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여성 '삶의 노하우' 多담았네

[우먼 스토리] 연예·성·직장등 작가의 솔직담백 인생조언... 독자들 느낌 '팍'

등록 2006.06.27 13:21수정 2006.06.2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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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냄

[권미선 기자]
"데이트보다 더 설레는 일을 찾아라."
"있으나 마나 한 존재라면 차라리 퇴사하라."
"절대 남자 보는 눈을 낮추지 말라."


마치 친한 친구에게 조언하듯 일침을 가하는 당돌한 작가의 충고가 가끔은 소름이 돋을 만큼 크게 공감되기도 한다.

지난 4월 출간된 <여자생활백서>(해냄)는 계속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상위에 랭크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의 비결은 작가 안은영씨가 완숙한 싱글여성으로 살아온 삶의 노하우를 거르지 않고 솔직하게 풀어냈기 때문이다.

20∼30대 여성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연애, 직장, 성, 소비, 인간관계 문제까지 다양한 주제를 자신과 주변 친구의 경험을 통해 분석하고 꼭꼭 곱씹어 충고하고 있다. 경험만큼 뼈저리게 다가오는 것도 없다는 것이 작가의 속내인 듯, 각종 예화를 통해 '센스 있는 여자로 살아가는 법'을 조언해준다.

특히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조언하는 '연애법'에 대해서는 마치 작가의 울분을 토하는 표정이 보일 정도로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애인과 싸운 후 머리를 쥐어짤 정도로 고민하는 것은 '내가 먼저 전화할까 기다릴까?' 하는 것. 그럴 때 작가는 통쾌하게 "먼저 전화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연애에서 '애교'와 '미련함'은 한 끝 차이라는 것. "좋은데 자존심이 어딨어?"라고 반문한다면 안씨는 "연애는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 '습관'의 문제다"라고 답한다.

먼저 전화하는 버릇이 들면 정말 기다려야 할 때 타이밍을 잃게 되는 법. 애인에게 꼭 들어야 할 말이 있다면, 그가 자발적으로 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상책이라고 말한다. 연애 초기부터 이별까지 코스마다 안내하는 팁은 재밌기도 하면서 코끝이 찡하기도 하다.


'이별의 순간을 두려워하지 말라', '일부러 헤어스타일을 바꾸지 말라', '절대 술 먹고 전화하지 말라', '휴대전화에 저장된 그를 지워라'라는 대목에는 아무리 아프더라도 추억은 찬란한 미래를 위해 과감히 지우라는 작가의 경험적인 충고가 담겨 있다.

외모에 관해서는 뜨끔할 정도로 신랄하게 충고한다. '다리털만 밀지 말고, 다른 털도 관리하라', '촌스러운 걸 순수하다 착각하지 말라', '먹어도 안 찌는 체질이라는 말을 믿지 말라' 같은 간담이 서늘해지는 말을 과감하게 한다. 하지만 작가의 의도는 외모만 화려한 센스 있는 여성보다는 '내실' 있는 여성이 되자는 것이다.


루이 비통 가방을 메고 사교 모임에 입장하기보다는 몽블랑 만년필을 드는 것이 더 빛이 나 보인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겉은 화려하고 대화 수준은 맹탕인 사람보다 평범하고 단정한 매무새에 귀한 소품을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다고 말한다.

내실이 꽉 차 있을 것 같은 기대감으로 시작된 만남에서 상대방을 감동시키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덧붙인 감동적인 충고는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것.

사실 이 책은 '자신을 사랑하라'는 것을 기본 가치로 시작한다. 나를 사랑해야, 내가 빛난다. 내가 빛날 때 타인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 주제다. 사실 그것이 이 시대 여자들이 심장에 꼿꼿이 새겨 놓아야 할 진짜 백서가 아닐는지.

2030세대의 실전생활백서

[20대] 임헌화 25세·명지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어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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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자는 시간에 관계없이 기상시간을 일정하게.
월드컵 중계 시청과 시험 때문에 제대로 잠을 못 이루는 요즘이다. 그래서 주말이나 휴일에 몰아서 잠을 자곤 한다. 그렇지만 이 같은 생활방식은 자신의 바이오리듬을 깰 뿐만 아니라 몸에 무리를 준다. 한 번 뒤바뀐 바이오리듬 패턴은 일상생활을 하는 데 정말 쥐약이다. 능률적인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또 현명한 여성이 되고자 한다면, 일요일 달콤한 낮잠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신 여유로운 차 한 잔과 함께 느긋한 오전 휴식 시간으로 일요일 아침을 맞자.

▲열심히 가꿔서 당당해지자.
미모지상주의를 비판하는 시각들이 있다. 하지만 시대는 분명 변하고 있다. 예전에 각광받았던 참하고 다소곳하면서 복스러운 여성상은 더 이상 이 사회에서 대접받지 못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얼굴이 예쁜 여자가 매력적인가? 결단코 그렇지 않다. 통계에 따르면, 예쁜 여자가 그렇지 않은 여자보다 성격이 밝고 열린 사고를 갖고 있단다. 결국 '마인드'에 달린 문제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차원에서 투자하고 가꾸어라. 여성들이여, 스스로 당당해지자!

