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도 이라크 침공하나... 주사위는 미국으로

쿠르드 무장조직 토벌 위해... 전쟁 위기에 휩싸이는 중동

등록 2006.07.24 18:51수정 2006.07.24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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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이스라엘 병사가 헤즈볼라측에 의해 납치되었다는 것을 구실로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공습함으로써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 측은 레바논 남부의 시내 중심가, 방송국 등의 기간 시설들을 공격하였을 뿐만 아니라 남녀 노소를 구분하지 않는 폭격으로 인해 수많은 인명 피해를 냄으로써 국제 사회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암묵적인 지지와 유럽 및 국제 사회들은 국가간의 이해 관계가 다른 탓에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단시일 내에 평화롭게 해결될 기미도 보이질 않는다.

24일 현재 전쟁을 피해 터키로 피난 온 레바논 및 외국 국적의 피난민 수가 8000명에 달한다. 인근 사이프러스, 시리아 등지로 모두 수 만명이 고향과 집을 떠나 이국 땅으로 눈물을 흘리며 떠나는 모습들이 언론을 통해 시시각각 보여진다.

터키 국민과 여론은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돕자는 플래카드가 거리 곳곳에 걸려 있고, 이스라엘 영사관 앞은 물론 이스탄불 시내 중심에서도 이스라엘 반대 데모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터키의 타입 엘도안 수상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이후 1주일 동안 미국, 러시아, 이란 등의 각국 지도자들과 전화 통화를 통해 중동의 위기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였다. 또한 터키 주재 미국 대사를 불러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였으나 터키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국경을 넘어 공습을 감행 한 것은 국제법상의 명백한 침공이다. 민간인들을 포함한 무차별 공격을 통해 수많은 사상자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수 만명의 전쟁 피난민들이 정처 없이 외국을 떠돌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G8 정상회담에서조차 어떤 결론도 내지 못하는 것이 국제 정치의 냉엄한 현실인 것이다.

터키가 이라크 북부 침공한다면... 전쟁 위기에 휩싸이는 중동


지금 터키는 이라크와 국경을 접한 동부전선에 작전 명령을 하달해 놓고, 공군과 육군에 출동 명령만을 남겨 놓고 있는 상태이다. 터키 정부는 군부에 군사 작전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는 지시를 이미 하달한 상태이다. 쿠르드 무장 테러조직인 PKK 본부를 토벌하기 위한 명분으로 북부 이라크를 무장 침공한다는 것이 그 목적인 것이다.

이스라엘은 두 명의 병사를 구한다는 명분으로 레바논 침공을 감행했고, 그 침공을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가 묵인해 주는 현실이라면 지난 2주 동안에만 해도 15명의 전사자를 낸 터키는 국제 테러 조직으로 인정된 PKK를 토벌하기 위해 북부 이라크로의 군사력 투입도 그 정당성을 인정해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모든 준비를 마쳐 놓은 상태라고 한다. 이란도 터키의 이러한 주장에 적극 호응하고 지지하고 나섰다.


이라크 정부는 각료 회의를 통해 북부 이라크에 터키 군의 진입은 어떤 명분으로도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미국 측에 보호를 요청해 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주사위는 미국의 손에 넘어 간 것이다.

중동의 정세가 미국에 의해 그 장래가 맡겨져 있다는 것과 이라크 사태 이후 실추된 미국의 영향력을 새로운 국면으로 돌파해 보려고 이스라엘을 동원해서 중동 정세의 새 판짜기를 시도하는 것은 아닌가 염려된다.

시리아는 이스라엘의 지상군이 레바논을 넘어 시리아 방향으로 다가 온다면 곧바로 군사 개입을 하겠다고 공언을 하고 있고, 이란도 이스라엘에 대한 경고와 함께 중동의 미래를 불안하게 하는 거친 발언들을 서슴지 않는다.

터키마저 이번 중동의 위기 상황을 통해 북부 이라크 지역에 본부를 둔 쿠르드 저항 조직인 PKK를 공격한다는 명분으로 북부 이라크를 침공하게 된다면 불가피하게 중동의 위기는 전쟁과 유사한 상황까지 발전할 수도 있으며 우리는 지도책에서 새롭게 그려진 중동의 지도를 읽어야 할 지도 모르겠다.

덧붙이는 글 | 김상진 기자는 <월간조선> 해외통신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김상진 기자는 <월간조선> 해외통신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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