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등산 정상.김연옥
낮 1시 30분께 송등산 정상에 이르렀다. 2시간 40분을 걸어온 셈이다. 한 고비가 지난 기분이 들어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 그래도 거기서 호구산 정상까지 가려면 한참 더 걸어야 한다. 나는 송등산 정상의 적막한 풍경을 뒤로하고 계속 걸어갔다.
나보다 앞서 가던 두 분이 그늘진 곳에 앉아 점심을 먹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같이 밥 먹자는 말에 잠시 망설여졌지만 나는 계속 걷기로 마음먹었다. 산행하다 먹는 밥맛은 참으로 꿀맛이다. 그렇지만 그곳서 밥을 먹어 버리면 배불러 호구산을 오르지 못할 게 뻔했다.