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폭우 전야, 그리고 시작된 전쟁

[사진] 폭우 전의 하늘, 그 무시무시한 그림자

등록 2006.07.20 08:16수정 2006.07.2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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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에 있다 보면 하늘을 보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다.


땅에 좀 더 가까운 이들은 하루에 하늘 한 번 보는 것도 어렵다고 하지만 눈길 들어 보이는 것이 하늘일 뿐인 이곳에선 하늘의 표정을 읽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a 맑았던 하늘, 구름도 새털 같다.

맑았던 하늘, 구름도 새털 같다. ⓒ 박봄이

얼마 전 전국에 물난리를 일으킨 폭우. 하늘은 이미 차근차근 재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a 한 마리 거대한 새가 날개를 펼친 듯 하늘은 평화로워 보였지만….

한 마리 거대한 새가 날개를 펼친 듯 하늘은 평화로워 보였지만…. ⓒ 박봄이

유난히 맑았던 하늘과 하얀 구름. 태풍이니, 장마니 말은 있었어도 누가 그만큼이나 뿌려댈 것을 알았을까.

a 푸른 하늘에 조금씩 회색빛이 끼어들고….

푸른 하늘에 조금씩 회색빛이 끼어들고…. ⓒ 박봄이


a 지붕에 앉은 비둘기도 무언가를 눈치 챘던 걸까.

지붕에 앉은 비둘기도 무언가를 눈치 챘던 걸까. ⓒ 박봄이

하지만 파랗던 하늘은 어느 순간 얼굴을 바꾸고 있었고 그 위험을 감지해서였는지 지붕의 비둘기들도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a 구름은 점점 푸른 빛을 잃어갔다.

구름은 점점 푸른 빛을 잃어갔다. ⓒ 박봄이

서울에도 이런 구름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하늘이 아닌 땅에서 솟은 것처럼 웅장한 회색 구름떼가 서로 힘을 뭉치는 듯 보였다.


a 어느덧 어둠으로 채색된 구름.

어느덧 어둠으로 채색된 구름. ⓒ 박봄이

금방이라도 쏟아 부을 것처럼 단단히 준비하는 구름. 한없이 나약한 존재인 인간은 또 다시 하늘이 선택한 재앙에서 힘없이 주저앉고야 말았다.

a 비를 잔뜩 머금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는다.

비를 잔뜩 머금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는다. ⓒ 박봄이

그러나 인간이라는 존재가 수많은 천재지변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있기 때문이다. 나 하나가 아닌 우리 모두의 힘으로 잃어버린 삶의 터전을 다시 일궈나간다.


이번에는 쓰러졌지만 보란 듯이 일어설 용기를 잃지 않는 것. 그것이 자연과 함께 살아나갈 인간의 모습, 가장 아름다운 존재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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