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구출작업은 계속된다

반려견에 대한 인식전환 필요해

등록 2006.06.24 13:57수정 2006.06.2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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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1일 5차 구조작업이 재개됐다. 이 날의 활동은 < SBS 모닝 와이드 > 팀의 취재팀도 동행했다. 오전 10시. "항상 마지막이라 생각하지만 좀처럼 구조를 포기하기 어렵다"는 동물사랑실천협회 회원들을 다시 만났다.

a < SBS >촬영팀과 함께 한 구조작업. 출발 직후.

< SBS >촬영팀과 함께 한 구조작업. 출발 직후. ⓒ 동물사랑실천협회

아침부터 내리는 비로 개들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을 듯했다. 곳곳에 무너진 집터 사이에서 흔적을 찾아보지만 궂은 날씨에 개들의 모습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a 방금 지나간 것으로 추정되는 개 발자국

방금 지나간 것으로 추정되는 개 발자국 ⓒ 전경옥

11시경 산 속 개들의 근거지로 향하던 중 발견한 개 발자국. 방금 지나간 흔적임을 확인한 직후 앞서 달리던 회원이 개의 모습을 발견했다며 손짓을 했다. 추적! 하지만 비로 온통 젖은 땅 위를 달리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잠시 후 22마리 개들이 근거지로 삼고 있는 지역에서 개들을 발견했다.

개들이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을 막고 기다렸다. 하지만 사방이 뚫려 있는 공간에서 철통수비는 불가능했다. 잠시 후 몇 마리의 개들이 산 속으로 빠르게 도망치고 나무더미 사이에 숨은 개 한 마리를 겨우 구조할 수 있었다.

a 나무 더미에 숨은 개를 구조하고 있다.

나무 더미에 숨은 개를 구조하고 있다. ⓒ 전경옥

a 첫번째로 구조된 개의 모습

첫번째로 구조된 개의 모습 ⓒ 전경옥

오후에 다시 재개된 구조작업. 구조에 필요한 장비를 갖춘 119 구조대에 도움을 요청했다. 구조대원들이 개들을 몰아 유인했지만 발 빠른 녀석들을 추격하기란 좀처럼 쉽지가 않았다.

a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원들의 모습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원들의 모습 ⓒ 동물사랑실천협회

a 옆 동네로 도망친 개의 뒤를 쫓고 있다

옆 동네로 도망친 개의 뒤를 쫓고 있다 ⓒ 동물사랑실천협회

다시 마을로 들어서는 와중에 주민들이 놓아둔 사료 앞에서 개 한 마리를 발견했다. 조심스럽게 구조대원들이 다가가 그물총을 쐈지만 소리에 놀라 빠르게 도망가는 녀석. 결국 포획에는 실패했다.

a 나무 밑에서 발견된 개 한 마리. 구조대원들이 그물총을 쏘았지만 잡는 데 실패했다.

나무 밑에서 발견된 개 한 마리. 구조대원들이 그물총을 쏘았지만 잡는 데 실패했다. ⓒ 동물사랑실천협회

6월 22일 오전 10시 6차 구조작업에 들어갔다. 10시 30분 경 구청의 환경산업과 공무원이 나와서 현장을 둘러봤다. 유기견 민원이 들어오면 동물구조관리협회에 구조를 요청하고 있지만 현재 주민들이 거의 떠난 상태라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유기동물 관련 일을 담당한다는 공무원은 무엇보다 시민들의 의식이 부재하다는 점에 안타까워했다. 구청은 곧 철거가 시작되는 지역에 안내문을 보내 개들을 버리지 않도록 홍보할 예정이다.

119 구조요원도 실패한 작전. 이제 어떤 방법을 찾아야 할까? 6시 30분 경 개들에게 밥을 주러 나오는 아주머니를 만났다. 아주머니들이 개들을 부르자 어디선가 세 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아주머니들 곁으로 다가왔다. 차로 천천히 추격하며 아주머니들에게 개를 최대한 잡아두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경계심이 심한 개들은 아주머니들의 손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a 22일 7시 30분경 구조된 개의 모습

22일 7시 30분경 구조된 개의 모습 ⓒ 전경옥

두 차례의 시도 후 오후 7시 30분 경 드디어 한 마리를 포획하는 데 성공했다. 그 사이 멀리 도망가 버리는 개 두 마리. 사방을 둘러 개들의 모습을 살폈다. 잠시 후 두 마리가 컨테이너 박스 밑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아주머니들은 21일 구조대원들이 철수한 직후 개들을 잡아 달라고 부탁하는 남자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개장수임이 분명해 주지 않았다면서 안타까워하는 아주머니들. 자리를 뜨며 이렇게 말한다.

"제발 좋은 주인 찾아 줬으면 좋겠어. 우리가 언제까지 밥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고. 한 마리는 임신했는데..."

a 컨테이너 박스 밑으로 들어간 개들을 구조하고 있는 모습

컨테이너 박스 밑으로 들어간 개들을 구조하고 있는 모습 ⓒ 전경옥

저녁 8시 경. 119 구조대에 다시 도움을 요청했다. 컨테이너 박스 아래에 숨은 개는 잔뜩 겁에 질려 좀처럼 구조가 쉽지 않았다. 긴 막대를 넣어 바깥쪽으로 개들을 몰아넣는 힘든 작업 두 시간만에 한 마리가 구조되었다. 불룩한 배를 보아 임신했다는 바로 그 개가 분명했다. 10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너무 늦은 시간이라 한 마리는 그냥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a 10시경 구조된 개의 모습

10시경 구조된 개의 모습 ⓒ 동물사랑실천협회

이틀간에 걸친 구조작업. 한 마리는 인근 주민에게 입양되었고 두 마리는 동물사랑실천협회의 보호소로 옮겨져 입양처를 찾고 있다.

개를 버리는 것은 한순간이다. 하지만 세 마리의 생명을 구하는데 꼬박 이틀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사는 가족뿐 아니라 생활에 필요한 모든 도구들도 함께 옮기는 작업이다. 집안 구석에 있는 솥 하나도 못한 존재가 개라면 처음부터 키우지나 말지. 개는 단순히 집을 지키는 기계가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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