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중간에는 노무현 대통령, 부시 미 대통령 등의 가면을 쓴 이들이 참석자들의 야유에 얼굴을 가리며 부끄러워하는 퍼포먼스가 있었다.오마이뉴스 이민정
22일 평택역 광장에서 열린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 범국민대회는 경찰과의 마찰없이 오후 6시께 끝났다.
집회에 참석한 평택 미군기지 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 소속 시민 1500여명은 애초 평택역부터 도두리까지 행진하려 했지만, 평택시 안중면 방향 도로에서 경찰의 저지로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마무리집회를 연 뒤 이날 행사를 끝냈다.
지난 5월 대추리에 대한 국방부의 강제집행 당시 범대위 관계자들과 경찰 병력의 물리적 충돌 이후 범대위는 미군기지 확장저지 운동의 방향을 비폭력·평화 집회로 자리잡았다.
당시 보수 언론들은 범대위를 향해 '불법 폭력집단' '반미세력' 등으로 낙인찍었다. 또 일부 신문은 '떼쓰기식 불법 시위의 약발이 먹혔다'며 더욱 강력하게 진압하지 않은 정부도 비난했다.
이후 범대위는 지난 5일 서울 정부종합청사를 출발, 9일 평택 대추리 도착을 목표로 도보 행진을 하던 도중 8일 밤 대추리 인근 도로에서 기지이전에 찬성하는 상인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김종열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이에 대해 "적반하장"이라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평택 대추리 주민들과 활동을 하면서 한 번도 먼저 폭력을 쓴 적이 없다"며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위해서도 먼저 폭력을 쓸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그는 "경찰이 폭력을 쓰면 그것은 '정당한 공권력 집행'이 되고, 거기에 적극적으로 방어하거나 항의하면 '폭력시위'가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일부 언론에서 그 동안의 투쟁 과정은 무시한 채 우리를 무조건 '폭력집단'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적 동의없이 주민들이 살고 있는 대추리에 대해 강제집행을 감행하는 것은 과연 옳은 법 집행이냐"며 "주민들의 영토를 일방적으로 빼앗는 정부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마을 주민인 이상열 팽성읍 도두2리 이장도 언론 보도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평화대행진을 할 때마다 그 앞에 공권력이 막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마치 불법 폭력집단인 것처럼 보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평생 살던 집에서 사는 것이 불법이냐, 아니면 거기서 이유없이 내쫓는 것이 불법이냐"며 "국가가 원인 제공과 불법 행위를 하면서 농민들이 불법 폭도인양 호도하는 것을 보면 통곡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털어놓았다.
'대추리에는 주민보다 반미 사상을 가진 집단이 더 많다'는 보도에 대해 "강제 집행 당시 노인들이 공권력 앞에 어쩔 수 없으니 대학생들이 도와준 것"이라며 "대학생들이 주민들을 제쳐두고 반미 사상 때문에 시위에 나섰다는 말을 순전히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김찬호(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부장)씨는 "60~70 먹은 노인들이 어떻게 경찰과 싸울 수 있겠느냐"며 "경찰이나 군인이 마을 주민들에게 몹쓸 짓을 한 것에 대해서는 왜 주민들에게 물어보지 않느냐"고 언론 보도에 불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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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썼던 우리 땅, 청소라도 하고 돌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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