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표를 적어넣은 큰 바위 앞에 산벚꽃 나무가 있었습니다. 40년 전에는 없었을 나무가 자라서 이정표를 가리고 있습니다.이승숙
강화군 화도면에는 화도초등학교가 있다. 예전에는 화도초등학교 외에 마리산초등학교, 흥왕초등학교, 그리고 장화초등학교까지 화도면 안에 4개의 초등학교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하나로 합쳐져서 화도면의 아이들은 모두 다 화도초등학교에 다닌다.
화도초등학교는 마니산 바로 앞에 있는 학교인데 산 뒤쪽 마을인 흥왕리와 여차리, 그리고 분오리, 동막리, 사기리 등 여러 마을의 학생들을 태우고 다니기 위해서 스쿨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강화군 길상면에 있는 강남중학교에 올 봄에 새로 교장 선생님이 부임해 오셨는데, 교장 선생님이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발령 받은 곳이 바로 강화군 화도면 흥왕 초등학교였다 한다. 그 당시(1969년)에는 마니산 뒷동네인 흥왕리에서 강화 읍까지 가는 길이 제대로 없어서 인천 집에서 주말을 보내고, 흥왕초등학교까지 가자면 굽이굽이 몇 시간을 바쳐야만 했단다.
인천에서 버스를 타고 강화 읍까지 와서 다시 화도면까지 가는 버스로 갈아탄다. 화도면 소재지가 종점인 그 버스에서 내려서 산길을 또 십여 리 걸어야만 흥왕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한다.
지금은 바다를 끼고 자동차 길이 잘 닦여져 있지만 옛날에는 화도면에서 흥왕리 쪽으로 가자면 ‘매너미(뫼넘어)고개’라고 부르는 산길을 넘어가야만 했다. 주말을 인천 집에서 보내고, 다시 부임지인 흥왕초등학교로 오는 일요일 저녁이면 장화초등학교로 가는 선생님들과 동행을 했다.
화도면 소재지에서 매너미 고개 중턱까지는 동행이 있어서 괜찮았지만 중간쯤에서 그 선생님들이 장화초등학교 쪽으로 가버리고 나면 흥왕초등학교 쪽으로 가는 사람은 지금의 교장 선생님 혼자밖에 안 남았단다.
혼자서 어둑어둑한 산길을 걸어가자면 꼭 뭐가 나올 것만 같았고, 자기 발소리에 자기가 놀래서 겁을 먹기도 했다 한다.
스물 한 살 총각 선생님에서 반백의 교장으로 돌아오신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