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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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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숙
그리움이 다하여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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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숙
천지 잡풀 같은
망상이라 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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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숙
여름에 피어난 꽃
그 입술만도 못한
잔챙이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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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숙
피고름 무심하여
곪아터지고야 절로 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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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숙
길게 드리워져
밟히고도 남아도는
해거름 그림자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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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숙
날마다 덧나는
도돌이표 염증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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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숙
희망이 다하여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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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숙
묵은 체증(滯症) 걸러내
더는 소진할 것 없음에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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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숙
잊고 싶대도
잊어야 한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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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숙
더는 잊을 것 없는
덧붙이는 글 | 지리하게 내리던 비 긋고,
오랜만에 볕을 만났습니다.
큰 비 지나가며
많은 아픔을 남겼지만
물 흠뻑 머금은 들꽃은 또
이렇게 제자리를 지키며 반짝입니다.
구례 천은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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