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나라와 흥정계곡을 가다

신선함과 시원함을 동시에 맛보는 곳

등록 2006.07.04 10:55수정 2006.07.0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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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요즘입니다. 사람들의 옷차림에도,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버스에서 내뿜는 칼칼한, 찬 에어컨 바람에도 여름이 느껴집니다.

이번 장마가 걷히면 사람들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 강으로, 바다로, 계곡으로 떠날 겁니다. 많은 사람들로 복작거리고 몸살을 앓게 될 게 불 보듯 뻔한 일이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벌써 그곳으로 떠나 있는지 모를 일입니다.


a 허브나라를 관통하는 시원한 계곡.

허브나라를 관통하는 시원한 계곡. ⓒ 문일식

강원도 평창에 허브의 향기로움과 차디차고 깨끗한 계곡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봉평의 허브나라와 흥정계곡입니다. 허브나라와 흥정계곡은 그야말로 찰떡궁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둘을 동시에 즐길 수 있습니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면온IC로 빠져 나온 뒤, 봉평 쪽으로 가다보면 흥정천을 따라 길이 나옵니다. 바로 허브나라로 가는 길이자, 흥정계곡의 끝자락을 따라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투명한 물빛과 시원한 흐름에 눈길을 주다보면 곧 허브나라 입구에 도착하게 됩니다.

a 예쁜 글씨로 씌여진 허브나라의 안내판.

예쁜 글씨로 씌여진 허브나라의 안내판. ⓒ 문일식

흥정계곡을 가로지르는 철다리를 건너면 바로 매표소가 나오는데, 매표소 입구 부근만 보아도 색다르다는 느낌이 절로 듭니다. 초콜릿색을 기본으로 모든 글자나 그림은 여러 색깔로 예쁘게 치장되어 있습니다. 마치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과자집처럼 동화의 나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a 형형색색의 꽃들이 원색으로 피어있습니다.

형형색색의 꽃들이 원색으로 피어있습니다. ⓒ 문일식

허브는 라틴어 'Herbra'에서 나온 말로 푸른 풀을 의미합니다. 허브의 정의는 잎, 줄기 등을 약이나 향신료 등으로 사용하는 식물을 일컫습니다. 그 기원은 기원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니 그 역사가 꽤 깊다고 하겠습니다.

a 허브나라는 10곳이 넘는 구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요리정원의 표지판.

허브나라는 10곳이 넘는 구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요리정원의 표지판. ⓒ 문일식

지금은 꽃과 뿌리까지 응용범위가 넓어지고, 식용 또는 약용 뿐 아니라 미용과 세제, 염료의 원료로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허브나라는 요리, 향기, 공예, 약용, 차, 자생, 나비, 미용, 명상, 어린이, 셰익스피어, 모네, 성서정원과 유리온실 등으로 세세하게 나뉘어져 있습니다.


a 바람개비처럼...

바람개비처럼... ⓒ 문일식

사실 이런 구분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무의미합니다. 그야말로 주체할 수 없는 들뜬 마음으로 지천에 널린 꽃과 향기 속에서 파묻히기 때문입니다. 허브나라의 느낌을 하나로 표현한다면 뭐랄까? '원색의 향기가 피어나는 동화의 나라'라고 할까요?

a 허브나라에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허브나라에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 문일식

허브나라 전역에 무지갯빛으로 피어난 수많은 식물들과 획일적이고 평범함을 대신한 정겨움과 산뜻함마저도 드는 안내표지판들, 아기자기한 글씨로 새겨놓은 설명들, 곳곳에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조형물들까지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을 정도로 잘 꾸며져 있습니다.


a 허브나라의 아름다움을 함께하는 사람들.

허브나라의 아름다움을 함께하는 사람들. ⓒ 문일식

허브의 향에 취하는 사람들, 연신 셔터를 누르는 사람들, 동화의 주인공들처럼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 연인들,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설명해주는 가족들…. 연령을 불문하고 모두 똑같이 즐기는 곳입니다.

a 허브와 함께 나오는 허브비빔밥.

허브와 함께 나오는 허브비빔밥. ⓒ 문일식

허브나라에서는 먹는 것 역시 허브를 이용해 만듭니다. 허브비빔밥은 일반적으로 먹는 비빔밥과 유사하지만, 허브가 들어간다는 게 차이가 있습니다. 비빔밥의 주재료에 야채와 함께 형형색색의 꽃들이 얹혀 나옵니다. 주로 코로만 맡던 향을 입안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입으로 느끼는 꽃향기 이 또한 허브나라에서 느낄 수 있는 별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식사를 하고 난 뒤에는 허브차를 시음할 수 있습니다.

a 맑고 청정한 흥정계곡의 전경.

맑고 청정한 흥정계곡의 전경. ⓒ 문일식

흥정계곡은 흥정산과 회령봉 등 1200m가 넘는 고산이 만들어내는 청정계곡입니다. 약 5km에 이르는 계곡을 따라 맑고 깨끗한 계곡수를 쉼 없이 쏟아냅니다. 높은 산에서 발원하여 흐르는 물이다 보니 차갑기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발을 담그고 10초를 견디기 힘들어 마치 학처럼 외다리로 서 있어야 할 정도입니다. 특히 허브나라를 관통하는 작은 계곡은 숲을 따라 흐르다보니 다른 어떤 곳보다 시원함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a 꽃을 말려 걸어둔 모습. 분홍과 녹색의 색감이 좋습니다.

꽃을 말려 걸어둔 모습. 분홍과 녹색의 색감이 좋습니다. ⓒ 문일식

허브나라와 흥정계곡은 요즘의 화두인 '웰빙'을 대표할 수 있는 곳입니다. 식용과 약용으로 쓰이는 허브를 통해 찌든 도시생활 속에서 얻은 스트레스를 없앨 뿐 아니라, 맑고 깨끗한 계곡과 울창한 숲 속에서 심신을 달랠 수 있는 곳입니다.

본격적인 휴가철로 접어들면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을 것 같습니다. 흥정계곡을 따라 허브나라까지 가는 길은 좁은 시멘트도로라 짜증스러움과 번거로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더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면 휴가시즌이나 주말을 피해 다녀오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덧붙이는 글 | ★ 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 ▶ 면온IC ▶ 봉평방향 ▶ 흥정계곡 입구에서 좌회전 후 끝까지 직진
★ 허브나라 홈페이지(http://herbnara.com/)

※ <유포터>에 송고합니다.

덧붙이는 글 ★ 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 ▶ 면온IC ▶ 봉평방향 ▶ 흥정계곡 입구에서 좌회전 후 끝까지 직진
★ 허브나라 홈페이지(http://herbnara.com/)

※ <유포터>에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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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글과 사진을 남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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