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갈비의 종류도 가지가지다.이덕원
그냥 닭갈비라면 원조인 춘천에서 먹는 것이 당연하다 싶었지만 해물닭갈비, 피자닭갈비라면 상황이 달랐다. 호기심도 호기심이지만 조르다 지쳐 잠잠해진 배를 달래고자 안으로 들어갔다.
해물닭갈비에 구미가 당겨 주문을 했다. 괜히 이것저것 넣어 만들어 이 맛도 저 맛도 없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찜찜하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닭갈비의 본고장 사람으로서 퓨전닭갈비를 감정해 보고 싶었다.
음식이 나오고 드디어 감정을 시작했다. 확실히 해물닭갈비는 기존 닭갈비와는 재료나 맛이 달랐다.
먼저 재료가 달랐다. 피자 토핑처럼 고른 모둠사리엔 도시락 반찬으로 만나던 소시지와 김밥 속에서만 기거하던 맛살이 들어있었다. 또 뒤이어 넣는 사리는 우동사리가 아닌 쫄면사리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맛은 기존 닭갈비와 불낙전골이 뒤섞인 듯해 이색적이었다.
닭갈비를 먹는 내내 이 해물닭갈비를 비롯해 퓨전닭갈비가 요즘 젊은 세대들의 입맛에 적격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여성이나 매운 음식을 꺼리는 이들에게 잘 맞을 것 같았다.
이 때문인지 해물닭갈비를 맛본 음식점을 비롯해 다른 닭갈비 음식점에서도 대부분의 손님은 20대였고, 그중 유난히 여성 손님이 많았다.
실제로 닭갈비 체인점 '춘천집'의 점장 김영준씨의 말에 따르면 20대 젊은 층 손님의 절반가량은 퓨전닭갈비를 찾는다고 한다. 또 이러한 이유에 대해 '신촌 춘천닭갈비' 점장 정성관(35)씨는 "닭갈비집들도 제각기 대학생들의 입맛에 맞춰 (퓨전닭갈비) 메뉴를 개발하기 때문에 대학생들도 평범한 삼겹살보다 닭갈비를 많이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닭갈비를 좋아한다는 대학생 전모(23)씨도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들에게 좋고 기존 닭갈비에 비해 부드러워 즐겨 먹는다"고 말했다.
원조닭갈비가 오랜 세월에 걸쳐 먹어 익숙한 맛이라면 퓨전닭갈비는 여러 가지 음식을 한 번에 접하는 듯 색다른 맛이었다. 서울에서 상봉한 닭갈비는 춘천 닭갈비와는 너무도 달랐다.
▲역시 닭갈비를 먹고 나서 볶아먹는 밥이 진미다.이덕원
| | 닭갈비의 고향은 춘천이 아니다? | | | | 닭갈비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그 중에는 약 1400년 전 신라시대가 시초라는 설, 50년대 현재 춘천 강원은행 본점자리에서 김씨라는 사람이 닭불고기집을 시작했다는 설, 70년대 초 춘천 요선동에서 시작했다는 설 등이 있다.
그나마 닭갈비의 역사 중 확실한 것은 70년대 초부터 춘천 명동에서 지금의 닭갈비 골목을 중심으로 4개 음식점이 닭갈비 요리를 대중화시켰다는 것뿐이다.
또 닭갈비라는 명칭은 사실 홍천에서 먼저 사용되었다고 한다. 홍천 닭갈비는 냄비에 육수를 넣고 닭요리를 하는 것으로 아직도 홍천과 태백에 남아 있다.
춘천을 닭갈비의 원조로 꼽는 이유는 71년부터 닭갈비판이 등장 이후 현재 전국에 대중화된 춘천닭갈비가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춘천지역은 당시 양축이 성했고 도계장이 많아 닭갈비가 발달할 수 있었다.
닭갈비는 지금도 그 맛과 양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지만 7, 80년대만 해도 더욱 저렴해서 그 별명이 대학생갈비, 서민갈비이기도 했다. / 이덕원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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