▲3초 먼저 인사하고 항상 미소 짓자.
안 좋은 일이 있다고 해서 얼굴을 찌푸리고 상대방을 대하지 말자. "나 오늘 기분 안 좋으니까 건드리지 마∼!"라는 식의 태도는 주위 사람을 떠나게 만든다. 만사가 귀찮은 듯한 당신의 싸늘한 시선을 받는다면 상대방은 마음의 문을 조금씩 닫아버릴 수 있다. 웃음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좋지만 미소는 남들을 위해서 좋다. 먼저 인사하고 밝게 미소 짓는 모습으로 사람들을 대한다면 어느 순간, 내 옆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자신을 칭찬할 줄 알아라.
한 달 전과 오늘이 별 다를 바 없는 지루한 일상을 바쁘게 살아가다 문득 힘들게 느껴진다면 스스로를 칭찬해보자. 특별한 이유가 없더라도 자기 자신에게 너무 고맙다고, 그냥 자랑스럽다고 말하자. 그동안 자신에게 너무 소홀했다고 생각된다면 스스로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해보자. "너무 수고 많았고, 정말 훌륭히 잘해내고 있어! 앞으로 어려운 일 또 닥칠 테지만 지금처럼 웃고 잘 이겨내자"라고 외치면서.

▲모든 일에는 데드라인이 있다.
인정받는 여성이 되고 싶다면 시간 약속을 철저히 지키자. 일의 시작과 끝을 정확히 엄수한다면 상대방은 날 신뢰할 것이다. 아무리 내가 이런 사람이라고 어필해도 소용없다. 한 번의 행동이 중요하다. 마감 시간을 엄수하여 상대방에게 신뢰를 보여주자.

[30대] 조수정 34세·홍보대행사 OPQR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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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나를 위한 살림살이를 '즐겁게' 한다.
즉석밥과 라면의 굴레에 빠지지 말자고 다짐하는 나. 세탁기 돌리는 법도 모르던 내가 독립하면서 급속도로 달라졌다. 아무도 시키지 않고 의무감도 없으니, 오히려 나만을 위한 살림하기가 즐거워졌다. 1천원 짜리 바지락 한 봉지를 사서 국을 끓이고, 밥은 한 번에 먹을 만큼만 해서 절대 버리지 않는다. 남는 파는 씻어 반으로 잘라 냉동실에 넣어두면 오래 먹을 수 있다. 모든 봉투의 겉면에 있는 분리배출 표시는 꼭 확인한다.

▲불가근 불가원, 엄마와의 제2의 관계를….
일주일에 세 번 엄마를 만난다. 한 번은 문자로, 한 번은 목소리로, 또 한 번은 얼굴로. 이별이 불가능한 엄마와의 관계는 늘 고민스럽고 풀기 어려운 숙제다. "내가 행복한 게 효도"라고 외치며 사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불가근 불가원! 너무 가깝게도 너무 멀리도 말고, 딱 그만큼이 대안이다. 이제 이혼한 뒤 사이좋은 친구 관계가 된 사람들처럼 지내는 엄마와 나. "옥상에 심은 상추 많이 자랐다. 친정 왔는데 따로 줄 건 없고." 시집 안 간 딸에게 친정이란다! 이런 농담을 던지게 되기까지 30년 넘게 걸렸다. 결혼 얘기 안 꺼낸 지는 이제 일 년 좀 넘은 듯하다.

▲늙어 무엇하고 놀까? 지금부터 준비하라.
노후대책에 재테크나 건강만 있는 건 아니다. 얼마 전 타로카드를 한 벌 샀다. 혼자 놀기의 진수다! 점치는 실력이 좀 늘면 같이 놀기에도 썩 좋겠다. 어설프게 만졌던 드럼 스틱도 다시 먼지를 털어야겠다. 고령화 시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오래 사는 사태에도 대비해야 한다. 새로운 가족 만들기에 별 뜻이 없는 사람은 무엇을 하며 누구하고 놀지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인맥, '사회적 효용성' 보단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질적 다양성'으로 바꾸자.
밤새 함께 술잔 기울이는 스무 살 짜리 영화감독, 직접 담뱃불 붙여주는 예순 살 아저씨, 모두 내겐 재산이다. 종종 돈보다 기특한 재산, 사람. 근데 많다고만 좋은 건 아니니 때로 과감히 무심해질 필요도 있다. 만인의 연인이 되기보다는 내가 끌리는 대로 만나면서 사는 게 훨씬 즐겁다. 또 내게 필요한 사람, 너무 머리로만 따지지도 말자. 난 오늘도 사람들과 만나면서 나이주의, 학력주의, 이성애주의에서 얼마나 자유로웠는가 반성해본다.

▲'화려한 싱글' 말고 '즐거운 싱글' 되기.
깨어 있고 즐겁고 당당하면 그게 전략이다. 옷차림이 다는 아니다. 돈 잘 버는 화려한 싱글 따라하다 가랑이 찢어지는 사람 꼭 있다. 물론 알뜰과 궁상은 다르다. 이번 달 몇천 원 더 나온 전기세는 열심히 따져보지만 사랑하는 친구와 마신 술값 몇만 원은 기껍다. 당당하고 스스로 즐거운 싱글들, 난 그녀들과 친구다. 사고방식은 뒤떨어지면서 화려하기만 한 싱글들은 가라! 물 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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