤 떡볶이집보다 서민적인 빈대떡집에서 모이기로 했다"며 "이런 만남을 통해 대변인들 사이의 관계가 좋아지고 국민 보기에 낯 부끄러운 막말이 사라지는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특히 이번 모임은 다음달 전당대회 뒤 물러날 것으로 보이는 이계진 한나라당 대변인의 송별연을 겸한 자리여서 의미가 깊었다. 처음 '떡볶이 회동'을 제안했던 이 대변인은 "정치인도 인간적으로 자유로워 질 때가 있어야 된다"면서 "하루만 놀아도 '무슨 일이 일어나면 어떡하나'라는 부담이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우상호 대변인도 "지는 선거의 대변인이 이렇게 힘든 줄 처음 알았다"며 "상대방을 공격해야 하는데 우리 것 막느라고 바빴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막걸리 한 병을 금세 비운 대변인들은 서로 칭찬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특히 떠나는 이계진 대변인에 대해 우상호 대변인은 "대변인 문화에 이정표를 만들었다"고 치켜세웠고 박용진 대변인이 "이 대변인이 퇴임하면 한나라당이 손해"라고 덧붙였다.

이계진 한나라당 대변인 송별연도 겸해

농담도 이어졌다. 이계진 대변인은 "지난 '떡볶이 모임' 때 음식값을 '사다리타기'로 한나라당, 민주당, 우리당, 민주노당이 각각 6:2:1:1의 비율로 부담했는데 지방선거 결과도 밥값을 많이 낸 순으로 나왔다"고 농담을 던지자 우상호 대변인은 "(우리는) 돈 내도 못 이길 것 같다"고 받아쳤다. 박용진 대변인은 "(7월 국회의원 재보선에) 나가려고 하는 사람이 없다, 오죽하면 영화배우 최민식씨 얘기가 나오냐"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5·31 지방선거 '싹쓸이'도 화제가 됐다. 우 대변인이 "아는 기자가 세상에서 이번 선거 같은 경우는 듣도 보도 못했다고 했다"고 말하자 이상열 대변인도 "이런 선거가 앞으로 또 있겠냐"고 맞장구쳤다. 이에 이계진 대변인은 "잘못하면 (국민들은) 가차 없고 옛날처럼 참아주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원래 빈대떡값은 주선자인 박용진 대변인이 내기로 했지만 지난번처럼 '사다리타기'를 통해 각 당이 나눠 냈고 다음 모임은 우상호 대변인이 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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